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夢 (1965) 유현목감독의 초현실주의, 섹X영화. 스포일러 있음.
신성일이 치과에 간다. 당시 치과는 거의 마취도 없어서, 그 극심한 고통을 다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신성일과 어떤 아름다운 여자 둘이 동시에 치료를 받는다.
신성일은, 그 여자가 고통에 발버둥치며 다리를 꼬는 것을 보고 성욕을 느낀다.
여자는 너무 고통스러워 기절을 하고, 신성일은 그것을 보며 더 성욕을 느끼다가 무의식 속에서 그 여자와 여러가지
섹X와 관련된 일들을 겪는다.
춘몽이라는 제목은 말하자면 "개꿈"이다. 유현목감독 영화들 중에서 졸작이다.
춘몽은 아마 일본영화 춘몽의 복제판이리라. 춘몽이라는 일본영화는 성공해서 2편까지 나왔다.
유현목감독으로서는 야심적으로 섹X, 무의식, 줄거리 없는 영화를 시도했던 것 같다.
일단 엄청 파격적이다. 여자 환자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입에서 새하얀 치과소독액을 흘리는 것이나,
아파서 신음 내며 배배 꼬는 맨다리를 보여주는 것을 엄청 상세하게 보여준다. 지금 보아도 야한데, 1965년에는 어땠겠는가? 그리고, 주연여배우가 올누드가 아니다 뿐이지, 등짝도 훤히 맨살로 보여주고, 있어도 있지 않은 듯 얇은
천 안에서 엉덩이도 누드로 보여준다. 이거 1965년 작품이다. (기어이 어떤 장면은 커트되었다. 얇은 망사옷을 입고 뛰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니까...... 어떤 장면이었을 지는 상상에 맡긴다.)
주연배우가 신성일이지만, 여주인공은 유명배우가 아닌 것 같다. 하긴 당시 유명여배우가 이런 영화에 나오겠는가?
하지만 아주 미인이다. 연기도 아주 능숙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패작이다. 무의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신성일이 이 여자와 맺어지려는데 치과의사가 악당이 되어서 신성일과 여자를 방해한다 하는
영화 내 영화이다. "이수일과 심순애"다. 너무 논리적이다. "한"이라는 영화에서, 무의식을 대가급으로 그렇게 잘 보여주었던 유현목감독이었는데, 좀 의외다. 그냥 신성일의 상상이었나? 그런 것치고는 너무 아동틱하다.
그리고, 영화가 SM 적인 장면들이 아주 많다.
치과의사 박암이, 신성일의 꿈 속에서는, 새디스트 악당이다. 그리고, 치과시술을 받던 미인이
창녀 겸 마조히스트다. 박암은 그녀에게 줄로 묶고 채찍질하고 전기충격을 주고 이런다. 암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다 보여준다. 이러다가 영화 시간이 다 된다. 여자는 박암을 경멸하면서도, 고문이 주는 쾌락에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자는 신성일을 사랑한다. 하지만, 박암은 육체적 쾌락을 준다. 여자는 결국 박암을 선택한다.
무의식에 SM을 결부시키는 것은 너무 흔하고 상상력 없는 방식 같다.
이 영화 내 영화의 정체는 무엇인가?
박암, 여자, 신성일의 옷을 입고 똑같이 분장한 어린 아이(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나와서 발레를 춘다. 영화 내 영화에서 그들이 했던 일을 아이들이 나와서 똑같이 재현한다. 흥미 있고 실험적이지만, 연출도 연기도 어색하다.
치과의사가 신성일의 충치를 톱으로 갈아낼 때, 화면이 바뀌어 공장에서 톱날이 돌아가며 철판을 갈아내는 것을 보여준다. 기계 - 인간 - 기계 - 인간 이런 식 교차편집으로 영화 도입부분이 이루어져 있다.
영화 내 영화에서, 여자가 갑자기 원숭이로 변하고, 여자가 거대한 새장 속에 들어가 있지만 기괴하게 웃고, 이런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연출만 잘 되었더라면 꽤 충격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이었겠지만, 유현목감독의 연출이 이를 받쳐주지 못한다. 하지만, 굉장히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대놓고 실험적이다. 대놓고 섹X와 무의식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 퀄리티는 습작 수준이다.
배우도 감독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현목감독이 1960년대에 이미 이런 영화적 실험을 하였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아마 당대에 엄청난 욕을 먹고 흥행에도 실패했을 것이다. 지금 와서도 괴작 소리를 듣는 영화이니까.
추천인 5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오오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의외로 그 당시 성의식이 지금보다 더 과감한 면이 있었다더군요.
65년도에... 와..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