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위대한 부재 - 간단 후기

소설가 소설가
197 1 2

화면 캡처 2024-11-01 115916.png.jpg

 

어떤 작품일까, 궁금해서 손꼽았던 영화입니다. <위대한 부재>!

인질 없는 인질극! 이라는 로그라인을 내걸고 134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토론토 일본 영화제에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토론토 일본 영화제는... 뭐지, 했던. 여튼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산 세비스티안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포함 2관왕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건 언론에서 소개한 거. 

 

치카우리 케이 감독. 

최근 일본 예술 영화에서 <새벽의 모든>을 연출했던 미야케 쇼 감독이나 설명이 필요 없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 뒤이어 각광 받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일단 본 감상을 짧게 먼저 말하면 "<드라이브 마이 카>+<더 파더>"를 <위대한 부재>라고 단순 설명해둡니다. 

 

영화 줄거리를 긁어오면!

 

인질 없는 인질극을 벌인 아버지 VS 아버지란 이름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아들 “처음으로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도쿄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타카시는 어린 시절 자신과 어머니에게 큰 상처를 준 아버지, 토야마를 미워하며 연락을 끊고 지낸다. 어느 날,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그가 있는 규슈로 내려가지만 다시 만난 아버지는 치매 증상으로 마치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아버지와 재혼한 새어머니는 행방불명된 상태임을 알게 된다. 타카시는 아버지가 남긴 단서들을 토대로 흩어진 기억과 진실에 서서히 다가가는데…

 

리뷰로, 해설까지 해버릴까 하다가. 일단 개봉 전이라 스포 없는 선에서 간단 후기 정도로만 쓰겠습니다. 

 

사실 영화 초반에 인질 없는 인질극, 이라는 로그라인이 자극적이어서 이게 도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컸습니다. 이건 이대로 두고. 음,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시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보는 내내 떠올랐던 소설 작품 하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었습니다. 즉 위대한 부재를 조금 더 적확하게 설명하려면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의 액자 구성과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 그리고 <붉은 손가락>의 서사를 합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초고령화 사회. 

이제 젊은이보다 늙은 사람들이 더 많고 그래서 활기보다는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일본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하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물성을 가졌습니다. 정답도 없으려니와 정의도 하기 어렵습니다. 

<위대한 부재>는 그러한 초고령화 사회에서 이제 자신을 잃어가는 전직 대학교수가 내린 하나의 "결정"을 두고 아들이 그것을 되짚어 가는 일종의 추적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메모, 정상적 대화가 불가능한 아버지의 현재, 아버지를 구성했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새 엄마 나오미, 나오미를 구성했던 주변을 추적하며 30년을 단절하고 산 아버지라는 사람의 오늘, 그 이후를 아들이 맞이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더해서 감독은 에필로그와 프롤로그의 연속적인 구성을 통해 그 나름대로 관객에게 영화적 해석의 여지를 줍니다. 보는 이에게 이 여지가 좁아질 구석도 있고 해석에 있어서 넓어질 용도도 분명합니다. 

 

보는 중간중간. 

내 이야기 같아 분노하기도 하고 감정적 동요를 겪기도 했더랍니다. 영화는 그만큼 오늘을 사는 "십대 이십대"보다는 삼십대 이후에게 조금 더 큰 진폭을 가져다 줄 것으려 여겨집니다. 

분명 좋은 영화였습니다. 제가 떠올린 영화만 보아도 아마 그렇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물론 그에 반해 상업성이나 즉흥적 재미를 우선시하는 관객에게는 치명적인 "노잼"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개가 매우 느리고 감독이 보여준 편린의 장면이 생각하기에 따라 곱씹을 장면이라기보다 반복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거든요. 타임라인을 해체하고 이를 아들의 추적에 따라 짜맞추어 둔 터라 느린데 복잡한, 그런 감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할까요. 거기다 굳이 이 장면들이 필요하나 싶은 "하고 싶은 것 다 한 듯한" 장면들도 여럿 있어서 즉물적인 재미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한 고역이 될 영화라는 판단이 섭니다. 

 

이런 영화의 특성 상, 가늘고 길게 상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큰 흥행은 분명 어렵겠지만 잔잔하지만 강력한 여운을 가진 영화이기에 그러한 예술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분명 좋은 선택지가 될 겁니다. 

 

저는 추천합니다. 

 

 

 

사담 하나 덧붙이자면. 아마 이 글을 읽을 거다 싶어서.

제가 연출했던 영화에서, 젊은 연기자 몇몇은 땀을 흘려야 하는 장면인데도 메이크업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거 틀렸다고 말해도, 듣지 않고 관철시키던 아이돌 출신 배우 그리고 그래야 한다면서 무리를 만들던 그 배우에게 이 영화를 꼭 권하고 싶었답니다. (물론 제 연출력의 '위대한 부재'라는 사실 또한 절망적으로 통감하구요.)

