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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velvet (1986) 데이빗 린치를 기억하며.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487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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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 성적인 내용이 아래 있습니다.

 

데이빗 린치는 컬트라는 쟝르를 메인쟝르로 올린 사람이다. 

데이빗 린치 이전에도 컬트영화는 있었다. 컬트영화 걸작도 있었다. 

하지만, 컬트라는 쟝르는 소수를 위한 것이었다. 누가 토해놓으면 맛있다고 먹고 이런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겠는가?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했다. 완성도는......거칠고 조잡한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컬트영화하면, 반항적인 괴짜감독이 자기 멋대로 소수사람들을 위해 만든 싸구려 막가는 영화 - 정도 인식이었다.   

그런데, 컬트를 헐리우드에서 주류로 올려놓은 사람이 데이빗 린치다.

블루벨벳 그리고 트윈픽스 2연타로 컬트를 헐리우드에서 주류로 올려놓은 사람이다.

 

블루벨벳은 이런 느낌의 영화다. 싸이코스럽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폭력적이고 변태적인 영화다.

하지만, 이렇기만 하면 주류영화는 못된다. 데이빗 린치감독은 세련되고 지적이고 구조적으로 꽉 짜인 일급영화를 만들 줄 안다. 일급느와르영화를 만들 줄 안다. 거기에다가 감각적이고 화려하다. 캐릭터들 또한 아주 화려하고 함축성이 풍부하다. 엄청 컬러풀하다. SM, 호모섹슈얼리즘, 당시로서는 선을 넘는 폭력성과 잔인한 묘사를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이것을 화려한 스타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눈쌀을 찌푸리면서도 그의 화려한 스타일에 압도되고 매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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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큰 틀에서 전형적인 느와르다. 배경은 아마 1950이나 1960년대쯤일 것이다. 백인들이 사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세상에 더러움 하나 없을 것 같이 희디 흰 중산층마을이 무대다. 제프리라는 청년은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로 온다. 그는 산책을 하다가, 사람의 귀가 잘려져 풀밭에 버려진 것을 발견한다. 호기심에 그는 수사를 한다. 그리고, 제프리가 발견하는 것은, 이 순결한 중산층마을은 사실 더럽고 비열하고 폭력적인 어두운 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가 백설공주같은 마을인가?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이 마을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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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호퍼는 굉장한 명연기를 여기서 보여준다. 사이코패스 프랭크다. 굉장히 공포스런 연기다. 저 아래 장면들 - 누가 데니스 호퍼를 화나게 해서 그러는 것 아니다. 자기 혼자 그러는 거다. 말하다가 말고, 혼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폭력성이 올라온다는 듯 혼자 중얼중얼거리다가 소리치고 그런다.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총으로 사람을 쏘아죽이고 때려죽이고 그런다. 죄의식도 없고 최소한도의 윤리의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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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가 뭔지 알아? 이 총구 안에 러브레터가 들어있어. 내가 러브레터를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네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버린단 말이야." 저 표정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정말 무섭다. 더 무서운 것은, 데니스 호퍼는 진짜로 러브레터를 아무 주저없이 당장이라도 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누가 그를 머리꼭대기까지 화나게 만든 것처럼 행동하지만, 자기 혼자 그러는 거다. 늘 그런 상태다.

 

당시 엄청 충격을 준 장면인데, 데니스 호퍼가 진짜 사이코패스라는 증거다. 자기 친구처럼 놀던 불량배들을 방에다가 무슨 행위예술처럼 좌우대칭으로 놓았다. 한 사람은 총으로 머리를 쏴서 뇌가 드러난 채 혼수상태로 서 있다. 다른 사람은 게이인데, 손을 묶어서 의자에 앉혀놓고 입에다가 여자속옷을 잔뜩 집어넣은 다음 공포에 질려 괴로워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죽였다. 그냥 이유 없이 이런 거다. 

아주 잔인한 장면이지만, 동시에 좌우대칭의 정확한 계산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그의 영화 스타일은 이렇다. 잔인하고 엽기적이지만, 동시에 정확하고 답답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데이빗 린치 자신이 괴짜라거나 세속을 초월한 사람이 아니라, 점잖고 세련된 상류층신사다. 규칙적이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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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주연은 벤이라는 게이다. 당시에는 게이가 혐오스런 대상으로 인식되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혐오스런 괴물로 나온다. 게이가 나와서 "나 게이요"하고 말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던 것이 당시 상황이었다. 딘 스톡웰이 아주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립싱크로 in dreams 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아주 유명하다. in dreams는 백인청년이 부르는 아주 건전한 노래인데, 게이에다가 폭력적인 변태범죄자가 이 해맑은 노래를 부른다. 그 대비가 아주 강렬하다. 그 곁에서 엄청 화가 난다는 듯 자기 혼자 울컥울컥하는 데니스 호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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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와는 전혀 인연이 없고 어디 암흑가 뒷골목에나 있을 것같은 사람들이 백설공주같은 이 마을에 살고 있다. 중산층백인들은 이들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인가? 혹은 이들의 존재를 모른 채, 건전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인가? 이들도 이 백설공주같은 중산층마을을 규정하는 존재들이다. 새하얀 순백의 표면을 한 걸음만 나가도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제프리가 발견한 것은 이것이다. 

