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최적의 IMAX극장 만들고 싶어요! & 명장면뽑기
(원래는 명장면 뽑기 부분을 먼저 썼으나 그 부분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서 스포일러 없는 “내가 크레이지 리치라면 OOO을 해보겠다” 미션 부분을 도입부로 옮겼습니다. 스포 시작하는 부분은 미리 알려드리니 걱정 마시고 읽으셔도 됩니다. ^^)
제가 “크레이지 리치”라면 해보고픈 일! 말도 안 되는 일일지라도 꿈은 자고로 크게 가져야죠! (?)
바로 경사도를 최대치로 만들어서 앞사람 머리에 화면이 절대 가리지 않고 스크린 크기도 세계 최대에 사운드 시설도 1mm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설계한 전용 IMAX 영화관 (IMAX 70mm Film & IMAX Laser 모두 호환 가능) 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 만족을 위한 것이니 굳이 좌석을 최대한 많이 욱여넣을 필요도 없고, 스크린 크기와 공간은 최대치로 크고 넓게 만들되, 좌석수는 비교적 적게, 발로 앞사람을 절대 찰 수 없는 열 간 넓은 거리, 그리고 옆 사람에 방해받을 일 절대 없게 양옆에 취향에 따라 올렸다 내렸다가 가능한 암막 커튼까지 설치 (독서실 느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좌석과 영사기는 한 회차 상영 끝날 때마다 청소, 스크린은 하루에 한 번 청소! 음식물은 물 제외 절대 반입 금지, 전자기기는 무조건 상영관 밖에 맡겨야하는 구조!
…로 영화관을 만들어서 거기서 혼자서 영화도 보고 친한 이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영화를 사랑하는 익무 분들도 초대해서 단관 시사도 열어보고 싶네요. 좌석은 애초에 사이드까지 만들지 않을 터이니 모두가 명당 자리에서 행복한 관람을... (아...잠깐 동안이라도 상상하느라 즐거웠습니다..ㅠㅠ)
그리고 추가로 제작비 무제한으로 영화 한 편 기똥차게 찍어보고 싶습니다. 제작기간도 무제한으로 잡아서 각본이 제대로 나올 때까지 절대 촬영 안 들어가고, CG도 CG 크루를 최대한 많이 기용해서 어색한 부분 하나 없이 블레이드러너2049급의 CG 퀄리티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고 돈이 얼마나 들어도 상관 없으니...정말 말 그대로 드림 프로젝트네요.
그리고 또 하나, 실력 있고 열정 있지만 제작비가 없는 신인 감독 분들께 제작비 무제한으로 지원하고 간섭 일체 안 한 채 창작의 자유 지켜드리면서 원하시는 영화 촬영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거장 감독님들께서 만들고 싶으셨으나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결국 엎어지거나 결과물이 이상하게 나왔던 영화들, 제작비는 얼마든 지원해드리고 간섭 일체 안 한 채 만들게 해드리고 싶어요, 아직 원하시기만 한다면..ㅠ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조지 밀러 감독님의 매드맥스:퓨리로드 후속작 (전편이 평은 좋았는데 흥행이 폭발적이지가 않았어서 후속 제작 못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의 총몽 (카메론 감독님께서 아바타 스케줄 때문에 결국 연출 못 하시고 제작만 하셨는데, 아바타 다 끝내실 때까지 언제가 됐든 기다릴 수 있으니 총몽 카메론 감독님 연출 버전도 한 번 볼 수 있었음...ㅠ), 잭 스나이너 감독님의 연출 의도에 워너가 했던 간섭 1도 안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DC 시리즈, 드니 빌뇌브 감독님 혹은 리들리 스콧 감독님의 블레이드 러너 2049 속편 (블레이드 러너 둘 다 흥행 성적이 저조했었어서 영화는 참 좋았는데 후속 제작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ㅠㅠ), 조셉 코신스키 감독님의 트론:레거시 속편 (비주얼 쇼크였던 영화였는데 ㅠㅠ) 등등...
(여기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된 글이니 영화를 이미 보신 분, 혹은 스포를 신경쓰지 않는 분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역시...아니나 다를까 서포터즈 이벤트계의 인기 종목, 명장면 뽑기가 돌아왔군요. 좋아하는 영화에선 단 몇 장면만 따로 최고라고 뽑기가 정말 너무나 어려워서 굉장히 어려워하면서도 은근 재미있어서 즐기는 종목인데,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여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던 영화 중 특히나 만족스러웠던 부분을 두 부분 뽑아보겠습니다. ^^
1. 닉의 프러포즈 (+엘레노어의 반지)
매우 만족스럽고 즐거웠던 영화인 것 맞나, 솔직히 영화 자체가 꽤나 전형적인 동양식 로맨틱 코미디물의 흐름을 대체로 따라가기에 뒷부분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봤는데, 이 부분은 정말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뒤통수를 세게 후려치는 반전 장면이었습니다.