노배우 후지 타츠야는 자신이 기력을 잃고 누운 장면에서는 거의 이틀이나 자고 일어난 듯한 부숭한 머리에 떡진 모습이었고, 영화 속 연기를 해내는 모리야마 미라이는 대충 해도 관객이 그리 신경 쓰지 않을 텐데도 연기 속 연극배우의 역할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정말 멋지게 해내더군요. 많이 놀랐고 많이 배웠습니다. 

문득 선배 감독의 얘기가 떠올랐어요. 현장에서는 욕 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치만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잖아요. 배우가 프로 의식을 가진다는 건, 즉 돈을 받고 캐스팅이 되었다면, 영화 속으로 들어가야 하겠죠. 그런 면에서 모리야마 미라이나 후지 타츠야의 연기는 정말 배울 것이 많았습니다. 저의 위대한 부재에 대해서도.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

  • golgo
    golgo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일본에선 드라마 출연료에 비해 영화 출연료가 형편 없어서, 영화 배우들은 돈보다 사명감 갖고 출연한다고 본 것 같아요.

12:50
2시간 전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golgo
저도 그 얘기는 어디선가 읽었던 듯하네요. 영화 제작 기간이나 기타 여러 가지 상황이 참 형편 없다고 하면서...
13:01
2시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늘 진행) [마리우폴에서의 20일]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3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11:28 855
공지 [딜리버리]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5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12:00 1737
위대한 부재 - 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6 197
HOT [불금호러 No.54] 폭발하는 두 여자의 광기 - 2LDK 4 다크맨 다크맨 4시간 전10:24 611
HOT 노스포) 결혼,하겠나? 용산CGV GV로 보고 온 후기입니다. 6 갓두조 갓두조 6시간 전08:51 691
HOT 후쿠모토 리코님 주연 영화 "아가씨와 충견군" 25... 3 카스미팬S 1시간 전14:04 187
HOT 디즈니 플러스) 강매강 시즌1 - 초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3:17 370
HOT 디즈니 플러스) <전부 애거사 짓이야> 시즌 1 - 초간... 2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59 501
HOT 판빙빙 최신 근황(feat.요지 야마모토, 우치다 스즈메) 2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12:51 469
HOT 쿠엔틴 타란티노, 드니 빌뇌브의 <듄> 시리즈 관람 거부 8 카란 카란 4시간 전10:57 1988
HOT <클로저(Closer), 2004> 사운드트랙 플레이리스트 만... 3 julia 2시간 전12:48 159
HOT 가장 위대한 호러무비들 20 - 월드오브릴 선정 3 NeoSun NeoSun 3시간 전11:43 417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오후네시' 3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5시간 전09:50 497
HOT 한 역사학자, '글래디에이터 2'를 "완전 할... 4 NeoSun NeoSun 4시간 전11:05 1395
HOT 조지 루카스가 계획했던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 원래... 3 시작 시작 4시간 전10:55 849
HOT '오징어 게임' 시즌 2 티저 미국판은 좀 다르네요. 3 golgo golgo 5시간 전09:22 2477
HOT 다이진(스즈메) 성우 야마네 안 할로윈 코스프레 3 GI 6시간 전09:06 395
HOT 테오 제임스,편혜영 심리 스릴러 소설 '더 홀' 영... 3 Tulee Tulee 7시간 전07:41 408
HOT 박신양, 이민기, 이레 '사흘' 캐릭터 포스터 2 NeoSun NeoSun 6시간 전08:55 631
HOT 이정재 인스타 현재 2 NeoSun NeoSun 6시간 전08:49 2063
HOT 피어스 브로스넌-릴리 제임스,1993년 산악 액션 스릴러 <... 3 Tulee Tulee 8시간 전07:19 564
HOT 오징어게임2티저예고편 3 zdmoon 10시간 전04:53 942
1156214
normal
bunny134 bunny134 41분 전14:39 154
1156213
image
NeoSun NeoSun 43분 전14:37 114
1156212
image
NeoSun NeoSun 49분 전14:31 193
1156211
image
NeoSun NeoSun 55분 전14:25 158
1156210
image
NeoSun NeoSun 58분 전14:22 184
115620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4:15 181
1156208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4:12 212
115620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4:11 124
115620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4:07 254
1156205
image
카스미팬S 1시간 전14:04 187
1156204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3:54 216
115620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41 215
115620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34 190
1156201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13:18 209
1156200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3:17 370
1156199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14 281
1156198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3:12 641
115619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3:08 292
1156196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3:06 180
1156195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59 501
1156194
image
장은하 2시간 전12:59 534
1156193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12:57 177
115619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53 542
1156191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12:51 469
115619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49 338
1156189
normal
golgo golgo 2시간 전12:49 502
1156188
normal
julia 2시간 전12:48 159
115618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40 210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6 197
1156185
normal
golgo golgo 2시간 전12:34 509
1156184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2:13 743
115618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2:08 232
115618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3 417
115618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27 350
115618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19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