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필름을 타고!] 주연 배우 3인방 인터뷰 번역
어제 익무 시사를 보고 주연 배우들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데요, 마침 인터뷰가 있어서 번역해 보았습니다:D
― [썸머 필름을 타고!]를 보고난 후, 마지막 씬에서 새롭게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야기가 자신과 관련되어 현실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미우라 나오유키씨가 쓴 각본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분은 각본을 읽었을 때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나요?
이노리 키라라 (블루 하와이 역, 이하 이노리): 저도 극단 '로로'(주: 공동 각본가 미우라 나오유키가 극작 및 연출을 담당하며 이끄는 극단)의 무대를 보고 미우라 씨는 이야기로 쓰여 있는 부분의 앞과 이면을 느끼게 하는 언어를 자아내는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썸머 필름을 타고!]는 각본을 읽는 단계에서 이미 캐릭터 모두가 사랑스러웠죠. 글만으로도 이만큼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앞'이 보였다고 생각해요. 대본을 읽고 나서 여기에 배우들의 색이나 온도가 들어간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까? 무섭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어요.
카와이 유미 (킥보드 역, 이하 카와이): 대본을 받기 전 기획서를 읽었더니 '여고생, 시대극, 미래에서 온 남자애와 영화를 찍는다'라는 요소가 가득해서 이건 어떤 식으로 완성되는 거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좀 불안했지만, 실제로 모두와 연기해 보니 대본의 인상이 몇 배로 부풀어 올라 입체화되는 듯 한 느낌이 들었어요. 미우라 씨는 배우를 염두에 두고 맞춰서 쓰신 게 아닌데(주: 카와이 유미, 이노리 키라라는 오디션으로 캐스팅), 어디까지 인물상을 떠올리고 이 이야기를 쓰신 걸까요. 각본을 쓴다는 건 굉장한 것 같아요.
이토 마리카 (맨발 역, 이하 이토): 저도 맨 처음 키라라와 유미를 만났을 때 '내가 상상했던 바로 그 블루 하와이랑 킥보드다!'라고 생각했어요. 촬영 중반에는 예상하던 대로 아주 즐거웠고, 물론 일이었지만 마냥 열중해서 영화를 만드는 학생처럼 되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 별로 하지 못했던 일을 미우라 씨의 각본으로 경험할 수 있었죠. (주: 이토 마리카는 아이돌 그룹 노기자카 46 멤버 출신으로, 고등학생 때 아이돌로 데뷔)
카와이: 의상 피팅, 배역들의 첫 대면, 대본 리딩 등의 단계가 진행되는 동안,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나니까 영화라는 건 재밌는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어렸을 때 본 판타지 영화처럼 순수하게 두근두근하면서 보는 사람에게 꿈을 주는 영화...이건 정말 즐겁구나하고요.
이토: 그쵸. 평소라면 좀 부끄러울 대사도 이 캐릭터가 말하는 거라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이 여운으로 마음에 남게 되는...그런 미우라 씨의 언어의 힘은 극단 '로로'의 연극에서도 느꼈던 거라 그 부분을 제대로 영상에 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또 고등학생들이 영화 제작을 한다는 이야기가 제 자신과도 가깝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달성해서 미래로 연결한다는 부분도 저는 정말 좋았어요.
― 지금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이야기만 들어도 즐거웠던 현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어떤 분위기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나요? 인상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이토: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게 배우도 스태프도 모두가 이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예요.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다들 각자 '꼭 좋은 작품으로 만들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언제였더라, 이타바시 슌야씨(대디보이 역)도 '이건 잘 하면 정말 좋은 영화가 될 거야'라고 말했었어요.
이노리: 맞아, 그랬어요.
이토: 이타바시씨의 작품을 대하는 강한 마음에 이끌려 간 부분도 있었어요. 대본 리딩 때 이타바시씨가 계셔서 점차 다들 격의 없는 분위기가 됐거든요.
카와이: 그때부터 완전 '봄'의 분위기로 바뀌었어요. 이 영화에는 부정적인 에너지는 전혀 없었어요. 마츠모토 감독님을 비롯해 모두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들뿐이었어요.
이노리: [썸머 필름을 타고!]에서는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가 힘을 합쳐서 영화를 만들어요. 하지만 실제로 저희는 모두가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영화 만들기와 마주했어요. 그런 저희 자신이 이 이야기와 공명하면서 서로를 다독이며 힘이 하나가 되는...현장은 그런 분위기였죠.
이토: 저는 이 배우 분들과 함께라면 영화 안에서 찍는 영화도 꼭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맨발로서 그 감정이 될 수 있다면 [썸머 필름을 타고!]도 분명 좋은 작품이 될 테죠. 그래서 그런 확신이 들었던 게 무척 기뻤어요.
― 확실히 이야기와 영화 촬영이라는 현실이 하나로 이어져 그 정도로 뜨거운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거네요. 여러분 기억 중에 '무언가에 열중'하는 등장인물의 상태와 연결된 점이 있나요?
