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 '니모나' 볼만하네요.

중세풍 왕국과 기사 조직이 있고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괴물이 나오는 한편으로, 21세기 현대 사회적 시스템과 매스미디어, IT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SF 판타지입니다. 기사단이 말 대신 공중부양 마차를 타고 다니는 식이네요.

귀족만 뽑힐 수 있는 기사단에, 사상 최초로 흙수저 평민 남자 주인공이 발탁되어 정식 기사 서훈을 받기 직전인데... 그만 음모에 빠져 국왕 시해범 누명을 쓰고 쫓깁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에게 접근해 같이 복수하자고 꼬드기는 변신 소녀가 영화 타이틀이기도 한 니모나입니다.

사회적 약자 출신, 유색인종, 성소수자(게이)인 남자 주인공이 백인 기득권에 의해 좌절을 겪고, 자신과 비슷하게 배척받아온 아웃사이더 소녀와 힘을 합쳐 더러운 세상에 한방 먹이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PC적 가치관이 듬뿍 담긴 애니메이션인데, 이야기는 매끄럽고 액션 연출이 즐겁고, 무엇보다 니모나라는 반골 기질의 반항아 소녀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걸작까진 아니어도 볼만합니다. (PC에 거부감 있는 분들에게 권하긴 어렵습니다만...)

클로이 모레츠가 목소리를 맡았는데, 다양한 면모를 가진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들을 잘 소화했네요. 우리말 더빙도 있는데 클로이 모레츠 연기의 영어 음성으로 먼저 보시는 걸 권합니다.

여담으로 니모나 캐릭터가 겪은 일들을 보니 아래 짤이 생각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