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3
  • 쓰기
  • 검색

[불금호러 No.53] 기이한 연쇄 살인 사건 - 롱레그스

다크맨 다크맨
56252 7 13

common.jfif.jpg


롱레그스 - Longlegs (2024)
기이한 연쇄 살인 사건


오스굿 퍼킨스 감독의 네 번째 장편 <롱레그스>는 90년대 인기를 누린 범죄 스릴러의 정수를 따라가며 호러의 색채를 강하게 덧칠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면 <양들의 침묵> <세븐> <큐어> <조디악>과 같은 영화들이 떠올려지는데요. 시작은 <양들의 침묵>이며 전개는 <세븐> <조디악>,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큐어>의 느낌이 강해지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시대를 밝히진 않지만, FBI 사무실에 클린턴의 사진이 걸린 걸 보면 90년대가 배경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FBI 요원 리 하커가 살인자가 현장에 없는 기이한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시작됩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하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영적 능력을 깨닫게 되고, 상관은 그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수사가 지속되면서 하커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드러나는 사건의 내막은 충격적입니다. 


먼저 이 영화는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10년 간 가장 무서운 영화"라는 어마무시한 카피가 쓰이면서, 장르팬들의 기대를 미친 듯이 끌어올리고 있죠. 영화를 보는 취향에 따라 <롱레그스>에 대한 평가는 다양해지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과장된 표현이기에 일체의 영화 관련 정보나 현혹시키는 평가에 대해서 무시하고 관람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common (1).jfif.jpg


<롱레그스>의 가장 큰 매력은 불안과 긴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전개입니다. 금방이라도 뭔가가 폭발할 것 같은 불안감 조성이 일품이죠. 이것은 오스굿 퍼킨스 감독의 유려한 연출력의 힘입니다. 그는 90년대 스릴러의 분위기를 재현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합니다. 특히 저조도 카메라 촬영과 제한된 시야각의 활용은 캐릭터가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와이드앵글 렌즈의 사용은 화면에 놀랍도록 불편한 왜곡을 만들어내며, 중앙 프레임 구도는 주변의 비어있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면서, 불시에 위협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을 조성하죠.


화면의 색채도 주목할 만합니다. 차가운 푸른 색조와 따뜻한 황색 조명의 대비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주인공인 하커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반영합니다. 때때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강렬한 붉은 색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땐, 캐릭터가 느끼는 몽롱한 시각적 체험을 하게 만듭니다.


인상적인 촬영과 함께 <롱레그스>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음향과 음악의 활용입니다. 오스굿 퍼킨스 감독은 클리셰적인 호러 영화들의 음향과 음악의 사용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일상적인 소리들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특히 음향의 힘이 대단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안겨주면서 미스터리한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듭니다. 


마이카 먼로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는 이러한 시청각적 요소들과 조화를 이룹니다. 먼로의 절제된 연기는 복잡한 내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이야기의 몰입에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와는 상반된 니콜라스 케이지의 기괴한 연기는 놀랍도록 찝찝하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죠. 분장까지 한 그의 얼굴은 그 자체로 공포인데, 그의 연기 경력에서 가장 기이한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팬이라면 반드시 보셔야할 연기입니다.

 

nicolas-cage-in-horror-movie-longlegs.jpg


물론 영화의 아쉬운 점도 눈에 띕니다. 일반적인 호러 스릴러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호흡이 느린 편이며, 장르의 변화를 주고 있지만 전형적인 상황과 전개를 벗어나진 못합니다. 또한 후반부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친절한 상황 설명은 이야기가 가진 미스터리와 매력을 갉아먹는 요소가 되죠. 그리고 생각보다 폭력의 수위가 높지 않습니다. 이는 호러 장르에 익숙한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에서 강조하는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를 체험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기록적인 흥행 대박을 친 <롱레그스>는 분명 잘 만든 호러 스릴러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독은 어쩌면 기대를 미칠 듯이 부풀리는 마케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기대를 품게 되면 감상에 해가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롱레그스>가 취향에 맞을 겁니다. 물론 <큐어>와 같은 전인미답의 공포를 기대해선 곤란하겠죠. 

 

덧붙임...


1. <롱레그스>의 암호화된 메시지 중 많은 부분이 해독 후에도 맞춤법 오류와 문법적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는군요. 이는 코드화된 메시지에 오타가 포함되어 있어 해독을 더 어렵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조디악 킬러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2. <롱레그스>에서의 연기에 대한 찬사와 호평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 역할이 영화에서 연쇄살인마를 연기하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케이지는 “<롱레그스> 이후 연쇄살인마 역할 제안 전화가 끊임없이 올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닙니다. 저는 폭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 니콜라스 케이지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터나 예고편에 그를 등장시키지 말아달라는 감독의 요청으로 인해, 배급을 맡은 네온은 케이지에 의존하지 않고 영화를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4. 오스굿 퍼킨스 감독은 롱레그스 역할을 맡길 배우로 니콜라스 케이지와 브래드 피트 단 두 명만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5. 각본가이자 감독인 오스굿 퍼킨스는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1960)와 그 후속작 3편에서 노먼 베이츠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입니다.