카와이: 저는 고등학교 때 했던 댄스부가 생각났어요. 발표회나 학교 축제를 위해 음원을 찾거나 안무를 짜거나 연습을 하거나 다 같이 하나의 결과를 만드는 체험을 많이 해왔거든요. 그것이 현재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제가 연기한 킥보드는 영화 만들기에 몰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어느 쪽이냐 하면 '두 사람(맨발, 블루 하와이)과 같이 있는 게 즐거우니까'라는 동기로 참여했는데, 고등학생 때는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엄청나게 강력한 집념 같은 게 없어도 함께 만드는 것 자체가 정말로 즐거우니까요. [썸머 필름을 타고!]가 그러한 것의 가치를 상기시켜줬어요.
이노리: 두 사람에게는 같이 목욕탕에 갔을 때 얘기한 거지만...저는 중학교 때 영화를 만든 적이 있어요. 수학여행 가기 전에 '수학여행버스 레크리에이션 담당'이 되었는데, 이왕 하는 거 다들 본 적 없고 버스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걸로 하고 싶어서 생각한 끝에, 버스 안에서 볼 영화를 만들게 되었어요. 그렇게 방과 후에 반 애들과 찍은 영화는 2~30분쯤 되는 SF + 살인 사건물이었는데 내용은 엉망진창이었지만(웃음), 엔딩 크레딧은 성룡의 영화처럼 NG 모음으로 했어요.
― 꽤 공들였군요(웃음).
이노리: 네, 의외로요(웃음). 그때도 [썸머 필름을 타고!]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함께 하나의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왠지 궁금하니까 해보자, 그런 것들이 모두의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모여 결과적으로는 굉장한 에너지가 되었죠. 완성된 영화를 버스 안에서 틀었을 때 다들 웃어 줘서 정말로 기뻤어요. 그 때의 기분은 지금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제가 무대인사 때 인사를 했을 때 박수를 받는 기쁨과도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이토: 지금 얘기를 들으니까 초등학생 때 눈동냥으로 순정만화를 그리던 때가 생각났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쭉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그린 걸 상대가 봐주는 교환일기 같은 걸 친구랑 했어요. 생각해보면 그 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네요.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클래식 발레나 댄스 같은 '표현을 하는' 쪽에 열중하게 되어 그림은 그리지 않게 되었지만요...고등학교 때 아이돌이 되고부터는 감독님과 대화해가며 뮤직 비디오를 찍는 과정이 재밌어서 영상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시절 최고의 추억이라고 한다면, 유미처럼 댄스 발표회예요. 보통은 일 때문에 학교 친구들이랑 별로 교류가 없었지만, 팀 애들과 컨셉을 생각하거나 연습을 하거나, 의상을 어떻게 할지 서로 얘기를 나누거나, 영감을 받기 위해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했어요. 덕분에 그 발표회에서 우승했죠.
― 굉장하네요!
이토: 타이밍도 딱 고3이여서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제 고등학교 시절에 유일하게 [썸머 필름을 타고!]와 같은 추억이에요.
전 개인전을 열거나 뭔가 표현을 하거나 할 때, 거기에 함께 참여하는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이나 스태프 분들 모두와 '좋았다'라고 함께 얘기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작품은 참여하는 모두 각자의 몫이고, 그렇게 느끼는 건 고3 때의 댄스 발표회 경험을 거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 그럼 이번에 [썸머 필름을 타고!]에서 얻은 건 무엇인가요?
이토: 아까 키라라가 말했던 것처럼, 그저 좋아하니까 하고 싶어, 흥미가 있으니 해보자와 같은 초기 충동이 앞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로서 계속해서 익숙해지면 어느 샌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생기죠. '이 시간까지 해야 하니 컨디션을 조절해야겠네'와 같이 말이죠. 하지만 그런 것보다 얼마나 그 때 자신의 감정이 고조되었는가가 중요해요. 배우라면 그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이번에 좋아하는 것을 그저 똑바로 마주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상당히 느꼈어요. 이 영화는 마츠모토씨와 미우라씨의 첫 장편영화이자, 저에게는 첫 주연 영화에요. 거기서 느낀 이 기분만큼은 절대로 잊고 싶지 않아요.
카와이: 극중의 '맨발 팀'에서도 실제 촬영현장에서도 느꼈던 것은, 여럿이서 뭔가를 만들 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향해 있으면 좋은 걸 만들 수 있구나 라는 거예요. 직업이 되면 진짜로 그렇게 하는 건 어렵기도 하지만, [썸머 필름을 타고!]에서는 모두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마음, 믿는 마음, 응원하는 마음이 모였구나 싶을 때에 가장 좋은 에너지가 생겨났어요. 그 경험은 무척이나 소중해요.
이노리: 저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이 영화가 끝나도 미래의 어딘가에서 캐릭터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식으로 미래를 믿을 수 있다니 대단하죠...게다가 [썸머 필름을 타고!]는 코로나 때문에 한 번 촬영이 중단됐었어요. 그 때는 언제 재개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어쩌면 이 영화 자체가 무산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무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와 함께 믿고 비는 와중에 촬영이 재개되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극중에서 맨발들이 영화를 미래에 남기려고 하는데, 저희도 [썸머 필름을 타고!]를 남길 수 있어서 영화를 만들 미래의 사람에게 분명 무언가를 전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믿을 수 있어서 영화가 제일 좋고 영화를 제일 하고 싶다는 제 마음이 더욱 단단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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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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