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예계 근황, 숙청의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JB프레스의 후쿠시마 카오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좀 요약해봤습니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85511bbce9ebe520b33347899e2379825a3c4c59
문화대혁명 얘기도 나오고 좀 섬뜩하네요.
먼저 현재 중국 연예계 근황
시작은 EXO(한국 아이돌 그룹) 멤버이자 웨이보(중국의 눈) 팔로워 수 5천만 명을 자랑하는 캐나다 국적의 중국 스타 우이판(크리스 우)이 강간 혐의로 체포된 사건
우이판은 “내 뮤직 비디오에 출연시켜줄게” 등 감언이설로 신인 여배우나 소녀 팬들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했다는데, 그 피해자들이 SNS에 악행을 고발.
7월 17일에는 인터넷에서 유명한 여성 인플루언서 두메이주(都美竹)가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형태로, 우이판에게 연예계 은퇴를 권고하는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난리가 났고, 7월 31일에는 마침내 공안 당국이 우이판을 강간 혐의로 체포.
이어서 또 사회자로 활약하는 탤런트 첸펑(钱枫)
데이트 강간 피해자라며 나선 여성이 SNS로 고발하면서 큰 비난에 휩싸여.
평소 깨끗한 이미지로 인기를 모은 싱어송라이터 헨리 후오(霍尊)
과거에 사귀었던 여성에 의해 난잡한 여성 관계와 불성실한 언동이 폭로.
<산하령>(山河令) 등의 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장저한(張哲瀚)
일본을 방문했을 때, 메이지 시대 일본 육군대장 노기 마레스케의 제사를 지내는 노기신사에서 진행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 데비 부인과 같이 기념사진을 촬영.+ 야스쿠니신사에 가서 사진을 찍은 과거도 드러나면서 “친일파”로 매도당함.
(※참고로 노기 마레스케는 청일전쟁과 뤼순 대학살의 책임자, 일본 출신 전 인도네시아 영부인이었던 데비 부인은 혐중 인사로 유명.)
장저한은 코카콜라 등 20여개 기업으로부터 CF 계약을 해지 당했고, 인터넷에 사과문을 올림.
브로맨스 드라마 <진정령>(陈情令)의 주연을 맡아 일본에서도 팬이 많은 왕이보(王一博), 그리고 그와 다른 사극 드라마에서 함께 연기한 자오리잉(赵丽颖).... 두 사람의 열광적인 팬클럽들이 상대 팬클럽을 비난하는 ‘팬 전쟁’을 인터넷에서 일으킴. 결국 자오리잉의 SNS 계정은 15일 동안 정지 처분을 받음.
인기 여배우이자 팔로워 수 1200만 명을 자랑하는 정솽(郑爽)
이면 계약을 통해 탈세를 한 사실이 드러나서, 2.99억 위안(약 537억 원)의 벌금을 냄.
또 올해(2021년) 1월, 미국에서 대리모 출산(중국에선 불법이지만, 중국인 부유층 사이에서 유행)을 의뢰했는데, 이후 애인과 헤어지면서 그 아이의 양육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비난의 타깃이 됨.
참고로 2018년 중국의 국민 배우였던 판빙빙이 탈세로 8.84억 위안(약 1,588억 원)의 벌금 및 추징세를 냈던 일이 있음.
결정적인 것이 중국의 대배우이자 기업인으로서도 성공한 조미(赵薇 = 자오웨이)
드라마 <황제의 딸>로 유명세를 얻고 <소림 축구> <적벽대전> 등 출연.
지난 8월 26일 밤부터 갑자기 중국에서 ‘금지’ 처분을 당함.
그녀가 출연한 영화, 드라마 등이 텐센트 비디오 등 플랫폼에서 검색되지 않고, 그녀의 이름으로 검색조차 할 수 없게 됨.
조미는 2001년 11월 패션지 화보에서 욱일기 비슷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면서 ‘매국노’란 비난을 받은 과거가 있음. 그래도 연기력으로 논란을 가라앉히고 스타의 자리를 지켰으며, 나중에 사업가 황유룽(黄有龙)와 결혼 후 사업가로도 성공. 슈퍼 셀러브리티로 연예계에 군림.
앞서 친일파로 비난 받은 장저한의 기획사를 조미가 운영하고 있었던 탓에, “원조 친일파”로 덩달아 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는데... 그러기에는 받은 처분(기록 말살형)이 너무나 큼.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옴.
지난 6월부터 저장성 항저우 시 서기를 포함한 저장성의 고위 관료들이 잇달아 실각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알리바바 그룹 산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작년 11월에 상장 급중단된 것과 관련된 내부자 거래가 원인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있음.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과 조미, 그리고 조미 남편이 친한 사이라, 마윈이 중국 정부에 찍히면서 같이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억측이 퍼지고 있음.
공산당은 최근 들어 중국 스타들의 팬클럽을 경계하면서 다음과 같은 통지문을 각 연예 기획사에 보냄.