전 후반부의 전개방향을 보고선 닉이 레이첼 없인 도저히 안 되겠어서 가족들, 특히 엘레노어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에서 빠져나와서 레이첼에게 청혼하고선 자기 집안의 모든 부를 포기하는 결말로 끝이 날 줄 알았습니다. 닉의 할머니께선 닉이 레이첼과 결혼을 하면 닉에게 재산을 안 물려주실 것 같았고, 닉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레이첼을 잡을 줄 알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결말부까지만 해도 엘레노어와 닉의 할머니 분께서 너무나 완강하게 둘의 결혼을 반대하시며 레이첼에게 해선 안 될 말까지 서슴없이 하셨단 말이죠.
그.런.데. 엘레노어가 닉에게 본인의 결혼 반지까지 줘 가며 레이첼에게 청혼하는 것을 허락하리라곤 정말 꿈속에서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레이첼이 엘레노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닉이 반지 케이스를 열 때 내부에 엘레노어의 반지가 들어있는 걸 보고 너무 충격 먹어서 충격과 함께 먹먹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수많은 방해와 장애물 (그녀를 시기하는 이들의 몇몇 방해공작들은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역겹기까지 했습니다) 들을 넘어서서 얼음장 같던 엘레노어의 마음까지 움직여버린 레이첼이 정말 대견하고, 뿌듯하고,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 둘이 결국 이어지지 않는 결말, 혹은 닉이 레이첼을 위해 가족과의 연을 끊어야만했던 결말이 나왔다면 보고 나와서도 계속 마음이 쓰이고 찜찜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장르도 아니고 로맨틱 코미디는 역시나 해피엔딩이 최고죠! 그리고 이 해피엔딩이 그냥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이 아니고 납득이 가는 해피엔딩인 이유는 다음 명장면에서..!
2. 레이첼과 엘레노어의 마작
한국의 고스톱 비슷한 게임을 하다가 예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대해 마음을 열었다니 뭔가 말이 안 될 것 같지만 (막장 드라마에서 예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고스톱 게임 하다간 정말 목숨이 오락가락할지도..;;;;) , 이 영화에선 이 소재가 (마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매우 공감가도록 효과적으로 쓰였습니다.
레이첼과 엘레노어는 마작 게임이라는 명분을 통해 사실은 서로의 속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어머니께 게임을 배운 사실을 이야기함으로써 이 게임은 결국 본인들만의 게임이 아닌 자신의 가족과 가문을 위한 게임이라는 걸 암시한다고 저는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레이첼은 닉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가 뒷조사까지 당하며 시댁에서 끊임없이 무시당했죠) 닉을 포기한 것이고, 엘레노어는 가문의 전통과 품위를 위해 레이첼을 가문에 들이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이 대사를 통해 레이첼이 엘레노어에게 “나도 동양인이예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엘레노어가 동양인은 전통과 가문을 먼저 생각하는데 미국인인 레이첼은 본인의 행복만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 대사를 통해 레이첼 역시 어머니께 전통을 물려받은, 그리고 어머니의 안위를 생각하는 동양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이 둘은 게임의 패를 통해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마작을 몰라 잘은 몰랐는데 감사하게도 golgo님께서 올려주신 해석글 보고 이해했습니다, 링크는 요기!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9218959 ). 게임을 이길 패를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그걸 포기하고 엘레노어에게 건네줌으로써 레이첼은 엘레노어와의 고부전쟁에서 패하게 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닉을 위해 일부러 져준 게 되었죠. 실제로도 닉은 레이첼만 원한다면 모든 걸 버리고 함께 떠날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레이첼이 그걸 거절하고 헤어지는 걸 택하죠. 엘레노어는 이 게임을 통해 닉과 주변인을 위해 스스로 게임에서 지는 걸 택한 레이첼의 진심, 그리고 이런 레이첼이 자신의 아들인 닉의 앞날에 진정한 행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걸 느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박에 자주 쓰이는 카드 게임으로 이런 감동적면서도 진정성 있고, 동시에 플롯을 효과적으로 정리까지 하는 장면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각색 누가 했는지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 책에선 나오지 않는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마작 게임장으로 엘레노어를 불러낸 레이첼의 선택이 정말 신의 한 수였군요... 설마 이걸 노리고..?!
이상, 영화를 사랑하는 이의 폭풍 망상으로 시작해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끝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서포터즈 3차 이벤트 참여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추천인 1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imax 극장이라 꿈만 같군요 . 글 정말 잘쓰셨어요! 꼭 당첨 되시길
마작에 평생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영화 한편에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이렇게 마작의 길로 접어드시는 건가요 ㅋㅋㅋㅋ 저도 마작 전혀 몰랐는데 곧 나올 속편을 위해 룰 공부라도 해놔야 할까봐요 ㅎㅎ
와 글 정말 잘쓰시네요ㅎㅎㅎ
토요일날 이영화를보고왔는데 눈이 넘 즐겁더라구여
내용도 나쁘지않았고 제 기준에 남주가 좀 별로였단거 빼곤 다 좋았던 영화로 기억될꺼같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