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충격과 공포의 미국 영화 시사회 이야기
당시에 여기에 시사회 후기를 쓴다고 예고까지 했습니다만, 쓴 줄 알았는데 안 썼더라구요(;;).
혹시 기다리셨던 분들에겐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10월 초쯤 <배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시사회에 참석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익무 분들이라면 일반적인 국내 시사회 진행 방식에도 익숙하시겠죠.
행사가 있는 날이면 극장 내부에 티켓 배부 부스가 따로 설치되고,
사전 이벤트를 통해 뽑힌 당첨자들은 부스 앞에 서서 대강 한 시간 전쯤부터 표를 받습니다.
표를 받은 뒤엔 행사가 시작되는 시간까지 알아서 시간을 때우고들 합니다.
공석을 방지하기 위해 정원보다 조금 많은 사람을 뽑기도 하고,
이 오버부킹이 일어나면 헛걸음한 사람들한텐 심심한 보상을 해 주는 게 보통이죠.
일반적으로 '시사회'는 감독과 배우가 직접 오거나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영화를 남들보다 조금 먼저 보는 자리'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그런데 미국은 전혀, 저언혀 다릅니다.
아무나 먼저 와서 줄을 서기 시작하는데, 이 줄은 다름아닌 '상영관 입장 줄'입니다.
예정 상영 시간이 될 때까지 상영관 앞에 줄을 서 있어야 하는 겁니다.
게다가 여기 관객들에게 시사회는 '공짜 영화'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줄의 맨 앞부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며칠은 씻지 않은 몰골에 계절에 맞지 않는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나중에 객석 반응을 살펴보니 상영되는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그냥 공짜 영화라서 온 사람들도 많은 듯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저는 현장에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있었는데, 제 한참 앞에서 정원이 꽉 찼다는 겁니다.
제 뒤엔 제 앞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이 사람들은 모두 티켓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티켓은 사전에 한 웹사이트에서 선착순 신청 방식으로 나오는 듯 했습니다. 어쨌든 분명히 장 수는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초과 인원을 뽑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 처리도 얼마나 성의가 없는지 대충 수를 세더니 미안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자리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혹시 자리가 남을지 모르니 계속 기다릴 사람들은 기다리라고 합니다.
대부분 고분고분하게도(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공짜 영화 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하면서 돌아가는 것도 신기합니다.
상영관 좌석 수는 정해져 있을 테고, 그에 맞춰서 딱 끊으면 그만일 텐데 그걸 안 하는지 못 하는지 답답합니다.
무턱대고 주루룩 입장을 시킨 뒤 직원이 들어가 남은 좌석 수를 파악하고 다시 나와 또 여기서부터는 못 본다고 통보합니다.
이걸 세 번을 반복합니다!
저는 기적적으로 마지막 그룹에 남아있다가 들어갔습니다. (영화는 시작된 이후였습니다)
저 주먹구구식 인원 정리를 세 번이나 한 뒤에 들어갔음에도 빈 자리는 14석이나 있었습니다.
딱 한 번의 경험으로 일반화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달라도 너무 달라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 티켓은 QR코드가 딸려 나옵니다. 상영관 입장 시 QR코드로 표 진위여부(?)를 확인한 뒤 저렇게 팔에 도장을 찍어 줍니다.
양도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암표 방지를 위해서인 듯 한데, 저건 괜찮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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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쭤보시는 분이 계실까봐 방금 본문에 추가했는데ㅠㅋㅋ 늦었네요.
한 웹사이트에서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발부되는 것 같았습니다.
신청하고 나서 마감되기에 적당히 뽑혔나 싶었는데... 저렇게 많이 뽑아놨을 줄은ㄷㄷ
지금보니 추가하셨네요ㅋ
도장찍는거 괜찮은거같아요
미국은 규모가 커서 그런지 인원도 많이 뽑는걸까요;;
오버부킹이 당연한 느낌이네요;; 외국시사회는 처음봐서 색다르네요
좋은 후기 잘봤습니다ㅎㅎ
표 받고 저녁이나 먹어야지 싶었는데 웬걸ㅋㅋㅋㅋ
정말 충격과 공포네요 ㅠㅠㅠㅠㅠ 냄새는 영화 볼 동안에도 계속될텐데 ㄷ ㄷ
사실상 국내 시사회는 서울에서 다 하다보니 영화팬들이 주로 보지만 미국은 땅덩어리가 커서 다양한 케이스가 있을거라고 봐요.
