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4
  • 쓰기
  • 검색

프랑스 파리 몽파흐나스 묘지 갔어요(드미-바르다, 에릭 로메르)

율은사랑
2605 29 14

프랑스 파리 14구에 위치해있는 몽파흐나스 묘지에 다녀왔습니다

프랑스에서 각 영역에서 수많은 업적을 남긴 유명한 분들이 잠들어계신 곳으로 알려져있죠

시네필로서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도 여기에 있어서 꼭 찾아오고 싶었던 곳입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02.jpg

 

묘지 정문을 들어가면 이렇게 생겼어요

들어가면 공동묘지라고 했을 때 생각하는 우중충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공원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의외로 잔잔한 생기가 느껴져요

실제로 산책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03.jpg

 

묘지에 들어가자마자 이 무덤이 제 눈에 확 띄었는데 이 무덤은 앙리 랑글루아 라는 분의 묘입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설립자이면서 '시네마테크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분이죠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04.jpg

 

비석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프랑스 고전영화의 스틸컷들이 모자이크화처럼 모여있네요

프랑소와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는 물론이고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도 눈에 띕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08.jpg

 

그리고 60년대 프랑스 영화에서 중요한 감독들 중 두 분인 자크 드미 감독과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부부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원래는 자크 드미 감독의 무덤이었는데 아녜스 바르다 감독이 3년 전에 타계하시고 나서 지금은 같이 나란히 누워계시죠

 

딱 봐도 주변 묘지에 비해 차별되어 보일 만큼 느껴질만큼 무덤에서 생기가 느껴져요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09.jpg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10.jpg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솔방울과 돌, 쪽지와 같은 여러 물건들을 무덤에 올려놓으면서 조의을 표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감독이라는 게 바로 느껴지네요 

 

참고로 바르다 감독이 돌아가실 때까지 사셨던 다게레오 거리도 몽파흐나스 묘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요

그 거리에는 바르다 감독이 <라 푸앵트 쿠스트로의 여행> 제작을 위해 설립한 영화사 시네 타마리스도 아직 있다고 합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12.jpg

 

잠시 인사를 드린 뒤에 제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 중 한 명인 에릭 로메르 감독의 무덤을 찾아 나섰습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15.jpg

 

에릭 로메르 감독의 무덤은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드미-바르다 무덤은 만들어진 산책로와 가깝고 외형도 금방 알아볼 수 있었는데

에릭 로메르 감독 무덤은 저기 어디 한 가운데에 있어서 무덤들 사이로 들어가야 겨우 찾을 수가 있었어요

(관리소에서 주는 지도가 있는데 생각보다 대충 그려진 지도라서 애를 먹었습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17.jpg

 

그렇게 30분 정도를 무덤들 사이를 비집고 돌아다니고 나서 겨우겨우 찾은 거장의 묘비!

 

로베르 브레송 감독이 대신 누워계서도 수긍할 법한, 미니멀리즘적이면서도 경건해지는 디자인입니다

가톨릭 신자셨다고 알고 있는데 단순한 디자인 안에서도 십자가가 무게감을 더하네요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18.jpg

 

비석 위의 글씨가 색이 바래져서 잘 보이지 않지만

Maurice Schérer(에릭 로메르 본명) 밑에 적힌  Éric Rohmer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여기도 어떤 분이 쪽지를 올려놓으셨는데 눈에 보이는 글귀를 보니 에릭 로메르 감독께 쓴 편지였습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21.jpg

 

그냥 가긴 너무 아까워서 시네필로서 진심을 담아 저도 짧은 영어로 쪽지를 적어 얹어놓았습니다.

정말 존경하는 감독님께 직접 말을 건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떨떨하면서도 스스로 주책스럽게 감동도 먹었네요

 

제가 영화사를 공부하면서 저 멀리 한국에서 책이나 인터넷, 시네마테크에서 본 정말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영화를 만드신 분께 직접 경의를 표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기분이 행복해진 하루였습니다ㅎㅎㅎ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 보고 나서 누벨바그 이전의 프랑스 영화의 거장 중 한명이신 자크 베케르 감독이 누워계시는 무덤도 다녀왔습니다

 

KakaoTalk_20220502_163705383_25.jpg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9

  • 쵸코송이
    쵸코송이

  • 도곡리
  • 스코티
    스코티

  • 어블

  • sayopening
  • odorukid
    odorukid
  • 냥바냥
    냥바냥
  • 테리어
    테리어
  • golgo
    golgo

  • cococo

  • 알모도바르
  • david12
    david12
  • Nashira
    Nashira

댓글 1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0:52
22.05.03.
profile image 2등

와아..... 그러고보니 해외여행 다니면서 묘지를 둘러볼 생각은 한번도 못했었네요! 
유럽은 묘지가 곧 공원같기도 하던데...
언젠가 저도!! +_+ 

01:24
22.05.03.
3등
간달프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1:57
22.05.03.
profile image
귀한 사진 잘 봤습니다. 신비로운 장소네요
07:35
22.05.03.
카사블랑카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7:47
22.05.03.
생강생강
삭제된 댓글입니다.
07:59
22.05.03.
와, 영화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멋진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08:38
22.05.03.
브래드디카프리오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8:44
22.05.03.
profile image
드미 바르다 부부 감독님 무덤에는
고양이 선물들(?)이 눈에 띄네요...