6. 이 영화의 예산은 1천만 달러 미만이었는데, 이는 개봉 첫날에 거둔 수익과 같은 금액입니다.
 

다크맨 다크맨
99 Lv. Max Level

외길호러인생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7

  • 엄마손파이
    엄마손파이
  • 카란
    카란
  • Sonatine
    Sonatine

  • 또또비됴

  • 이상건
  • 호러블맨
    호러블맨
  • kmovielove
    kmovielove

댓글 13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취향 저격일 관객도 꽤 있을 텐데...
너무 큰 기대만 안 한다면 말이죠.^^
저도 좀 기대했다가, 막판에 진상 드러날 때...'이게 뭐야..' 싶었네요.
10:05
24.10.25.
profile image 3등
마이카 먼로 좋아해서 보고 싶네요.. 잇 팔로우 보고 너무 좋았던 배우
10:37
24.10.25.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이상건
불금이랑 딱 타이밍이 맞았네요 ㅎㅎ
11:57
24.10.25.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또또비됴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 이러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버려서 ^^;
11:58
24.10.25.
profile image
기대는 어느 정도 낮추고 봐야겠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16:36
24.10.2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휴 잭맨 <데드풀과 울버린> “댄스 씬 놓쳐 아쉬워” 1 카란 카란 19분 전22:00 114
HOT <토이 스토리 5> “인상적인 버즈 오프닝으로 시작”..... 1 카란 카란 21분 전21:58 109
HOT 열혈검사)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3 coooool 31분 전21:48 119
HOT 애니메이션 <앤 셜리> 오프닝 공개 2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16
HOT <퇴마록> 관객 50만 돌파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20:21 417
HOT 저드 애퍼타우, 글렌 파웰 신작 코미디 연출 예정 - 상세기사 1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22
HOT 숀 레비 '스타워즈 스타파이터' 라이언 고슬링 주... 2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10
HOT 마동석 서현 팔꿈치대결 2 e260 e260 2시간 전19:27 716
HOT [넷플릭스] 2025년 5월 전반기(1~15일) 넷플릭스 종료 예정... 2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0
HOT 마블 <블레이드>는 어떻게 된 걸까? 7 카란 카란 4시간 전17:22 1437
HOT 할리 조엘 오스먼트, 반유대인 비하 발언을 사과 3 시작 시작 4시간 전17:21 705
HOT [아마추어] 보자마자 초단평 2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2
HOT HBO가 준비 중인 ‘해리 포터’ 시리즈, 세 가지 핵심 질문 4 카란 카란 12시간 전09:29 1638
HOT ‘수퍼맨‘ 공식 프로모 포스터들 3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2
HOT <마리아> 좋습니다 영화 2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4
HOT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 공식 예고편ㅣ디즈니+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5:17 1201
HOT 박은빈 스케쳐스 25SS 화보 1 NeoSun NeoSun 7시간 전15:05 687
HOT (약스포) 청설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7시간 전14:35 396
HOT [씨너스: 죄인들] 시네마스코어 점수 A 5 시작 시작 8시간 전13:54 748
HOT 'Warfare'에 대한 단상 11 네버랜드 네버랜드 12시간 전09:45 973
1173262
image
아닛짜 7분 전22:12 45
1173261
image
카란 카란 8분 전22:11 70
1173260
image
카란 카란 19분 전22:00 114
1173259
image
카란 카란 21분 전21:58 109
1173258
normal
coooool 31분 전21:48 119
1173257
image
NeoSun NeoSun 45분 전21:34 137
1173256
image
NeoSun NeoSun 47분 전21:32 116
1173255
image
NeoSun NeoSun 52분 전21:27 142
1173254
image
NeoSun NeoSun 52분 전21:27 109
1173253
normal
Sonatine Sonatine 1시간 전21:17 93
1173252
normal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16
1173251
normal
totalrecall 1시간 전20:59 260
1173250
image
선선 1시간 전20:47 155
1173249
normal
hh9910167 1시간 전20:35 625
117324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20:21 417
117324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5 449
117324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2 304
117324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22
117324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10
117324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00 230
1173242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716
1173241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234
1173240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6 197
1173239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9:16 416
1173238
image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0
1173237
normal
golgo golgo 4시간 전17:41 315
1173236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7:22 1437
117323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7:21 705
1173234
normal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2
1173233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5시간 전16:27 690
1173232
image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4
117323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2
117323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29 707
1173229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5:17 1201
1173228
normal
상사사상 7시간 전15:10 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