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
*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디지털 3D 더빙으로 한 번, 왕십리 CGV에서 아이맥스 3D 자막으로 관람했습니다.
마법의 꽃을 통해 영원을 누리고 있는 마녀 고델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국의 왕비가 아이를 임신한 와중에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왕궁의 병사들은 그 꽃을 찾아내서 왕비를 치료하고, 그 덕분에 엄청나게 긴 금발 머리의 예쁘장한(!) 공주 라푼젤을 낳는다. 고델은 자신의 영원을 위해 왕궁에서 라푼젤을 납치해서 18년 동안 애지중지하며 키운다. 그 시간 동안, 라푼젤은 고델이 자신의 엄마로 알고 있고 세상은 나쁜 사람들 천국이라서 나가면 안 된다는 고델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밖에 나가질 않는다. 그러나 그런 라푼젤에게도 소망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자신의 생일(고델이 이걸 왜 라푼젤에게 알려줬나 모르겠다...) 때마다 하늘을 가득 채우는 등불을 보고 싶다는 것. 그녀는 고델이 외출한 사이에, 왕관을 훔쳐서 도망치다가 우연히 자신이 살던 탑에 숨어들어온 도둑 플린과의 딜을 통해(사실 이게 표현만 좋지 실제로는 일방적인 협박에 가깝다...;;) 금지된 외출을 감행한다. 그렇게 등불을 보기 위한 라푼젤의 모험이 시작되는데.....
<라푼젤>은 <미녀와 야수>로 대표되어지는, 우리가 예전에 많이 봐왔던 고전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보다 보면 예전부터 우리가 많이 봐왔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만 다르고 결국은 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만 두고 이야기하면 투덜거리고 싶은 부분이 적지 않게 있다. 새로운 건 전혀 없고, 결말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라는 것도 있고, 라푼젤이 자신이 공주라는 걸 알게 되는 부분(18년 만에 갑자기 딱 하게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른다니요...) 등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눈에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것 때문에 <라푼젤>에 삐딱선 타고 싶지는 않다. 디즈니의 50번째 애니메이션인 <라푼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너무나도 황홀한 애니메이션이다. ‘어떤 꿈을 가지고 있든 간절히 소망하면 그 꿈은 이루어져요.’라는 너무나도 착하고 고리타분한 메시지마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결국 “아름다운 사랑은 영원해요. Happily Ever After~~(꺄악!!)”으로 마무리하는 결말이 너무나도 뻔하지만 보면서 그 뻔한 결말을 향해 가는 여정에 나타나는 위기의 순간에 (그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걸 뻔하게 알면서도) 간절한 심정으로 “살아나라... 젭알 살아나 줘!! 엉엉엉” 이러면서 보게 만드는 디즈니의 저력은 도대체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10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는 이들에게 마법을 부리는데, 그 마법은 방어 마법을 쳐서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끝내주고 환상적이다.
영화의 캐릭터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가득차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은 너무나도 끝내준다. 그냥 어이가 없을 정도로 끝내준다.(반면에 드림웍스의 캐릭터 디자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씩 느끼는 거지만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여자 캐릭터들은 가끔씩 여자로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훈남 도둑인 플린도 멋지고 귀엽고(!) 매력적이지만 21미터 금발 머리의 예쁘장한 라푼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여신 강림이라는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역대 최강으로 이쁘고 매력적이고 귀여운 디즈니 공주 캐릭터의 탄생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그 밖에도 사람보다 더 칼싸움을 잘 하고 타고난 추격 능력을 지닌, 사람보다 더 능력 있는 위풍당당한 말 맥시머스, 대사 없이 표정으로 모든 걸 보여주는 매력 만점 카멜레온 파스칼, 그리고 잊고 있던 꿈을 다시 찾게 되고 후반부에 플린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술집의 험상궂은 건달 아저씨(!)들 전부 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 무한대 발산의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들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이 애니메이션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결정적인 요인은 디즈니의 이런 고전적인 매력이 최신 3D 기술력의 날개를 달고 마음껏 날아오르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제작비가 <아바타>보다 더 한 2억 6천만 달러인데(참고로 <아바타>의 공식적인 제작비는 2억 4천만 달러. 그러나 향간에는 제작비 5억 달러 설까지 돌고 있다.) “도대체 저 많은 돈이 어디에 다 들어갔을꼬?”하는 의구심을 단칼에 날려버릴 정도로 너무나도 환상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 영화는 모든 장면에서 3D라는 걸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진짜 ‘3D’ 영화다. 3D를 정말 싫어하는 나로서도 이 애니메이션의 3D 관람은 강력 추천할 수 밖에 없다.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 영화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다. (보는 이들의 안구를 완벽하게 정화시키는) 21미터 눈부신 금발이 찰랑거리는 장면과(라푼젤아, 머리 어떻게 관리했니? 비달사순 썼니?) 그 금발 머리를 가지고 벌이는 액션 장면의 입체감이 정말 장난 아니다. 무엇보다도 후반부에 라푼젤이 떠오르는 등불을 보는 장면은 3D의, 3D에 의한, 3D 관람만을 위한 장면이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3D 관람이 돈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기왕에 3D로 볼 거면 디지털 3D보다는 아이맥스 3D로, 더빙보다는 자막으로(더빙도 정말 탁월하다. 그러나 노래의 오리지널 음성을 듣기 위해서 자막으로~) 관람할 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
p.s.
1. 리뷰 쓰면서 이 영화를 아이맥스 3D로 한 번 더 봐야만겠다는 간절한 충동에 사로잡혔다. 아 놔. 어쩌지? 돈 다 떨어졌는데... ㅠ_ㅠ
2. 올 해 디즈니/픽사의 신작은 <카 2>다. 픽사 영화중에서 가장 기대가 안 되는 영화다. 상영 전에 예고편으로 틀어줬는데 보고 나서 옆에서 같이 봤던 동생도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참고로 내 동생도 픽사 무진장 좋아한다.) <쿵푸 팬더 2>도 왠지 속편이라 큰 기대는 안 되고, 나에게 올 해의 애니메이션은 왠지 <라푼젤>이 될 것 같다. <라푼젤>을 제외하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미국에서 해리 포터 완결편과 함께 개봉하는 <곰돌이 푸 극장판>이다... (개인적으로 해리 포터 완결편보다 <곰돌이 푸 극장판>이 더 기대되는.... +_+)
3. 프라이팬이 이토록 대단한 무기가 될 수 있다니.... 프라이팬을 재발견한 영화다. ㅎㅎ
4. <라푼젤>에서 빼먹으면 섭한(빼먹었다가는 막시무스가 화내면서 쳐들어 올 지도 모르는...;;) 주제가 ‘I See The Light’. 노래도 너무 아름답고 그 노래가 나오는 장면도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이 음악은 올 해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을 반드시 받아야만 한다.
추천인 1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ㅋㅋ 갑자기 막 보고 싶네요 ~~
라푼젤 너무 예뻐서 홀라당 반했는데, 그 금발의 고운결과 보드라운 질감이 아직도 손끝에 맴돌아요. 흑..
송사리님은 5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노래 정말 너무너무 좋던데 ㅎㅎㅎ 저도 동감입니다. 주제가상~ 주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