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3' 재편집한 코폴라 감독 인터뷰 번역
일본 eiga.com에 코폴라 감독의 인터뷰가 있어서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인터뷰어가 과감하게 코폴라 감독의 아픈 곳까지 건드려서 좋은 답변 얻어낸 것 같아요.
딸 소피아가 발연기를 했다며 욕먹었던 것에 맺힌 게 많으셨나 봅니다.
https://eiga.com/movie/94193/interview/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혹평 받은 <대부 3>를 재편집한 이유와 딸 소피아에 대한 애정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대부>(1972)와 <대부 2>(1974)는 영화사에서 찬란히 빛나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걸작이다. 하지만 <대부 3>(1990)의 경우는 상당히 격이 떨어진다. 같은 시리즈를 같은 크리에이터가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부 3>에 대한 비판을 이제와서 다시 하고 싶진 않지만, 전작 이후 16만의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과 소피아 코폴라의 캐스팅이 낙하산 기용처럼 비춰진 것도 그 영화에 대한 평가를 혹독하게 만든 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당시에 <대부 3>를 본 사람 중에서 다시 또 감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작품을 연출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달랐다. 그는 <대부 3>를 재검토했을 뿐만 아니라 재편집을 실시. 제목을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으로 바꾸고, 미국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eiga.com은 미국 나파 밸리의 자택에 있는 코폴라 감독과 Zoom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 이번 작품이 만들어진 경위와 거기에 담은 생각을 들어봤다. (취재 및 글: 코니시 미라이)
<대부 3>
먼저 <대부 3>를 제작하게 된 경위를 들려주세요.
원래는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3편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기까지 꽤나 시간이 필요했죠. 당시에 저는 여러모로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었어요. 스튜디오를 잃고, 크게 파산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설 필요가 있었죠.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기획(대부 3)에 ‘예스’라고 말했어요. <대부 3>를 만들고 그것이 성공한다면 생활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 거죠.
전작 두 편이 걸작으로 숭배 받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부담감은 늘 느끼고 있죠. 영화 비즈니스에선, 영화팬들이 작품을 좋아해 주지 않으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영화 제작을 계속 이어갈 수가 없게 되니까요.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관객에게 먹히지 않으면 낙담하고, 자신의 작품이 더 이상 관객에게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죠. 그래서 당연히 부담감을 느꼈죠.
<대부 3> 촬영 당시 코폴라 감독
<대부 3>는 개봉 당시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본인 스스로는 어떻게 느꼈나요?
미국에선 크리스마스에 개봉됐어요. 그 시기에 맞추기 위해서 엄청난 속도로 마무리해야만 했죠. 그렇게나 복잡한 영화를 빠른 속도로 마무리했으니 자신감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개봉할 수밖에 없었어요. 만약에 한 달만 더 작업해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싶네요. 하지만 저의 일은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었고 어쨌든 최선을 다했어요.
또 덧붙이자면 제목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각본에는 ‘THE GODFATHER, CODA: THE DEATH OF MICHAEL CORLEONE’라는 제목이 붙어있었고, 그걸 그대로 사용하고 싶었거든요.하지만 스튜디오측이 지난 1, 2편의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참고로 PART I, PART II라는 제목으로 시리즈화를 한 건, 우리가 처음이었죠. 그걸 여러 할리우드 영화들이 따라하게 됐고요.
그랬군요!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PART III’로 부르고 싶어 했어요. 그렇게 되면 ‘PART IV’, ‘PART V’로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난 납득할 수 없었죠.
그 제목에 반대한 또 다른 이유는 3번째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였어요. 그 작품은 일종의 에필로그로서 전작 두 편을 정리해주는 것 같은 위치의 영화였죠. 그래서 <대부>, <대부 2>(대부 PART II) 다음에는 끝맺음을 뜻하는 CODA라는 명칭을 붙인 <대부, 코다>(한국에선 ‘대부, 에필로그’)가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아이디어는 기각되고 말았죠.
당시에 그토록 비판을 받은 요인 중 하나가 제목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PART III’라고 해버리면 지난 두 영화와 같은 무게감과 깊이를 기대해 버리니까요.
그랬을 지도 모르죠. 개봉 이후 상당히 시간이 흐른 뒤에, 제목을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로 바꿔 봤어요. 바로 얼마 전에요. 그랬더니 갑자기 재밌어졌어요.
그 제목에 맞는 최초의 장면이 무얼까 생각했어요. 구 버전에는 많은 장면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선 마이클과 바티칸의 거래를 명백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마이클이 바티칸과 협성하는 장면으로 막을 열기로 했어요. 그렇게 하면 관객은 금세 거래 내용을 알게 되겠죠. 그에 따른 결과로 훈장을 받은 마이클은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죠. 어머니를 데리고 같이 여기로 오라고요. 이런 장면을 처음에 나열함으로써, 마이클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명백하게 했어요. 그는 ‘PART II’에서의 행동으로 인해 잃었던 가족을 되찾으려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편집 작업을 진행해 나갔죠.
이번 편집은 낡은 스웨터를 고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스웨터가 오래되면 실밥이 튀어나오고 그러잖아요. 터진 것을 고치려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결국에 새로운 스웨터를 뜨게 돼 버렸죠. (웃음)
파라마운트사가 제안했던 게 아니었군요.
어디까지나 제 자신을 위해서 한 거죠. 나중에 파라마운트사에 얘길 꺼냈어요. <대부 3>가 나온 지 30주년이고, <대부> 1편 이후 곧 있으면 50주년이다. 그래서 이 새로운 버전을 공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제안했죠. 그들은 무척이나 관대하게도 ‘꼭 부탁드린다’고 응답했어요.
