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봤던 인디 애니 내용
제가 어렸을때 TV에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채널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아니면 유치원 시기일지도요
적어도 오래전에 사라진 걸 압니다
왜냐하면 어느날부터 그 채널을 틀었는데 다른 채널로 바뀌었던게 기억나거든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인디애니들을 방영해주는 채널이었어요
정말 여러가지 기법들로 제작된 인디애니들이 방영되었었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영하는 작품의 제목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려서 그런지 제목이 있었는데도 제가 찾지 못하고 그냥 내용만 봤을지도요
상식적으로 작품을 방영해주면 당연히 제목도 표기했겠죠
그중 기억나는 작품의 내용은 벌써 시간이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기억납니다
장르는 SF였고 스톱모션으로 만들어졌으며 더빙이 되어있는 작품이었어요
여러가지 로봇을 제작하는 엔지니어는 여성용 가정부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로봇을 작동시키면서 내 최고의 역작이니 뭐니 기대가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가정부 로봇은 일을 더럽게 못했습니다
또 그릇을 깨트렸고 같이 일하는 인공지능 요리용 로봇(토스터기처럼 생겼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물가물하네요)에게도 피해가 갈 정도였어요
엔지니어는 가정부 로봇한테 엄청 화를 내면서 꼴도 보기 싫다며 그냥 나가버립니다
가정부 로봇은 요리용 로봇에게 괜찮냐고 말하지만 요리용 로봇은 어디가 망가졌지만 애써 괜찮다며 말합니다
이후 가정부 로봇은 엔지니어에게 우호적인 감정이 없어보입니다
마치 정말로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어느날 엔지니어가 작업실에 내려오자 가정부 로봇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뭐하냐고 누구 맘대로 여기에 들어오냐고 화를 내자 가정부 로봇이 말합니다
"아... 당신 왔어?"
이젠 존댓말도 안 붙이고 자신을 만들어준 부모나 다름없는 엔지니어를 그저 '당신'이라며 일체 존중도 하지 않는 듯한 말투입니다
"뭐? 당신? 이게 진짜 미쳤나... 너 지금..!"
엔지니어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듯이 화를 내지만 그 순간부터 말을 잇지 못합니다
가정부로봇이 손으로 엔지니어의 배를 꿰뚫었거든요
그리고 가정부로봇은 당신의 정체를 알고 당신의 잘난척을 더이상 봐주기 힘들다는 식으로 말합니다(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 나지만 이런 뉘앙스였을거에요)
그리고 꿰뚫은 배에서 손을 빼자...
그곳엔 기계부품이 나왔습니다
엔지니어의 몸 속엔 장기가 아니라 기계부품이 있었고 엔지니어 역시 로봇이었습니다
시간이 살짝 흘러 가정부 로봇은 엔지니어 로봇을 만듭니다
엔지니어 로봇은 아직 미완성이라 얼굴가죽도 만들지 않아 기계 회로가 다 드러난 섬뜩한 얼굴로 가정부 로봇이 죽인 엔지니어의 머리를 들어올리며 말합니다
"안녕? 난 당신이야."
그리고 작품은 끝이 났습니다
어린 아이에게서 섬뜩함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던 한 인디애니의 내용
누가 만들었는지, 채널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제목이 무엇이었는지
뭐 하나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제 머릿속 한켠에 여전히 남아있는 흥미로운 추억입니다
스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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