 

사이코패스들만 이 마을의 암흑가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도로시라는 매혹적인 가수도 있다. 이 여자가 부르는 노래가 블루 벨벳이다. 건전한 중산층백인 여자친구도 있지만, 제프리는 이 퇴폐적인 여가수에게 빠져든다. 뭐, 가수로서도 실생활에서도 이 여자는 섹스어필 그 자체다. 거기에다가 이 여자는 매저키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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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호퍼가 막 두들겨패는데, 이 여자 표정이 이렇다. 이런 변태여자가 주류영화의 여주인공이라니! 뭐 이런 여자다 하고 암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놓고 이렇게 보여준다. 나중엔 옷을 홀딱 벗고 길거리를 다니는 것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주인공에게 누가 말하는 대사가 걸작이다. "저 여자 누구야? 네 엄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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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충격적인 장면은 데니스 호퍼와 도로시가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인데, 

도로시가 다리를 활짝 벌리자, 데니스 호퍼가 마약 한번 하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갓난아이가 된 듯 "엄마~~~" 하고 소리치는 장면이다. 웃기다기보다 너무 엽기적이라서 소름이 끼친다. 데니스 호퍼가 어떤 놈인지 잘 아는데 웃음이 나올 리 없다. "엄마~~! 아기는 꼴X요. 섹X할래요." 하더니 섹X를 한다. 그러더니, 혼자 화가 나서 도로시를 흠씬 두들겨팬 다음 뛰쳐나가 버린다. 이런 장면이 나오는 영화가 대중적인 히트를 치다니......

 

형식적으로는, 제프리라고 하는 평범한 청년이 비정한 암흑가에 들어가 겪는 모험을 그린 느와르 그 자체인데,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노골적으로 나온다. 그리고, 잔인성도 당시로서는 유례없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나온다.

 

제프리는 데니스 호퍼를 총으로 쏘아죽인다. 데니스 호퍼가 제프리를 어리고 순박하다고 얕본 탓이다. 제프리는 영화 끝에 다시 백설공주같은 자기 생활로 돌아온다. 그는 지금까지 겪은 지옥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 하지만, 관객들은 알고 있다. 이 백설공주같은 일상은 그냥 표면적인 것일 뿐이다. 그 표면 밑에는 변태적인 폭력성과 범죄가 존재한다.  

 

이 영화는 당시 흥행에 대성공했다. 그리고, 컬트라고 하는, 소수를 위한 반골적인 영화가 메이저쟝르가 된다.컬트는 유행어가 된다. 오죽하면, 개그트리오가 자기들 이름을 컬트삼총사라고 했을까. 이 영화 다음으로 트윈픽스라고 하는 드라마를 만들어 대성공을 시킴으로써 데이빗 린치는 대가로 존경받게 된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데니스 호퍼는 성공적인 말년을 보내게 된다. 내 생각에, 이 영화는 데이빗 린치감독의 영화인 것만큼이나 데니스 호퍼의 영화다. 

 

이 영화가 당시 가졌던 충격성과 반골정신, 파격성은 지금 보아서는 모른다.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매혹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는 큰 의의다.

 

이 영화는 또 함축성이 풍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팬들이 이 영화에서 잘린 귀가 무슨 의미냐를 놓고 토론하기도 하였다. 그의 영화 스타일은 이렇다. 영화에 굉장히 많은 함축을 집어넣기 때문에, 그의 영화는 순전한 서사라기보다 시적인 데가 있다.  

 

영화 자체도 걸작이거니와, 컬트라고 하는 요소를 영화계의 주류로 단숨에 끌어올린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데이비 린치는 당시 이미 대가로서 존경을 받았다. 그의 영화사적 의의는 사람들이 당시 잘 알았다. 당시 사람들은, 데이빗 린치가 이런 걸작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그의 걸작은 거기서 끝이었다. 

 

뒤이어서, 컬트를 주류 정도가 아니라, 영화계의 핫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인기 절정을 구가한 사람이 팀 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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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atine
    Sona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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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감독 부고 소식과 함께 가장 생각난 영환데.. 감사합니다.
다시 봐야겠네요
18:29
7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golgo
데이빗 린치감독의 걸작이죠. 쓰고 보니, 지금 보아도 충격적이네요. 하지만, 당시에는 더 충격적이었죠.
18:57
7시간 전
2등
이 영화가 한국엔 92년인가 91년인가 개봉했는데
회사마치고 가까스로 마지막회 보고왔는데요
집에 오는 길이 평소때와는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19:38
6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80's
아주 신랄한 영화라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것이 놀랍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21:30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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