주인공 마이클의 딸 메리를 연기한 소피아 코폴라
이 작품에선, 지금은 영화감독으로 활약하는 따님 소피아 코폴라 씨가 배우로서 전격 캐스팅되었죠. 원래 배우가 되려 했었나요?
소피아는 어려서부터 무척이나 재능이 있던 아이로, 뭐든지 잘 해냈죠. 이야기를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아름다운 그림도 그렸어요. 당시에는 화가가 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아트 스쿨에 다니고 있었거든요.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랬던 그녀를 왜 이 작품에 끌어들인 건가요?
(메리 콜레오네 역을 맡을 예정이었던) 위노나 라이더가 참여할 수 없게 돼서 그랬죠. 그녀가 “기분이 안 좋아서 참여할 수 없어요”라고 말해서 촬영을 더 이상 할 수가 없게 됐어요. 그녀의 스케줄에 맞춰서 3주 동안 다른 장면을 먼저 촬영하는 등 시간을 벌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촬영을 중단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어요. 더 이상 찍을 수 있는 게 없게 됐으니까 말이죠. 파라마운트 측에서 “이 배우는 어때요? 이쪽도 괜찮은데요.”라며 여러 배우들을 추천했죠. 하지만 모두 30대였어요. 저에게 있어서 메리라는 역할은 18살의 어린 딸이어야만 했죠. 다 큰 성인 여성이 아니라요. 어린 여자애가 사촌 오빠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금방 잊을 거야”, “그 애는 아직 어린애니까” 같은 대사가 가능하죠. 하지만 파라마운트사가 추천해온 건 32~33살 여배우들이었고, 최대한 젊게 봐도 27살 정도가 한계였어요.
그와 비교해서 소피아는 진짜 십대였어요. 게다가 어려서부터 연기 경험이 있었죠. <아웃사이더>(1983)와 <럼블 피쉬>(1983), <페기 수 결혼하다>(1986)에도 출연했어요. 항상 즐기면서 연기해줬어요. 소피아에게 있어서 영화 출연은 게임에 불과했죠. 그런 흐름에 따라서 그 애에게 맡기게 됐어요. 실제로 그 애는 무척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줬다고 생각해요.
<대부 3> 개봉 당시 심한 혹평을 받았던 소피아
하지만 언론의 혹평을 받았죠.
비평가들이 그 애를 심하게 비난한 건, 베니티페어 잡지의 기사가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교체된 뒤에 기자가 세트장을 취재하러 왔죠. 그때 메리 역의 캐스팅을 놓고 저와 파라마운트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었던 걸 들은 거죠. 그리고 그 건을 자극적으로 써서 소피아에 대한 반감을 부추겼어요.
그 때문에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그 애는 비판을 받았어요. 아버지 빽으로 기용됐다면서요. 너무나 끔찍했어요. 17살 소녀가 “너 때문에 아버지 영화가 망가졌다”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됐으니까요. 정말이지 그보다 잔혹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스토리랑 똑같죠. 아버지를 향해 발사된 총탄이 딸을 강타한 거예요.
현재 걸작으로 명성이 높은 <대부>와 <대부 2>도 개봉 당시에는 비판을 받았다고 하던데, 이번 영화도 30년의 세월과 새로운 편집을 통해 마침내 정당하게 평가받을 것 같네요.
진심으로 그러길 바랍니다. 무척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니까요. 저 스스로는 이 영화를 눈물 없이 볼 수가 없어요. 마이클이 맞이하는 죽음은 진짜 죽음보다 지독한 거예요. 그의 영혼이 죽는 거니까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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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집한다고 했을 때 사실 반신반의했어요. 작년에 <지옥의 묵시록>을 파이널 컷으로 봤을 때 제일 잘 나온 판본이다 했어요. 덜어낼 내용을 잘 덜어내서 원래부터 찬사받는 영화를 더 잘 정리해놨다 했죠. 근데 <대부 3>의 재편집 소식을 들었을 때 평이 애초부터 애매했던 영화인데 괜찮을까 의구심이 들었거든요. 지금 이 글을 보니 보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코폴라 부녀는 그 일로 마음고생 많았겠어요. 솔직히 소피아 코폴라의 연기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만 영화 전체를 망쳐버린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력이 아직 좋을 때 만들어서 3편으로 <대부> 시리즈를 충분히 잘 마무리지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회자가 된다고 봐요.
올해에 나온 소피아 코폴라의 신작 <온 더 록스>가 평이 좋은 편이던데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도 보고 싶어요.^^
소피아 코폴라는 엄청 비난 받았나 본데.. 그걸 밑거름삼아 감독으로 성공한.. 대단한 여걸이란 게 새삼 느껴져요.
대부 1. 2 그리고 이번 작품까지 영화관에서 보는게 소원이네요.
시리즈 이름값만큼은 아니었지만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진운이 너무 나빴어요.
본문에 나온 것처럼 크리스마스에 많은 기대를 받고 개봉을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케빈이라는 꼬마가 나오는 그 영화가 개봉하면서 스포트라이트도 다 뺏기고 박스오피스 1위도 한 번 못하죠.
저는 대부3를 못본 눈이었고...
대부2에서 바로이어서
첫 관람을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 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걸작 시리즈의 훌륭한 에필로그 였습니다.
깊이와 결이 남다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