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스즈키 토시오가 말하는 프로듀서의 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제작 비화

중복걸리려나
42046 3 6

IMG_8647.jpeg.jpg

도카이 중학교•고등학교의 학생과의 인터뷰에서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가 했던 말입니다.

 

 

후루야시키(도카이 고등학교 2학년): 그럼 바로 질문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독'이나 '프로듀서'란 말의 차이, '감독'이란 어떤 것이고 '프로듀서'란 어떤 것인지 하는 일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으면 합니다.

 

스즈키 토시오: 상상해본 적 있어?

 

후루야시키: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 '프로듀서'가 그걸 홍보한다거나 광고한다거나, 그런 걸 전부 정리한다는 이미지일까요?

 

스즈키 토시오: 기본적으로는 맞아. 제일 먼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이야기하지. 아까 분장실에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작품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 당시 나는 프로듀서가 아니라 편집자를 하고 있었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1978년,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졌을 무렵이지. 이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44년전 미야자키 하야오가 처음으로 만든 영화. 정말 좋은 영화야! 오늘 얘기를 듣고 기회가 된다면 꼭 보세요.

 

 

IMG_8648.webp.jpg

 

스즈키 토시오: 근데 사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관객이 아예 안 오더라고? 영화는 만드는 데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개봉해서 손님이 오지 않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안타깝다고나 할까 몸을 움츠리고 있지 않으면 안돼.(웃음) 그는 성실하기 때문에 영화 흥행성적을 걱정해서 스튜디오에 머물기 힘들었고 "이제 다시는 애니메이션은 안 해."라며 그만둔 적이 있었어. 

 

 그럴 때에 미야자키씨(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나에게도 가족이 있고 생활이 걸려있어. 뭘 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주지 않을래?"라는 상담을 요청받았어. 나는 영화 프로듀서 전에는 잡지 편집장을 했었어. 미야씨는 그림도 그릴 수 있고 이야기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출판은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지. 그랬더니 그가 "그림책은 안될까?"라고 했지. "그림책? 좋긴 한데요..."라고 대답할 때 "그림책을 그리면 가족 4명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다시 질문을 받았어. "아... 무리죠."라고 했어. "세상 그리 간단한 게 아니에요."라고 덧붙였지. 당시 그림책은 좀처럼 팔리지 않았어.

 

 

IMG_8649.jpeg.jpg

 

스즈키 토시오: 거기서 나는 '아니메쥬'라는 잡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화를 해보지 않을래요?"라고 제안했어. 혹시 히트한다면 가계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럼 뭘 그리면 좋을까?"라고 그가 말했고 여러가지 상담이 시작됐어. 지금 뭘 그리면 사람들에게 어필이 될까 생각했지. 미야씨 본인은 조금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어. 그 무렵의 일본만화는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던 중이었고 러브코미디의 전성기였지. 일본 전역의 만화가 러브코미디로 만들어졌었어. 그런 시대에 나는 「나우시카」를 제안했지.

 

 

IMG_8650.jpeg

 

스즈키 토시오: "일상에서 약간 튀어나온 듯한 것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가서 장대한 이야기를 그린다면, 오히려 이 쪽이 잘하면 더 히트할 거예요!"라고 했어. 예를 들자면 그리스 비극이라든지. 미야씨는 "(그리스 비극에 대해) 나 몰라."라길래 "공부하세요."라고 했지.(웃음)

 

 

IMG_8651.jpeg

 

스즈키 토시오: 잠시 후에 미야씨로부터 "스즈키씨,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어떨까?"라며 연락이 왔어. 나머지는 다들 아시니까 세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우시카」는 어느 그리스 비극 이야기 속 인물의 이름이거든요. 그거랑 「벌레를 사랑한 아씨」. 요점은 내가 한마디 하면 거기서 생각해내는 거야. 그걸로 영화를 만들거나 만화를 그리게 되지. 나는 편집자였지만 했던 일은 프로듀서. 미야씨가 마음대로 만드는 건 아니야. 왜냐하면 마음대로 만들면 관객들이 오질 않으니까.(웃음) 그래서는 곤란한 거야. 어쨌든 파수꾼 역할이지. 그래서 "성공할 거 같은 기획을 만들어!"라고 해.

 

후루야시키: 프로듀서가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하면 감독이 한다?

 

스즈키 토시오: 맞아. 거기에 어느 정도의 돈을 들여서 할지 등을 전부 이야기해. 그러고는 완성되기를 기다리지. 늦으면 엉덩이를 때려. 만화의 경우 나는 편집자. '편집자와 작가'의 관계인데 그걸 영화로 치환하면 '프로듀서와 감독'이야.

