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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멜번 영화제에서 본 영화들 #3

네버랜드 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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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oard

꼬마 마리아는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왕따당하며 늘 혼자지만 집에서는 엄마가 단짝 친구 노릇을 해줍니다. 마리아의 엄마는 저장강박증 때문에 쓰레기를 집안에 모으고 살았고 마리아는 이런 환경에 익숙해지며 살다가 집안의 쓰레기더미에 엄마가 깔리는 사고가 나면서 엄마는 정신병원에 가고 마리아는 위탁가정에 맡겨져서 자라게 됩니다.

정신적인 충격과 외로움이 어떻게 강박증을 발현시키고 진행시키는가에 대한 보고서 같은 영화인데, 감독과 작가가 이 환자들을 꽤 애정어린 시선으로 오래 지켜보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는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마리아와 마리아의 아역 역할을 한 Saura Lightfoot Leon과 Lily-Beau Leach의 연기는 입이 딱 벌어지는데, 이 두사람을 조만간 헐리우드에서 보게 되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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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rmand

유치원에서 6살짜리 꼬마 아만드가 친구를 성추행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유치원 원장과 담당 교사는 아만드의 엄마 엘리자벳과 피해자의 부모 부부인 수나 부부를 불러서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여러 사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작품인데, Halfdan Ullmann Tøndel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이기심, 학교 당국의 무능력함 등이 꼬이면서 이야기는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꼬여 가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과연 진실이라고 믿는것이 사실은 우리 마음속의 편견이 비춰낸 결과물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지나치게 은유적으로 이야기를 꼬아가거나 스토리에 비약이 좀 있는 점은 아무래도 데뷔작이니 감독이 좀 다듬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시류에 따라 움직이는 대중의 심리를 날카롭게 은유적으로 뒤틀어서 비판해낸 마지막 장면은 올해의 명장면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고 이선균님 사건 같은 일련의 사건때 대중과 언론이 보여줬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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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idi

대만계 미국인 감독인 션 왕은 단편 다큐멘터리로 이미 선댄스 영화제 수상과 아카데미 단편부문 후보에 오른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이 영화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부분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남동생' 이라는 중국어인 Didi라는 제목에서 보이듯이. 미국으로 이민온 중국계 이민자 2세 크리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는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이민 1세대인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누나와 함께 사는 크리스의 성장담을 다룬 가슴 따뜻하면서 겁나 웃기는 코미디로 만들었습니다. 감독인 션 왕은 구글랩에서 일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영화 속에서 마이스페이스, AOL 메신저, 모토롤라 폰 같은 90년대 IT 문화들을 영화속에 잘 녹였네요. 그당시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아주 재밌게 볼 에피소드들이 좀 나옵니다. 오랫만에 본 조안 첸의 모습도 반가웠는데, 미모는 여전하네요...ㅎㅎ

이 영화는 또한 이민자 가정의 애환과 사춘기 청소년 시절의 갈등을 섬세한 시선으로 잘 다루어서 후반부는 꽤 가슴찡한 감동도 안겨줍니다. 올해의 탑 10을 연말에 꼽게 된다면 한자리를 차지 않을까 싶은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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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e Seed of the Sacred Fig

올해 칸에서 심사위원상을 차지한 이란 감독 모하메드 라솔로프 감독의 영화입니다. 독일 합작으로 제작된 덕분에 올해 아카데이메서는 국제영화상 부분에 독일 대표로 출품이 되었습니다. 히잡 반대 시위를 탄압하는 이란 정부의 모습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 영화 때문에 감독은 8년형을 선고 받고 이후 유럽으로 도피했지만 아직 두 주연 여배우들은 이란에 억류중이라고 하네요. 

이만은 수사 검사로 승진이 되어 돈과 명예를 얻게 되었지만, 상부에서 내려온 서류에 무조건 서명해서 죄수를 사형시키라는 압박에 시달립니다. 이만은 두 딸 레즈만과 사나 그리고 아내 나즈메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데, 나즈메는 전형적인 남편말에 순종하는 전통적인 아내죠.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시위가 격화될 무렵 레즈만의 친구가 시위 진압대를 피해서 이만의 집으로 오게 됩니다...

히잡 반대 시위를 탄압하는 이란 정부의 모습은 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시위 상황과 매우 흡사합니다. 영화 중간중간 휴대폰으로 촬영한 푸티지를 보면 최루탄을 쏘며 폭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전투경찰의 모습이 거의 판박이처럼 진행되는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한국의 독재자는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고 시위대를 탄압했다면 이란의 독재자는 불신자 프레임을 씌운다는거 말고는 별 차이가 없네요...

영화의 후반부는 권력과 그에 저항하는 민중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에피소드로 끝을 맺는데, 한국의 민주화 투쟁이 한국의 민주화의 싹을 틔운 씨앗이었다면 지금 이란의 투쟁은 이란이 진정한 민주화로 가기 위한 성스러운 무화과나무의 씨앗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네버랜드 네버랜드
19 Lv. 32730/36000P

 

Let's dance to joy division, And celebrate the irony, Everything is going wrong,
But we're so happy,
Let's dance to joy division, And raise our glass to the ceiling, 'Cos this could all go so wrong,
But we're just so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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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7

  • Sonatine
    Sona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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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n님

  • 이상건

  • 헷01
  •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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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리뷰해주신 작품들.. 모두 좋은 작품 같네요.

특히 디디라는 영화가 부담없이 추억에 잠겨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3:22
24.08.26.
profile image
golgo
청소년기의 추억을 많이 떠올리실수 있는 영화네요...ㅎㅎ
13:23
24.08.26.
2등
잘봤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개봉도 기다려집니다.
14:28
24.08.26.
3등
얼마전에 imdb에서 Didi 포스터 보면서 이게 뭔가 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14:29
24.08.26.
profile image
Didi 호평이 많아서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19:57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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