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이 도사리고 있을때 봤는데 전 불호네요(스포O)
강렬한 포스터+고어하고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관람평+극도로 적은 상영회차와 관람객
뭔가 개꿀잼 공포영화의 스멜이 팍팍 풍겨서 기대를 안고 보러갔는데...실망이었습니다ㅎ
일단 영화의 배경이 되는 내용 자체가 굉장히 빈약했습니다. 긴 이야기가 아닌 굉장히 짧은 시간안에 벌어지는 이야기이고 그마저도 의도적으로 설명을 다수 생략하고 상황 자체로 보여주는 편이었는데 그 짧은 이야기 마저도 그다지 밀도있게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상영시간도 긴 편이 아니었는데 중간중간 쓸데없는 장면으로 그와중에 템포까지 늘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면 남은것은 악마에 빙의돼 죽어가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 그 현상 자체를 심도있게 보여줬다면 현실적이면서 끔찍한 지옥도의 영상화로서 의미가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그저 하지말라는 짓을 했다-악마에 빙의됐다-갑자기 죽거나 죽인다 이게 전부라 단순한 장면 자체의 충격성 이외의 그 장면을 더 불쾌하고 무섭게 만드는 빌드업이나 앞뒤맥락이 부족했습니다
또 연출력 자체도 굉장히 평이하게 느껴졌습니다. 공포영화 전문 감독의 금기를 깨는 수위 높은 공포영화라는 타이틀 이 무색하게 연출이 부족함은 없지만 뭔가 아주 평범하고 감독만의 특징적인 연출감각 같은것이 느껴지지 않는 마치 넷플릭스에 굴러다니는 안 유명한 평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넷플릭스의 '공포의침입자' 라는 영화가 자꾸 떠올라서 단지 비슷한 느낌의 단점들이 보여 그런것일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감독이 같더군요ㅋㅋ감독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을 물려받은게 흠이지만요
물론 잠점도 있었습니다. 딱 세 장면이 볼만했어요. 처음 목장에서 아내가 도끼로 ㅈㅅ하는 장면, 각 두 아이가 살해당하는 장면
도끼ㅈㅅ장면은 정말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ㅈㅅ을 하는게 그 아내의 표정과 맞물려 앞으로 이 영화가 보여줄 악령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무자비한지 보여주는 훌륭한 도입부였습니다(물론 그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딸아이의 개물림장면은 물릴랑말랑 잘 조이다가 순식간에 개한테 물려 말그대로 끔살당하는게 정말 금기를 제대로 깼구나 싶었어요. 단지 아이가 죽는다 라는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 보다도 그 표현을 굉장히 충격적으로 해놔서 사실 유혈이 낭자한 장면이 아님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공포영화 보면서 별로 리액션을 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장면은 점프스케어가 아닌데도 살짝 움찔 했어요)
아들장면은 그냥 아묻따 고어함으로 좋았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그래도 괜찮은 부분들도 꽤 있는 영화네요 ㅎ
다만 그 사이사이를 매꿔줄 극 전반을 이끌고 갈 연출력의 부족과 뻔한 클리셰(그놈의 조력자 할머니좀 그만...ㅋㅋ)가 점수를 크게 깎아먹은것 같네요
할인으로 8천원에 봤기때문에 돈이 아깝진 않았지만 1.5만이었으면 좀 아까웠을 영화였습니다. 데미언 루냐? 감독의 호러장르에 대한 감각은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느꼈지만 그 장면장면을 더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단지 끔찍하기만 하지 않고 진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