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61] 끝없는 미스터리 - 디아틀로프
디아틀로프 (2013)
끝없는 미스터리
러시아 우랄 산맥의 눈 덮인 설산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호러 영화 <디아틀로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1959년 발생한 디아틀로프 사건의 의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한 것이죠.
영화는 다섯 명의 미국 대학생들이 디아틀로프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러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원래 사건 현장을 그대로 따라가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려던 그들의 계획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의문의 시신들이 발견된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에 도착한 그날 밤, 눈사태가 일어나면서 위기에 처합니다.
실제 디아틀로프 사건은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1959년 1월, 이고르 디아틀로프가 이끄는 9명의 숙련된 등산가들이 우랄 산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발견된 시신들은 속옷 차림이었고, 일부에선 설명하기 어려운 부상도 발견됩니다. 이 9명의 죽음에 대해서 조사했지만 명확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온갖 추측과 음모론의 대상으로 발전한 것이죠.
<디아틀로프>의 매력은 실제 사건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재현한 영상입니다. 눈 덮인 산악 지대의 환경은 그 자체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죠. 실제 사건의 디테일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노력한 점이 돋보이고 이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지금까지 진실이 풀리지 않는 실제 미스터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고립된 설산이라는 으스스한 배경, 음모이론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각색이 장르 팬들의 눈길을 끌만합니다.
하지만 <디아틀로프>의 접근 방식은 양날의 검입니다. 실제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영화는 초자연적 음모론적 해석과 클리셰적인 공포 연출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명확한 답을 원하기보다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 그 자체에 흥미 있는 관객들에게는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죠. 실제 사건의 불가사의함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운데 굳이 클리셰적 요소를 더한 것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설정이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오래된 미스터리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일련의 사건들은 호러 장르로써는 꽤 괜찮은 비주얼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디아틀로프 사건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개인적 관점과 취향이 많이 작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느린 전개는 실제 등반가들의 행적을 따라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는 설정에서 비롯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실제 사건과의 거리가 벌어지는 만큼 좀 더 속도감 있는 진행이 아쉽습니다. 더불어, 캐릭터들의 개성이 충분히 발전되지 못해 그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기 어려운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디아틀로프>는 실화에 기반을 둔 미스터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미스터리와 호러 장르 팬들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담고 있습니다. 파운드 푸티지와 모큐멘터리 기법을 교묘히 결합한 스타일로 사건 추적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실제 설산을 배경으로 삼아 이야기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킵니다. 호러 장르 작품으로서의 시각적 표현 또한 무난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덧붙임…
1. 영화의 일부 장면은 실제 디아틀로프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 촬영이 되었다는군요. 물론 전체 영화가 이 장소에서 촬영된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장면은 다른 유사한 지역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2. 실제 혹한의 환경에서 촬영이 되면서 배우들이 실제 추위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캐릭터들의 고통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주었겠죠. 당연히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사건만큼 극단적인 환경 조건은 아니었을 겁니다.
미스터리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