(1) 미성년자에게 고액을 소비하게 하거나, 순위 투표 등의 행위를 유발하는 행위. (이른바 ‘밀어주기’)
(2) 팬클럽, 팔로워들끼리의 싸움, 욕설, 유언비어 공격, 신상 털기,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행위.
(3) 팬클럽, 팔로워들이 ‘최애’를 위해 쓴 돈을 비교하는 등, 사치스럽고 향락적인 행위.
(4) 팔로워에게 명령하거나, 여론 형성을 위해 글쓰기 알바를 고용하거나, 뒷계정을 이용해 순위 투표 부풀리기를 꾀하는 행위.
(5) 트렌드에 올리는 등 화제가 되게 하는 형태로 여론을 어지럽히고 질서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
이상 5가지를 금지. 여기에 추가로 또...
인기 스타 연예인 순위 금지와 팔로워 및 팬클럽에 대한 기획사의 감독 책임 강화
팬들의 소비 유도 금지
금전적 인기투표 유도 행위 금지
미성년자들의 밀어주기, 인기 순위 투표, 온라인 집회 참여 금지까지...
그리고 TV, 인터넷 방송 출연 금지 블랙리스트에 조미, 헨리 후오, 우이판, 정솽, 판빙빙 등의 이름이 올라왔다는 소문도..
중국이 팬클럽을 단속하는 이유
중국이 이처럼 팬클럽 단속을 철저히 하려는 것은, 팬클럽의 멤버 수와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
우이판의 경우 웨이보 팔로워 수만 5천만 명.
그가 특정 브랜드 광고를 할 경우, 팬들은 우이판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로 하지도 않는 상품을 구매. 때문에 각 브랜드들이 앞다퉈 우이판과 계약하려 하고, 그러면 팬들은 자신들 덕분에 우이판의 영향력과 경제적 지위가 올라갔다고 여기고 만족감을 얻는다고. 마치 종교 교주와 신자 같은 관계.
한국이나 일본의 아이돌 그룹 멤버 밀어주기와는 차원이 다른, 보다 직접적이고, 보다 광범위하고, 보다 열광적인 중국팬들.
그 에너지는 무시무시할 정도여서 우이판이 강간 혐의로 공안당국에 체포된 뒤에도, 많은 팬들이 공안의 공식 계정에 “크리스를 용서해 달라”고 요구.
중국 정부로선 사실상 자국 네티즌들에게 우이판을 공격하라고 암묵적 지시를 내린 상황인데, 그것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어서, 공산당 핵심부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중국 스타들의 팬클럽 규모와 그들의 영향력은, 중국 공산당 1인자 시진핑을 위협할 지경. 때문에 권력 강화 유지를 위해선, 스타들의 악행을 들추고, 일반 서민들이 그들을 질투하게 만들어 ‘계급의 적’으로 끌어내린 뒤 굴복시키려는 수법. 이는 과거 1960~7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의 인터넷 버전임.
결론
중국은 그 막대한 시장 규모로 인해 세계 연예계, 영화계, 문화 산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개혁 개방 이후 자국산 드라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한순간에 (문화대혁명 때처럼) 지옥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음.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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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혁명 때는 중국 내에서 끝났지만 요즘은 국력이 강해졌다고 이웃나라에게까지 간섭하지않을까 우려되네요.
미국은 이미 눈치보는 중이고...
싸드가 이렇게 이득이 되네요. 덕분에 일찌감치 중국연예계 쪽에서 스스로 손절해줘서 한국은 큰 타격 없을 듯.
그 방대한 내수시장과 인구로 조금만 머리를 쓰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 집어먹을 수도 있을 텐데
자기들이 알아서 백스텝 밟고 있으니.... 문화혁명과 전문어시절 사이의 어딘가로 갈듯 하지만...
예전처럼 모두 틀어막고 통제할 수 있을 리 없으니.. 조만간 중국난민 받네 어쩌네 얘기 나오게 생길 듯.
제 동생 얘기도 비슷하던데.. 경제, 문화계 측면에서 사드 사태로 예방 주사 맞은 격이라고 하더라고요.
크리스 때려잡을 때는 중국이 우리보다 낫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동안은요
그런데 그게 대중들을 호도하게 만들어서 연예계 장악하려는 빅픽쳐였던 것 같아요
점점 그냥 사과로 끝날 일이나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것까지 논란 만들어서 죽이기 하는 걸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덧글부대처럼 인터넷 홍위병도 열심히 키우겠네요 ㅎㅎㅎㅎ
공산당쪽 선전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한국에서 중국연예인쓰려면 모든걸 감수해야되는 문제가 크긴 합니다. 중국 자국내에서도 홍콩영화 규제가 시작되서 앞으로 홍콩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영화는 보기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현재 정책들로 볼때 앞으로 문화산업을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쉽지는 않을것 같긴 합니다.
중국인들에게 개인적으로는 감정이 없네요
전 군국주의, 전체주의, 나치즘같은 독재정부의 사상통제를 정말 싫어합니다
그와 비슷한 사상이나 문화도 모두 싫어하죠
돈만 많은 문화 후진국에 머물겠다고 나서니 그냥 나치와 그 시절 독일 국민들 보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