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플로우>, 독창적인 제작 방식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애니메이션 영화 <플로우>는 전편이 블렌더를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 특유의 소규모, 효율적인 제작 방식을 통해 완성되었다. 총 제작비 350만 유로(약 55억 원), 스태프 50명 미만이라는 규모는 기존 3D CG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의 틀을 깨는 역사적인 성과라 할 만하다.
블렌더로의 전환, 그리고 새로운 도전
질발로디스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어웨이>는 마야를 사용해 제작되었지만, <플로우>에서는 블렌더 2.80에 추가된 실시간 렌더러 ‘EEVEE’의 가능성을 보고 주 제작 툴을 변경했다. 2019년에는 라트비아에 Dream Well Studio를 설립하고, 첫 1년 동안 각본 집필, 블렌더 학습, 제작 자금 확보에 집중했다.
2020년, 초기 제작비를 확보한 뒤 작업 공간을 코워킹 스페이스로 이전하며 핵심 멤버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마르틴스 우피티스와 콘스탄틴 비슈니브스키가 핵심 인력으로 합류했고, 이들은 특히 <플로우>에서 중요한 물 표현과 기술적 연구를 주도했다.
〮 우피티스는 10년 이상 디지털 아티스트로 활동한 후, 2019년 블렌더용 애드온 Physical Starlight and Atmosphere(PSA)를 개발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립했다.
〮 비슈니브스키는 물리 시뮬레이션과 리깅을 전문으로 하는 제너럴리스트로, <플로우>에서는 동물 캐릭터의 털·깃털 표현, 리깅, 모델링 작업을 담당했다.
이들이 함께 개발한 블렌더 애드온 덕분에 <플로우>의 물 표현은 더욱 현실적이고 독창적인 스타일을 갖출 수 있었다.
소규모 제작의 장점과 효율적인 작업 방식
<플로우>는 대규모 제작 방식이 아닌, 소수 정예로 여러 공정을 동시 진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 스토리보드를 생략하고, 3D 환경에서 직접 카메라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애니매틱스를 제작
〮 감독이 직접 모든 라이팅 작업을 수행, 장면 전체를 조명하는 대신 카메라 프레임 내에서만 조명과 세트 디자인을 완성해 효율성 극대화
〮 프랑스 Sacrebleu Productions, 벨기에 Take Five가 참여해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 이를 통해 각 팀별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효율적인 협업을 유지
특히 Dream Well Studio의 라트비아 팀은 블렌더 최신 버전(3.6)까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제작, 반면 프랑스·벨기에 팀은 블렌더 3.3으로 버전을 고정해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등 유연하면서도 체계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애니메이션과 독립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
<플로우>는 거대한 홍수 속에서 살아남은 한 마리 고양이가 개, 카피바라, 여우원숭이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규모 제작팀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작업해 기존 3D 애니메이션의 틀을 깬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질발로디스 감독은 첫 장편 <어웨이>에서도 대규모 군중 장면과 복잡한 VFX 없이도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 결과 <어웨이>는 2019년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Contrechamp Award’를 수상하며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다. <플로우> 역시 이러한 감독 특유의 효율적이고 독창적인 연출 방식을 그대로 계승했다.
작품성과 제작 방식 모두 새로운 길을 제시한 <플로우>
독립 애니메이션이든, 실사 영화든 관객을 사로잡는 핵심 요소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이다. 단순히 제작 예산이나 화려한 비주얼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며, 이는 창작자의 상상력과 독창성이 결정짓는 부분이다.
<플로우>는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완성된 작품이며, 영화 제작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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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많은 감독님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