해외 유튜버들의 미키 17 리뷰와 봉준호 버젼 2.0
안녕하세요?
이제 미국에 미키 17 이 개봉했기에 다양한 미키 17 리뷰가 올라왔네요. 최소 10명 이상의 해외 유튜브 리뷰를 확인해 봤는데,
일단 국내보다는 평가가 많이 박하네요. 영상 시작은 대부분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의 봉준호라고, 올해 가장 기대한 영화라면서 시작하지만, 후반부에는 봉준호 감독의 팬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리뷰어가 많습니다. 다만 대부분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모두 긍정적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정치적인 풍자 등은 이해하지만, 봉준호의 여러가지 질문들이 처음에 잠깐씩만 등장하고 또 다른 주제로 바로 넘어가기 때문에 확실한 1-2가지의 주제로 마무리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어느 것도 잘 전달하지 못했다' 는 투 입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아카데미 작품상의 봉준호 이기에 그냥 쉽게 까지는 못하고, 일반 사람들은 잘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난 좋았다는 식으로 마무리하네요. 평균적으로 5점 만점에 3점 정도 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봉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당연히 영화 2시간이 모두 자신의 머리 속에 들어있고 그 장면 하나하나가 어떻게 찍혔으면 좋겠는지 모든 장면을 스토리보드로 만드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한장면 한장면이 허투루 만들어진 장면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라면 모든 것은 의도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왜 계층간의 문제, 자본주의 문제, 인간복제와 침략주의, 정치/종교 문제에서 동물사랑으로 마무리했냐고 한다면 그것도 또한 25년간 영화를 만들어온 봉감독의 의도가 아닐까요.
이번 영화에 참여한 뛰어난 배우들도 대본을 보고 이게 가능한가/팔리겠는가 라고 생각했겠지만, 스토리 보드에 그려진대로 주저없이 그 줄거리 그대로 뚝심있게 만드는 봉감독을 보고 그의 예술가적 기질을 믿게 되지 않았을까요? 또한 봉감독도 영화를 편집하면서 이 영화는 747 비행기를 1인치의 활주로에 창륙시키는 것만큼 어렵다고 말했다고 하니 어떤 평가가 나올지도 예측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뮤지컬을 한다면 에이리언이 나오는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한만큼 SF 영화에 큰 자본을 대주는 영화사라도 자신이 꽂히지 않는 평범한 영화는 하지 않을 위인이기에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경험을 해 본 그가 영화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영화로 기존 자신의 영화를 오마주하는 방식의 SF 껍데기의 사람 이야기를 만든 것으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은 미키 17에서 너무도 확실히 드러나며, 삑사리의 거장이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삑사리 (마마 크리퍼가 미끌어짐, 연구원이 케이블에 걸림)도 분명하며, 기생충의 빨간 피자 소스가 둥근 이미지의 빨간색 버튼과 소스로, 마더에서 잘생긴 원빈을 저능아 급으로 표현하듯이 현존 대표 카리스마 영국배우를 찌질이로 변신시켜 여성 관객 뿐 아니라 남성 관객에게도 호감을 받게 한 점, 괴물과 옥자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무능하고 비상식적인 모습 등을 보면 그냥 내 영화 인생 25년에 오스카도 받고 더 이상 뭘해도 그 이상은 어려울 거다, 그냥 런던 실화 소재 스토리가 펑크 난 이상 내 지금까지 영화 인생 챕터를 한 번 돌아보는 영화, 내 주제를 함축적으로 집어넣은 영화 만들어보고 그 담에 또 무슨 주제를 넣을지 생각해 보련다... 이런 심정 아니었을까요..
우리 나라는 봉준호가 이미 우리 대중문화의 아이콘이기 때문에 영화가 어떻게 나오던 관계없이 이번 영화도 많은 분들이 관람하시겠지만, (애국심도 한몫하고) 한낯 외국 감독에 불가한 봉감독이 자신들의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데 너무 대놓고 그러는건 나도 보기 그렇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또한 영화 초반부 미키의 모습을 보여줄 때도 신나게 웃으면서 볼 수는 없고, 기분이 찝찝한데 상황이 웃기긴 하다, 그래도 마음은 불편하네. 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미키 18이 등장 전 영화 초반엔 누구든 즐겁고 신나는 마음이 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중반부 마샬 부부의 오버 액션 같은 장면을 보면서 대놓고 저격하는건 아니지않나.. 거장이라면 뭔가 미묘한 표현과 비유가 좋은거지 저렇게 과장된 연기는 내 마음도 불편하네.. 하면서 재미가 반감되며, 마지막 3막에서는 화끈한 액션이 없고, 예고편에서 보여준 로버트 패틴슨의 화려한 손 스윙 한번이 후반후 액션의 정말 전부라니 정말 이럴수가! 하면서 극장을 나서게 되겠지요?
그래서 우리보다 더 박한 해외 리뷰어들은 '이거 무슨 영화야' 라는 생각이 들고 영화를 조금 더 이해해 보려하지 않고 그냥 좀 과한 영화네..라고 결론을 지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상 우리의 손흥민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게 되었다고 가정하면 그건 운대가 맞고 정말 모든 경기가 그를 그 상으로 향하게 하는 우주의 기운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죠. 제가 영화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영화 감독에게 가장 큰 상을 받은 이상 내가 감독으로 뭘 더 바라겠어, 그리고 앞으로 잘해봐야 본전이야.. 라는 현타가 오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영화 인생을 다시 돌아보면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압축적으로 담아 '맞아 난 이런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다시 영화를 만들거야' 라고 1500억 짜리 영화에 그 정신을 구현했다면 그의 의도대로 된 것이겠죠. (그런 작업은 아마도 로버트 패틴슨이 말한 세계 거장 감독 5명 안에 들어야 가능하죠..)
제가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한 것일 수 있겠지만 다른 해외 리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미키 17이 앞으로 SF 계의 컬트 영화가 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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