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워] (스포있음) 마지막 장면에 대한 이야기
(마침 이 글에 어울리는 포스터가 있군요)
이제 정식개봉도 했으니 이 글을 써도 될 것 같습니다.
결정적 스포가 있는 글이니 관람을 하신분만 보시길...
<콜드 워>를 관람하신 분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43473193
좋은 영화는 장면만으로도 자질구레한 설명을 대신하죠.
마지막 허물어진 성당 안에서(아마도 2차 대전의 상흔으로 보이는)
벽에 그려진 눈이 증인이 되어주는 가운데
두 남녀는 영원의 맹세를 하고 약을 (체격에 따른 적정량을?) 삼킵니다.
정황상 자살임이 명백한데요.
그 후 죽음의 약기운이 돈 그들이(얼굴이 더욱 초췌해있습니다)
들판의 갈림길(이 스팟도 의미심장하죠) 옆 벤치에 앉아 있다가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며 영화는 끝납니다.
관람객들마다 여기서 해석이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해피엔딩이냐, 아니면 비극이냐?
결론만 말하면 저는 전자로 받아들였습니다.
간단히 표현하면 ‘이승으로부터의 망명시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삶에 정박하지 못하고 떠돌아야만 했던 인물들의 태생적 귀결.
정신적 보헤미안으로서의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이들이 누리지 못한 영혼의 자유는 흑백 1.37:1의 화면 안이 아니라
프레임 밖 어딘가가 아닌가?
저쪽 경치가 더 좋다는 줄라의 마지막 대사는 그래서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이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요동친 그 ‘자연현상’
텅빈 화면 뒤로 갈대를 흔드는 미풍은,
그들이 겪어왔던 운명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이 와 닿았습니다.
저는 그랬지만 감상자들마다 생각은 다르겠죠.
여러분은 이 마지막에 이르는 시퀀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텐더로인
추천인 12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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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좀 부끄러운데 전 그 약이 자살하는게 아니라 그 나라 혼례할 때 으레 하는 관습인줄 알았어요.ㅋㅋㅋ
그들이 시골성당으로 오기 전 화장실에서....공연용 가발을 벗어던지며 줄라가 탄식하듯이 얘기하죠.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그때 느낌이 싸하더군요.
저도요... 저 시대, 나라에서는 저렇게 하는구나로 그냥 넘겼는데 사실을 알고 나니 부끄럽네요.. ㅎㅎ;
그러네요...또 사랑을 위해 떠나는거군요~!!! 마지막 인상깊었어요~
바람에 한번 흔들리는 갈대(?)도.........
감독 자신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들기도 했고.
이승으로부터의 망명시도ㅎㅎ 표현이 좋네요 두 사람에게는 해피엔딩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이전 글도 잘 읽었어요~
이승으로부터의 망명시도ㅎㅎ 표현이 좋네요 두 사람에게는 해피엔딩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이전 글도 잘 읽었어요~
진정으로 '영원한 사랑'이 완성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 인간이기 때문에 살아있으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영원할 수 없죠. 그 둘은 서로를 끔찍히 사랑했기 때문에 삶을 초월한 선택을 해서 영원히 서로를 사랑하는 상태로 남길 바랬던 것 같아요.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웠습니다. 뜬금없이 이 장면에서 <아노말리사>가 생각났네요 ㅋㅋ
프레임안에서는 사랑이 완성될 수 없기에 프레임을 벗어나면서 끝난 앤딩을 저역시 해피라고 봤어요.
저는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같이 있으면 불행해지고 떨어져 있어도 너무 불행해지는 두 사람이 한 어쩔 수 없는 슬픈 선택이라고 생각해요ㅠ
사실 끊기는 전개가 제 취향은 아니었는데
엔딩에서 말그대로 뻑이 갔어요... ㅠㅠ 엄청난 영화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표현 너무 멋지십니다...! 너무 인상적인 마지막이었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 영화를 보고 왔는데 텐더로인님의 글을 읽으니 더 잘 이해가 되네요.
해석하는 지식과 글 솜씨가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