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일 평론가가 gv때 가장 곤란한 순간
진중권: 관객과의 대화 많이 해보셨죠? 아, 이런 질문 좀 안했으면 좋겠다. 있나요?
정성일: 이런 질문이라기보다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이 대화를 ‘어학원’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국감독들 모셔놓으면 꼭, 기어이 중국어로 물어보고, 기어이 영어로 물어보고....그래서 경험이 많은 외국 감독들의 공통점은 그렇게 질문이 나오면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요?”...
진중권: 그러니까 되게 민망하게 만드는 거네요ㅎ
정성일: 그러니까 '그렇게 질문하지 마!'....반복해서 질문해도 '난 지금 너의 언어를 전혀 못알아듣겠어.'라는 표정을 딱 짓습니다. 어...그래서 외국감독들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때에는 항상 “여긴 어학원이 아닙니다”라는 얘기를 하고, 한국감독들과 진행을 할 때 힘들게 만드는 경우는 꼭 감독을 가르칠려고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뭐...등장하는 이름이 ‘비트겐슈타인’부터 시작해가지고 안 등장하는 이름이 없어요. 그런데 정확히 아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고....그런 경우에는 정말 미안하지만 제지하게 되죠. 왜? 그 사람 한사람만 있는 건 아니니까.
진중권: 외국감독들도 그렇고 외국에서 철학자 오거나 이러면 관객석에서 꼭 그 나라 말로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 같은 경우에 사실 질문내용은 없어요. 내가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질문인거 같고....또 하나는 한국감독한테 훈수 두는 관객들은 얼마나 용감한 사람들인지...ㅎ 네...부럽습니다. 그 용기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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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을 직접 들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팟캐스트 [창비라디오] 진중권의 문화다방 24회 정성일 2부의 4분 40초 지점부터 위 내용이 나옵니다.
http://www.podbbang.com/ch/7450
4년 전인 2014년 방영분이며 1, 2부로 나눠져 이루어진 3시간 40분 가량의 토크입니다.
텐더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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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익무에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그런 경험 하신 분이 있다 그러니 위 대화가 생각나더군요.
외국어빌런도 빌런이지만.. 진짜 질문의 대부분을 자기 지식 자랑으로 채우는 인간들이 있어요. 막상 질문이 그래서 뭐야?
할 정도로 두서없거나 앞에 지식자랑과 아무 연관도 없는 질문...
남들과 다르게 깊이있는 나에 심취한 무개념들이 항상 있는게 정말 휴..........
어설프게 아는 상태에서 지식을 뽐내는 경우가 많은가 보군요. 참 별로네요..ㅎㅎ
프로 평론가도 감독에게 훈수 두지 않는데;; 훈수를 두는 게 아니라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왜 그렇게 연출했는지 정중히 물어봐야하는 거 아닌가여? ;;;; 질문과 훈수의 경계...란...ㅋㅋ
역시 정성일 평론가!!
오호 팟캐스트에 이런 내용이!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어차피 저는 팟캐스트 못 들어서 패스하는지라ㅠㅠ
진짜 사이다네요ㅋㅋㅋ 외국어빌런은 몇년 전에도 문제가 꽤 되었군요
아, 저는 청각장애인이라 이런 라디오 방송 같은 걸 아예 못 듣는다는 의미였습니다^^;; 대본 제공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그러는 팟캐스트가 없어 아쉽네요
아, 본의아니게 실례를 범했군요ㅠ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거기까진 생각도 못했네요. 저도 녹취파일을 들으며 타이핑으로 발췌한거라...
자기 딴에는 회심의 일격이라 생각했을지도...
맞는 말이긴 한데 진 저사람은 참 비호감이라서
속이 다 시원하네요 ㅋㅋ
급히 발로 만들었습니다.
짤 주워갈게요 ㅋㅋㅋ
아하하ㅋㅋㅋㅋ
도데체 그 사람들은 왜 영화를 만든 감독님께 훈수를두는지..
그래서 질문이 포함된 GV면 시작 전에 관객에게 질문을 좋이같은 걸로 미리 받고 선별하거나
즉석에서 뽑되 대답할만한 내용만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나 잘났소 이러는 사람의 무대가 되지 않게요. 왜 GV의 주인공보다 더 눈에 못띄어서 안달인지...
어떤 방식으로든 미리 취합해서 필터로 거르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전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어로 질문하는걸 본 ㅎㅎ
으으.. 맞아요..
저도 전에 질답시간에 어떤분이 영화평을 마아아아악 하시더니..좀 길어지자 진행자분이 살짝 정리하듯이 말씀하시면서 질문을 유도하는데 횡설수설 하시다가 맺음도 안되고 결국에는 상관없는 질문 하시더라구요. 뭔가 민망...
저는 이것저것 막 질문해보고 싶은데 내공이 부족해서 그냥 열심히 듣고만 있습니다.
질문 조목조목 잘 하시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국어라도 잘하고 외국어 쓰던가... 보통 한국말도 잘 못해서 질문 의도도 모르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ㅠㅠ
공연장엔 안다박수라는 게 있던데 gv엔 안다질문이 있나보네요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조금 알면 오히려 우쭐하기 십상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