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을 보고 (스포O)
주걸륜 배우가 각본, 음악, 연출, 주연을 맡았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본국인 대만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동명의 리메이크로 개봉하여 보고 왔습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대만영화들이 리메이크 되고 있습니다. 이미 작년에 개봉한 <청설>이나 곧 개봉을 앞둔 <그시절, 우리가 만난 소녀>나 오늘 보고 온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그렇습니다. 이런 프로젝트의 경우, 국가 정서나 문화차이로 인해 리메이크작에서는 종종 이질감이 드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경우는 원작에서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것과 달리 리메이크에서는 대학교로 배경을 변화주는 등 몇몇 변화들을 통해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고 로컬라이징이 잘 됐다고 느껴집니다. 더불어 쇼팽과 조르주 상드 같이 클래식을 레퍼런스로 잘 활용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러다보니 대만영화 특유의 뉘앙스라든가, 원작 영화가 가진 하이틴 영화의 강점이라든가 하는 개성의 상당수가 희석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피아노 배틀’ 장면도 음악의 진행에 맞게 촬영이나 편집을 하여 괜찮게 담겼지만, 원작의 장면을 잘 옮겨냈다고만 생각이 들고 리메이크만의 차별점이 따로 들지는 않으니까요. 일본 리메이크작은 못 봤지만 어쩐지 감성은 일본영화 쪽이 더 맞아보인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남자주인공인 ‘유준’ 역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고 좀처럼 몰입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떤 말이냐면 이 캐릭터가 소년미를 내세우는 내세우는지, 남성미를 내세우는건지 어정쩡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이건 도경수 배우의 연기력 문제가 아니라 배우의 연기해석과 감독의 연기디렉팅이 어긋나서 발생한 것으로 유추됩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서유민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했겠지만요. 여주인공의 경우에는 사실 계륜미 배우 자체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보니 대체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원진아 배우의 캐스트가 참으로 탁월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예은 배우도 큰 비중의 인물은 아니고 두드러지는 역할이 아닌데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 이상을 충분히 해냈고요.
사실 워낙 개성이 강해서 그렇지 원작의 기심감 드는 작법을 크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큰 각색없이 유사한 전략을 차용해서 개인적으로는 하이팅 영화의 강점도 희석됐는데 기시감도 커서 아쉬웠습니다. 극을 드라마틱하게 만드려는 극 중 요소들이나 핸드헬드가 너무 남발돼서 더 그렇네요. 이야기 자체의 힘이 있기야 하지만 왜 굳이 리메이크였는가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나서도 답을 하기가 망설여지니까요. 아울러 후반부 반전에 대한 힌트가 상당한데 사실 원작이 있어서 패가 공개됐고 복선도 너무 쉬운데도 미스터리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미스터리가 크게 동력이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후반부 감동도 덜하게 됩니다. 아마 울림이 있었다면 스토리텔링보다는 시놉시스에서 오는 것일테고,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의 영향이 크달까요.
-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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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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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게 보신듯합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게 보긴 했으나,
아무래도 장면마다의 주연배우들의
감정연기나 피아노배틀 같은 액기스씬들은 좀 아쉽더군요..
제 리뷰글에도 있지만 좋게 말하면 듄 실사화, 나쁘게 말하면
원피스 넷플 실사화 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청설 리메이크보단 낫다고 느껴졌어요.
조만간에 그우소 원작 리뷰 만들어봐야겠습니다 ㅋㅋ
좋은 리뷰글 잘 읽었습니다 ^^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로컬라이징의 일단일장이...
들국화 노래 선곡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