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2는 명작입니다
영화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 재미없고 끝나고 생각나지 않는 영화
2. 재미있고 끝나고도 생각나는 영화
3. 재미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데 끝나고 생각이 나고 알고보니 괜찮은 영화
조커2는 3에 속합니다. 이 영화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촬영이 매우 뛰어나고 음악이 나오는 장면 연출도 괜찮으며 호아퀸피닉스의 연기도 일품입니다.
다만 조커1의 완성도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죠.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조커1과 조커2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룹니다.
조커1이 1부(아서가 조커가 되는 과정 - 사이다)
조커2가 2부(조커가 다시 아서로 돌아가는 과정 - 고구마)
입니다. 두 영화가 합쳐지면 한 편의 서사가 완성됩니다. 조커로 일탈했던 아서가 다시 본인의 모습, 현실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조커2에서 사이다를 날리는 조커를 기대하면 안됩니다. 사이다는 조커1에서 이미 날렸고,
다시 우울한 현실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조커2는 당연히 답답한 분위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서 플렉은 우울한 현실에서의 일탈을 노래라는 방법으로 표현했고 이 때 자주 조커로 변신하여 등장합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우리도 마음 속에서 노래를 듣고 부르며 춤을 출 때가 있습니다. 특히 슬플 때 그렇습니다.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가 오히려 아서 플렉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좋았습니다.
조커2는 주인공의 현실을 아주 처절하게 다룹니다. 그래서 상상과 현실이 더욱 대비됩니다.
현실의 아서 플렉에게 조커스러운 모습을 애초에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에 조커2가 조커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로 망작이라는 관점을 갖는다면
아서 플렉에게 조커의 모습을 기대했던 영화 속의 군중이나 할리퀸과 같은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의 조커는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가 아닙니다.
완전히 스핀오프이고, 굳이 배트맨 시리즈와 연관을 시키자면
나중에 등장할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에게 영감을 준 아서 플렉이라는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조커2는 조커1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극사실적으로 전개하며 마무리하는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