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부고 기사 번역
뉴욕타임스 기사입니다.
인터뷰 부분 건너 뛴 거 있어요. 원문은 아래입니다.
https://www.nytimes.com/2020/07/06/obituaries/ennio-morricone-dead.html
현대 영화음악계에서 가장 재능 있고 영향력 있는 이탈리아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7월 6일 로마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이 이탈리아 작곡가는 스파게티 웨스턴 작품들을 비롯해 국제적인 명감독들의 영화 500편의 음악들을 만들었다.
모리코네의 변호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 주 넘어져서 대퇴골이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거장 모리코네는 특별한 재능과 멜로디 창조 능력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테렌스 맬릭, 롤랑 조페, 브라이언 드 팔마, 배리 레빈슨, 마이크 니콜스, 존 카펜터, 쿠엔틴 타란티노 등 여러 감독들의 코미디, 스릴러, 역사물 작품에 음악을 제공해 왔다.
지난 40년 간 모리코네가 작곡한 유명 영화음악으로는 에두아르도 몰리나르 감독의 <새장 속 광대>(1978),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1982),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처블>(1987),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실종자>(1988),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시네마 천국>(1988), 볼프강 페터슨의 <사선에서>(1993), 그리고 타란티노의 <헤이트풀 8>(2015)이 있다.
2016년 모리코네는 미국의 서부극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헤이트풀 8>의 음악으로 생에 첫 아카데미 작곡상 및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다 그는 앞서 2007년에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고, 5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으며, 2번의 골든글로브상 및 4개의 그래미상, 그리고 국제적으로 수십 개의 상들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자, 영화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196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들에서 선보인 음악과 음향효과의 혼합물이었다. 똑딱거리는 회중시계, 바람에 삐걱거리는 간판, 윙윙거리는 파리, 팅하는 소리의 구금, 휘파람 소리, 찢어지는 채찍 소리, 총성, 그리고 괴상하고 울부짖는 듯한 “아아아아아아~.‘ 소리, 오카리나라고 불리는 고구마처럼 생긴 관악기로 연주한 음악 말이다.
‘달러 3부작’으로 불리는 <황야의 무법자>(1964), <석양의 무법자>(1965), <석양에 돌아오다>(1966)는 미국에서 1967년에 개봉됐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름 없는 남자’ 역할로 출연했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 2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들은 전 세계에서 2억8천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이 3부작의 이탈리아어 대사들은 영어로 더빙됐고 액션은 어둡고 느리다. 그리고 총잡이들의 눈을 클로즈업하는 장면들이 남발됐다. 하지만 배우들보다 돋보여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을 깬 모리코네의 풍자적으로 기묘하며 멜로드라마틱한 음악은 컬트적인 팬들을 형성했고, 레오네 감독의 초창기 서부극에 적절하다는 비평적 찬사를 받았다.
모리코네는 또한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1968)와 유대인 갱스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의 음악들을 작곡했고 이 역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레오네의 대표작은 ‘달러 3부작’으로 꼽혔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그 음악들의 통속적인 감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에 싫증을 냈다.
모리코네는 2006년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황야의 무법자> 음악이 왜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끼쳤을까 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그 영화는 레오네가 만든 최악의 영화고, 내 음악 중 최악이다”라고 답했다.
<석양에 돌아오다>의 테마곡인 “The Ecstasy of Gold”는 모리코네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다. 그 곡은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하기도 했고, 록밴드 라몬즈의 콘서트 클로징곡과 메탈리카의 오프닝 테마로 사용되었다.
나비넥타이와 안경을 쓰고 흰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그는 마치 교수님처럼 보였고, 때때로 로마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 몇 주 동안 틀어박혀서 작업을 했는데, 피아노가 아닌 책상에서 작곡을 했다. 그는 머릿속에서 자신의 음악을 듣는다고 밝혔는데, 오케스트라 전체 파트를 악보 위에 연필로 써내려갔다.
그는 때때로 1년에 20편 이상의 영화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영상을 보기 전에 대본만 보고서 작업할 때도 있었다. 감독들은 타란텔라 음악에서부터 사이키델릭한 소음, 멋들어진 러브 테마,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 음악, 위풍당당한 18세기 풍 음악에서부터 20세기의 으스스한 불협화음, 그리고 침묵을 이용하는 독창성까지, 모리코네의 다양성에 경탄했다. 모리코네는 너무 많은 음악으로 관객의 감정을 과잉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모리코네는 <소프라노스> 같은 드라마 음악과 100개 이상의 콘서트곡도 작곡했으며 가수 존 바에즈, 폴 앵카, 이탈리아 가수 미나를 위한 오케스트라 음악도 만들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1928년 11월 10일 로마에서 다섯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는 그에게 악보를 읽고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가르쳤다. 엔니오는 6살 때 처음 작곡을 했다. 1940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입학하여 트럼펫, 작곡, 방향을 공부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굶주림과 독일, 미국 군대에 의해 로마가 ‘무방비도시’였던 시기를 경험했고 이는 그의 후기 음악들에 일부 반영됐다. 전쟁 뒤 그는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국과 RCA의 가수들을 위한 음악들을 작곡했다.
1956년 마리아 트라비아와 결혼한 그는 슬하에 네 자녀를 두었다.
그의 첫 영화음악은 루치아노 살체 감독의 <파시스트>(1961)였다. 얼마 뒤 그는 학창시절 동기였던 레오네 감독과 협업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그는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1966), 파솔리니 감독의 <매와 참새>(1966), 지올리아노 몬탈도 감독의 <사코 & 반젯티>(1971), 베르톨루치 감독의 <1900년>(1976) 같은 정치적인 영화들의 음악도 맡았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다섯 편의 영화음악들에서 그는 자신의 기교를 뽐냈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천국의 나날들>(1978)에선 1916년경 텍사스 지역을 배경으로 한 삼각관계를 표현했고, <미션>(1986)에선 브라질 열대 우림에 간 예수교 선교사(제레미 아이언스)가 연주하는 팬파이프 소리를 통해 원주민들과의 문화적 갈등을 풀어냈다.
<언터쳐블>에선 그의 음악이 금주법 시대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엘리엇 네스(케빈 코스트너)와 알 카포네(로버트 드 니로)의 대결을 장식했다. 레빈슨 감독의 <벅시>(1991)는 갱스터 벅시 시걸(워렌 비티)에 관한 영화로, 할리우드 스타에게 반한 소시오패스 벅시를 위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토르나토레 감독의 <말레나>(2000)에선 아름다운 숙녀에게 반한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본 전시 시칠리아 마을의 시련들을 연주했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코네는 자신의 호평 받은 작품들에 대해 겸손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내가 많은 곡들을 쓰는 작곡가라는 견해는 한편으론 사실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이 아니다. 내 경력은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잘 꾸려왔을지 모르지만, 바흐나 프레스코발디, 팔레스트리나, 모차르트에 비하면 나는 실업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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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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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먹먹한 심정으로 [사코 & 반체티]의 Here's To You를 반복 재생하고 있습니다....
R.I.P.
시네마천국에서 편히 쉬소서
익무에서 영화인들 부고 소식 많이 읽었어도 눈물 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ㅠㅠ
엔니오 모리꼬네 옹 골절상으로 돌아가셨군요. 노인분들한테 낙상으로 인한 골절상 너무나 치명적이더라고요ㅠㅠ
아... 안타까워요. 오래 전에 구매했던 테이프도 생각나네요. 좋아했던 영화음악가...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 주변에 지인의 어머니도 대퇴골 다쳐 입원했지만 결국 ..ㅜ
안타깝네요 다시헌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