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오픈의 속사정
많은 분들이 예매 오픈에 대한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아 몇자 적어 봅니다.
저도 아직 용포프로 <귀멸의칼날>을 보지 못해서 어제 피켓팅에 참전했지요.
1. 프로그램 담당자는 1명이다.
멀티플렉스 초기부터 가장 중요한 업무라는 인식이 있는게 프로그래밍입니다.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지만 극장업무는 완전히 분리,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 업무는 1인이 홀로 진행합니다. 특히나 편성, 프로그램 업무는 히스토리 및 연속성을 고려해서 다른 분에게 잠시 맡기거나 부탁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평소 주 5일 근무인 각 직원분의 특성상 출근하지 않는 날은 스케줄 오픈은 아예 없습니다. 근래엔 주 4일 근무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죠. 3월 근무스케줄이 2월말에 나오게 됩니다. 예매 오픈과 크게 상관없는 날을 휴뮤로 지정하지만 매주 같은 요일에만 쉴 수 없는게 현실이라 매주 예매 오픈이 제각각일 수 있습니다.
2. 담당자의 근무시간은 유동적이다.
어제 용산을 예를 들면, 10시경에 17일 스케줄이 예매준비중이 떴지요. 통상 극장 근무일정은 오픈/미들/마감 식으로 세부류 출근시간이 있습니다. 10시라면 미들 근무자가 퇴근 직전 스케줄 오픈을 준비한 것이나 마감근무자가 대충 마지막 회차 고객 입장이 끝나서 나서 시간표를 빠르게 등록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죠. 11시가 넘어 12시까지 넘으니 이번 스케줄은 마감 근무자가 퇴근하기 전에 오픈하는 걸 기대해야겠다는 걸로 바꼈습니다. 마감 근무자의 퇴근 시간은 당연히 마지막 회차 고객의 퇴장이 끝나는 순간이지만 용산 같은 극장의 경우 마감 업무 외에 잡다한 일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그러니 새벽 2시를 넘겼겠지요. 그래서 어제 스케줄 오픈은 프로그램 담당자가 마감 근무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간을 보는 것이다, 이런 걸 즐기고 있다는 얘기는 거의 터무니없는 얘기에 가깝습니다.
3. 예매 오픈 예약 기능이 없습니다.
CGV로만 한정된 얘기입니다.(다른 두곳은 모르겠네요) 예매오픈은 예약기능이 없습니다. 실제로 라이브톡 예매개시할 때는 직원 몇명이 붙어서 함께 예매개시를 했었습니다.(극장을 나눠서) 아시겠지만 정확히 2시 예매오픈도 미세하게 1~2분 다르게 오픈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이 예매오픈 시간을 알려주면서 따로 코멘트 하는 것도 수동으로 예매오픈해야 할 시기를 담당자가 잠시 잊고 있다거나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길 경우가 발생하기에 정시 오픈이 지연되는 일이 생깁니다. CGV의 경우 조건을 딱 맞춰 오픈하지 않으면 시스템상 오픈이 되었지만 모바일과 웹 모두 바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신경써서 예매개시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어요.
4. 왜 용산은 하루씩 예매 오픈을 할까
이건 용산의 상황을 미루어 추측한 겁니다. 용산처럼 시사 및 대관, 행사가 많은 극장은 없습니다. 지금 영화 스케줄도 여러관의 입장 시간을 비슷하게 맞춰 운영효율화를 꾀하고 있죠. 먼저 시사, 대관 요청이 들어올 경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조금씩 오픈하는 것이고 성수기나 대작이 개봉하는 시즌도 아니라서 굳이 미리 오픈할 이유도 없을 겁니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갑작스레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으로도 추측됩니다. 아울러 <귀멸의칼날> 4DX 사례를 보면 일주일 한꺼번에 예매개시 했다면 수요일까지 1회만 상영했겠죠. IMAX의 경우 담당자 입장에선 <라야>와 실적 차이를 보여주고 <반제>를 더 상영하고픈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예전도 마찬가지지만 근래엔 더욱 힘든 인력 부족으로 인해 책상에 앉아 오픈할까 말까 즐길 수 있는 여력은 전혀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예매준비중으로 노출이 안되도록 바로 예매개시 하는게 좋았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이마저도 누군가에겐 최소한의 예매 오픈 시그널이라 반가웠을수도 있습니다. 이상 극장 입장에서 몇가지 적어 봤습니다. 공감하실지는 몰라도 대충 극장도 이런 고충이 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아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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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기능이 없다는게 굉장히 충격입니다😯😯
누가봐도 부담스러운 용아맥 오픈인데, 다들 너무한다, 즐기는 것 같다 라는 오해를 정설로 받아들이는 시점에 글을 올려주셔서 설명이 된 것 같네요. 지금 익무힛갤 글에도 간잽이라는 글에 옹호하는 댓글만 봐도 말이죠.