와 한국이 그나마 일처리가 좋은거였군요 저는 오버부킹된적이 있어서 일처리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보니 양반이네요ㅋㅋ
헉스.. 울나라에서 그랬으면 난리나겠네요.^^
와.. 진짜 신기하네요.... 뭔가 신선한 충격이에요ㅋㅋㅋ
정말 충격의 시사회네요... 이름만 시사회지, 프리영화라고쯤 생각하나봐요..
이젠 충격을 이렇게 신박한 방식으로 주네요 하하...
헐... 너무 충격적인 시사회네요 ㅠ
정말 충격적이얘요... 일처리는 우리나라가 최고인거 같아요 정말..
네 맞아요 ㅎㅎㅎ
한국 서비스업이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듯합니다. 체험기 잘 읽었습니다.
엄청 후리? 하군요 ㅎㅎ
우와 신기하네요..
정말 상상도 못 했네요...
고분고분 따랐단게 또 신기하네요.
일반 시사회는 정말ㅋㅋㅋ
낙인이네요 ㅋㅋㅋㅋㅋ
재미있는 경험 공유 고맙습니다 :)
헐대박이네요~~상영할때 관크 피할수 없어보입니다~~
저렇게 무질서한데도 다들 잘 따른다는게 신기하네요ㅎㅎㅎ
정말 흔한 일인 모양입니다.
허허허...
전 저기서 시사회보라면 안 볼 듯...;;;
고생하셨네요.ㅜㅜ
당시만 해도 이 영화의 국내 개봉 일정이 없어서 그냥 참았더랬습니다ㅠㅠㅠㅋ
ㅇㅁㅇ 저기서 왜 그런식으로 진행하냐고 한 마디라도 했다간 직원들뿐만 아니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도 저를 보며 '..?' 이런 표정을 지었을 것 같네요...ㅋㅋㅋ
정말 충격이네요ㅋㅋㅋ
ㅋㅋㅋㅋㅋ그러니까요ㅋㅋㅋ
바로 어글리 코리안...ㅋㅋㅋㅋㅋ
헐 정말 엄청나네요 ㅋㅋㅋ
줄 세우기 보다는 그냥 앉히지.......그럼 여러모로 편할 텐데 이해가 잘 안되네요 ㅋ
역시 문화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네요.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ㅎㅎ 어떤점은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단점이 쪼끔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ㅠㅠ
ㅇ0ㅇ.. 저게 일반적인 모습인가봐요 고생많으셨어요ㅠㅠ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시사회군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국만큼 체계적이고 질서 있는 곳이 드물죠^^ 후기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그런 시사회네요..ㅎㅎ
으억.......ㅠㅠ
한국에 익숙해져있다면 미국 극장문화는 정말 충격적이죠... ㅠㅠ
특이하기는 하네요!
흥미돋네요!
정말 충격적이네요 ㄷㄷㄷ..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고분고분하게 돌아가는 것도 신기방기..
충격적이네요; 시사회 목적이 홍보일텐데 원하는 홍보를 이루기 어려울것같은데..
미국은 애초에 극장 문화가 한국이랑 너무 달라서 ㅋㅋㅋㅋㅋㅋ저도 미국에서 영화 몇번 봤는데 한국이랑 넘 다르긴 해요. 근데 시사회는 정말 그 이상으로 충격이군요.. ㄷㄷ
시사회는 보통 영화 홍보를 위해 생긴 이벤트일텐데 저런식으로 운영하면 홍보에 하나도 도움되지 않을 것 같아요ㅠㅠ
글로만 읽어도 충격적인데 현장에 계셨으니 충격이 더 크실 것 같아요ㄷㄷ
진짜 글로만 읽어도 충격과 공포가..... 대단한 경험 하신듯 합니다ㄷㄷㄷ
우와...
와 그냥 말그대로 개판이네요
운영을 뭘 그따위로...
우리나라가 최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으셨겠어요ㅠ 질서파괴
우리나라 영화관이 진행이나 서비스부분은 좋긴하네요;;
저긴 추첨방식이 어떻게 되는건가요??
사이트 응모나 그런걸로 뽑는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