생전에 고양이 좋아하셨는지...
08:58
22.05.03.
냥바냥

바르다 감독이 엄청 고양이 애호가셨죠!!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 로고도 고양이로 할만큼 엄청 좋아하셨어요

07:17
22.05.05.
와 실제로 보기에 정말 어려운 곳이 되었는데...
사진으로나마 경건하게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09:05
22.05.03.
4년전 신행으로 파리에 갔었는데 몽파르나스 타워 올라갔다가 위에서보니 유독 이상한곳이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묘지라고 했던 기억이나네요 그곳이 여기였네요 ㄷㄷ
10:57
22.05.0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문워크]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7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4:19 1487
공지 [애니멀 킹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22 익무노예 익무노예 24.12.26.14:16 3308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5 익무노예 익무노예 24.12.23.11:36 15562
HOT 직접 느낀 영화관 최악의 매너 순위 3 Opps 2시간 전21:33 705
HOT 잊을까 다시 알려주는 애플TV 낼부터 3일 무료 3 NeoSun NeoSun 2시간 전20:51 681
HOT 러시안 룰렛 확률을 잘못 계산한 공유 2 Sonatine Sonatine 3시간 전19:52 1389
HOT 올리버 스톤 감독의 24년 최고작은 '위키드' 2 NeoSun NeoSun 3시간 전19:45 634
HOT (약스포) 레드 룸스를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6시간 전16:58 416
HOT 소닉해피밀 이게 최선이었니..ㅎㅎㅎ 4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시간 전17:18 1595
HOT (※<더 배트맨> 내용 언급) <더 배트맨 2> 선과 ... 2 카란 카란 6시간 전16:46 989
HOT 태론 에저튼 '캐리 온' 넷플릭스 영화 역대 시청... 2 NeoSun NeoSun 7시간 전16:11 1268
HOT [고스트캣 앙주] 이웃집의 앙주 2 다솜97 다솜97 7시간 전16:08 342
HOT CJ가 올해 준비 중인 단 3편의 영화 5 소보로단팥빵 8시간 전15:04 4362
HOT 퓨리오사는 도대체 왜 망한 건가요?ㄷㄷ 37 힙합팬 힙합팬 9시간 전14:15 3900
HOT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제작기 영상 공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1시간 전11:59 937
HOT 해외 K드라마 전문가가 찾은 '오징어 게임 2' 이... 5 golgo golgo 11시간 전12:31 2945
HOT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 2024년 최대손실율(MDD) 현황 7 NeoSun NeoSun 11시간 전11:52 1476
HOT '시빌 워: 분열의 시대' IMDb 트리비아 번역 8 golgo golgo 1일 전20:46 1823
HOT <마당을 나온 암탉> 슈퍼스케일드 4K 개봉 확정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1시간 전11:45 752
HOT [스포x] 시빌워:분열의 시대 관람 후기(송돌비) 8 순하다 순하다 12시간 전11:25 883
HOT 디카프리오 '오징어 게임 3' 출연 루머 해외 기사... 5 NeoSun NeoSun 13시간 전10:19 2761
HOT 2024년 극장관람영화 Best8 6 블루레이 13시간 전10:01 1294
HOT 미야자키 하야오의 2025 뱀의 해 일러스트 4 NeoSun NeoSun 14시간 전09:24 2121
1162569
image
zdmoon 7분 전23:34 68
1162568
normal
뚠뚠는개미 28분 전23:13 80
1162567
normal
Opps 2시간 전21:33 705
116256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1:01 791
116256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51 681
1162564
normal
Sonatine Sonatine 3시간 전19:52 1389
116256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9:45 908
116256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9:45 439
116256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9:45 634
1162560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4시간 전19:01 254
1162559
image
zdmoon 4시간 전18:52 573
1162558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5시간 전18:13 312
1162557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8:01 459
1162556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7:37 957
1162555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7:30 562
1162554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시간 전17:18 1595
1162553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7:06 557
1162552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7:06 437
1162551
image
totalrecall 6시간 전17:00 504
1162550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6시간 전16:58 416
1162549
image
카란 카란 6시간 전16:46 989
1162548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20 501
1162547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12 409
1162546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11 1268
1162545
image
다솜97 다솜97 7시간 전16:08 342
1162544
image
카스미팬S 7시간 전16:06 353
1162543
normal
카스미팬S 7시간 전15:54 356
1162542
normal
기운창기사 기운창기사 8시간 전15:41 882
1162541
image
소보로단팥빵 8시간 전15:04 4362
1162540
normal
totalrecall 8시간 전14:54 900
1162539
normal
힙합팬 힙합팬 9시간 전14:15 3900
1162538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14:05 523
1162537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14:04 737
1162536
image
김형서 9시간 전13:56 2401
1162535
image
시작 시작 10시간 전12:48 3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