우선, 굳이 공유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는 내부 사정...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귀멸의칼날을 포함한 수요일 시간표 예매준비중이 5시간이상 넘게 지속되었고, 목요일 반지의제왕 2,3편은 약1시간정도 노출되었는데 그 부분은 무슨 사정이 있었을수도 있었겠지만 장시간 노출은 좀 아쉽네요. 정신적 스트레스가.. 현타와서 잠도 거의 못잤네요. 😢
제 솔직한 생각은 많은이들이 주목하고 있다는건 담당자도 알고는 있을텐데 상식적으로 비활동 인구가 전반적으로 많은 취약한 새벽 시간에 굳이 여는건 좀 의도적인게 아닐지도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없네요. 꼭 무조건 그 시간안에 시간표를 열어야하는 패턴도 아닌것 같아 보여서요.
극장 영업제한이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불규칙한 시기라 인력부족으로 개인의 업무 분량이 많아지게 되었고, 담당자가 다음날이 오프라서 어쩔수 없이 마감하는 퇴근 타임에 열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새 보면 영업 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나서 늦은 밤~새벽 오픈이 점점 잦아지고, 설이후부터는 상영 예정 스케줄 자체도 평상시보다 많이 늦게뜨던데 이 뿐만아니라 현장에서도 인력 부족현상이 고객인 저에게도 표면적으로 느껴지는게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
예매준비중으로 오래 떠있었던것도 제 의견과 일치하는데요, 만약 어쩔수없이 새벽 마감 근무자가 오픈을 해야됐을 경우에 예매준비중이라도 미리 보여주느냐, 오픈 직전에 그것도 새벽에 띄우느냐는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릴것 같아서... 어떻게 잘했다 못했다 백프로 말하기 어렵겠네요.
여튼 자세한 글 감사합니다. 어제 댓글 보고 혼자서 추측을 많이 해보던 참인데 궁금증이 풀렸어요.ㅎ
블로그도 잘보고 있습니다 ㅎㅎ
글 잘 봤습니다.
몰랐던(어쩌면 당연하지만~?😅) 내용들이라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군요~ㅜㅜ 운명이라 생각할수 밖에~😭😁 글 잘 봤습니다~^^ (반제 광탈의 아쉬움이 너무 크네요~😭)
기다리다 지친 관객들의 하소연인데 반지의제왕은 워낙 기다린분이 많다보니 논란이 된거지만요
내부사정 설명으로 궁금증 마니 해소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2-3분대에 열리는 경우가 있어서 ‘헉’했던 적이 종종 있었는데 수동오픈으로 인해 시간차가 발생한거였군요.
관람객은 한주에 몇 편의 영화만을 찾지만
담당자는 여러가지를 염두해두고 많은 업무를 하며 그 많은 스케줄을 관리해야하는데 요즘같은 시기에는 더욱 어려울꺼 같아요. 또 한사람이 한다니 놀랍습니다.
특히나 용산은 상영표 스크롤 내리는데도 한참 걸릴만큼 많죠~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는 지인이 멀티플렉스 직원인데 직원분들도 다 우리 같이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이죠...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관련 업계 속사정이 있겠거니 하는 것도 필요해보입니다. 이런걸 즐긴다는 식의 비아냥이 있던 모양인데 담당 직원들은 정말 힘 빠지는 소리죠.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벽까지 기다려야죠 할사람은 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