 

 

 

원문

http://tokai-fubokon.sakura.ne.jp/pdf/TFL/TFLetterNo28.pdf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해리엔젤
    해리엔젤
  • 갓두조
    갓두조
  • golgo
    golgo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지브리 탄생에 아다치 미츠루가 자신도 모르게 큰 공헌을 했네요.^^

23:37
24.10.14.
golgo
‘지금 유행하는 거랑 정반대로 가보자’ 같은 비범한 발상이 거기서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 같네요ㅋㅋ
23:40
24.10.14.
profile image 2등
원작 초반부에 해당하는 극장판도 좋지만 원작 중,후반부도 언젠가 애니화 되는 걸 보고 싶네요.
04:59
24.10.15.
profile image 3등
작가와 편집자 비유를 하니 팍 와닿는군요
그나저나 나우시카가 돈땜에 탄생한 거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21
24.10.15.
잠본이
마지막에 아주 간단한 비유를 했죠ㅋㅋ 저도 나우시카가 저러다 시작된 줄은 몰랐네요
12:40
24.10.1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휴 잭맨 <데드풀과 울버린> “댄스 씬 놓쳐 아쉬워” 1 카란 카란 25분 전22:00 131
HOT <토이 스토리 5> “인상적인 버즈 오프닝으로 시작”..... 1 카란 카란 27분 전21:58 133
HOT 열혈검사)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3 coooool 37분 전21:48 131
HOT 애니메이션 <앤 셜리> 오프닝 공개 2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22
HOT <퇴마록> 관객 50만 돌파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20:21 428
HOT 저드 애퍼타우, 글렌 파웰 신작 코미디 연출 예정 - 상세기사 1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30
HOT 숀 레비 '스타워즈 스타파이터' 라이언 고슬링 주... 2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23
HOT 마동석 서현 팔꿈치대결 2 e260 e260 2시간 전19:27 727
HOT [넷플릭스] 2025년 5월 전반기(1~15일) 넷플릭스 종료 예정... 2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6
HOT 마블 <블레이드>는 어떻게 된 걸까? 7 카란 카란 5시간 전17:22 1459
HOT 할리 조엘 오스먼트, 반유대인 비하 발언을 사과 3 시작 시작 5시간 전17:21 709
HOT [아마추어] 보자마자 초단평 2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8
HOT HBO가 준비 중인 ‘해리 포터’ 시리즈, 세 가지 핵심 질문 4 카란 카란 12시간 전09:29 1649
HOT ‘수퍼맨‘ 공식 프로모 포스터들 3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8
HOT <마리아> 좋습니다 영화 2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8
HOT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 공식 예고편ㅣ디즈니+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5:17 1210
HOT 박은빈 스케쳐스 25SS 화보 1 NeoSun NeoSun 7시간 전15:05 689
HOT (약스포) 청설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7시간 전14:35 396
HOT [씨너스: 죄인들] 시네마스코어 점수 A 5 시작 시작 8시간 전13:54 755
HOT 'Warfare'에 대한 단상 11 네버랜드 네버랜드 12시간 전09:45 975
1173264
image
hera7067 hera7067 2분 전22:23 14
1173263
image
hera7067 hera7067 4분 전22:21 25
1173262
image
아닛짜 13분 전22:12 56
1173261
image
카란 카란 14분 전22:11 105
1173260
image
카란 카란 25분 전22:00 131
1173259
image
카란 카란 27분 전21:58 133
1173258
normal
coooool 37분 전21:48 131
1173257
image
NeoSun NeoSun 51분 전21:34 161
1173256
image
NeoSun NeoSun 53분 전21:32 124
1173255
image
NeoSun NeoSun 58분 전21:27 155
1173254
image
NeoSun NeoSun 58분 전21:27 115
1173253
normal
Sonatine Sonatine 1시간 전21:17 98
1173252
normal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22
1173251
normal
totalrecall 1시간 전20:59 268
1173250
image
선선 1시간 전20:47 161
1173249
normal
hh9910167 1시간 전20:35 660
117324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20:21 428
117324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5 466
117324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2 313
117324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30
117324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23
117324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00 232
1173242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727
1173241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242
1173240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6 207
1173239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9:16 421
1173238
image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6
1173237
normal
golgo golgo 4시간 전17:41 315
1173236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7:22 1459
1173235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7:21 709
1173234
normal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8
1173233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5시간 전16:27 692
1173232
image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8
117323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8
117323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29 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