幸福の黄色いハンカチ (1977) 평작.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의외로, 이만희감독의 삼포 가는 길을 많이 닮았다.
생각 없는 즐거운 젊은이, 루저인 젊은 여자,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중년의 사연 있는 무거운 남자 -
이 셋이서 팀을 이뤄 중년남자의 고향까지 간다는 로드무비다.
이 영화를 보며 뚱딴지같이 든 생각이
이만희감독의 삼포 가는 길이 아주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이만희감독의 삼포 가는 길은 1975년작이니까, 이 작품보다 2년 전에 만든 것이다.
김수용감독이 헐리우드에 갔을 때, 프렌치 커넥션 촬영이 한창이었다. 헐리우드 관계자가 프렌치 커넥션을 보여주며
어떠냐고 자랑스럽게 물었을 때, 김수용감독은 속으로 코웃음쳤다. '우리나라에는 이만희라는 감독이 있단 말이다.
이만희감독에게 이만한 지원을 해줘 봐라. 그는 이보다 더 잘 만들 거다.'
당시 드문 서울대 출신 감독이었던 김수용감독은 그 자신 대가에다가 무척 까다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만희감독에 대해 과다칭찬을 해 주었을 가능성 제로다.
이 영화 노란 손수건을 보며, 김수용감독의 이 말을 떠올렸다. 어쩌면 그가 맞았을 수도 있겠다.
장난같은 돈을 들여 만든 영화인데, 이만희감독의 삼포 가는 길은 이 영화 노란 손수건과는 차원이 다른 것같다는
느낌을 준다.
이만희감독의 한없이 우울하고 슬프고 분노에 차있고 쩌렁쩌렁한 영화에 비해,
이 영화 노란 손수건은 좀 가볍다. 그리고, 끝이 해피엔딩이다.
중년남자는 광부였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광산에서 끝없이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게 점원인 미츠에에게 구애를 한다. 중년에다가 어두컴컴한 가게에서 일을 하는 사연 많아 보이는
미츠에는 유사쿠를 받아들인다. 결국 결혼까지 하는데, 미츠에는 알고 보니 5년 전에 임신을 했던
사실이 있었다. 중년남자는 화가 나서 집을 나와, 화난다고 지나가던 사람을 패는데, 그가 죽었다.
그 나이에 그런 사연을 가진 미츠에와 결혼했으면, 그런 일은 다 각오를 했어야지......
그는 아바시리에서 복역한 다음, 집으로 아내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중년남자가 별로 동감도 동정도 안 든다.
그리고, 자기 아내에게 "날 받아줄 마음이라면, 집앞에 노란 손수건을 매달아 줘"하는
아동틱한 설정도 마음에 안든다.
미츠에가 중년남자를 사랑해서 노란 손수건을 매달았을까?
결혼해서 산 것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자기가 싫다고 뛰쳐나가서 지나가던 사람 패서 죽게 만든 남편이
사랑스러웠을까?
애절하고 간절한 사랑이야기가 되기에는 좀 어설프다.
어찌 되었든, 아내는 노란 손수건을 집앞에 매달았고, 남자는 아내와 결합한다.
이 장면은 참 아름답게 촬영되었기는 하지만, 별다른 정서적 폭발은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다.
남자는 괴로워에서 주인공 토라지로의 여동생을 맡은 바이쇼 치에코가 아내 미츠에 역으로 나온다.
바이쇼 치에코가 좀 불쌍하게 생겨서 역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영화는 90%가 로드무비다. 중년남자의 아내는 주인공처럼 선전되지만, 조연이다. 얼마 안 나온다.
이 영화의 로드무비 부분은 좀 공허하다. 뭔가하면,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흐릿하다.
사건이랄 것이 부족하다. 사건이 없다면 침묵으로 뭘 말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없다.
세 사람이 눈 쌓인 허허벌판을 헤메다닌다는 내용이지만,
순간순간이 흥미롭고 감정적으로 농축된 삼포 가는 길과 많이 비교된다.
일본에서 가장 훌륭한 멜로드라마라고 선전하는데, 당장 대가급 감독들인 나루세 미키오, 마조구치 겐지 등이
걸작 멜로드라마들을 남겼다. 그리고,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라기보다 로드무비다.
감독이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 감독이라는데, 인기작 남자는 괴로워의 주연들이 모두 출동해서
잠시나마 얼굴을 비춘다. 아마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다들 특별출연을 했던 것 같다.
남자는 괴로워의 남주인공 아츠미 키요시도 한 3분 정도 얼굴을 비춘다.
그리고, 아바시리감옥에서 출소한 남주인공 역을 맡은 다카쿠라 켄은
아바시리감옥 시리즈 18편에서 주연을 맡아 모두 성공시킨 인기배우다.
홋카이도하면 당장 떠오르는 스타다.
이 배우가 아바시리감옥을 갓 출소한 주인공을 맡았던 것이다.
그냥 성공할 것 같은 요소들은 다 집어넣은 계산 빠른 영화다. 흥행에 성공했을 것이다.
** 기왕에 재개봉을 하려면, 이만희감독의 삼포 가는 길이나 유현목감독의 순교자 같은 영화를 재개봉하라고 말하고 싶다. **
국내 최초 정식 개봉한다고 하더라고요.
Tie a yellow ribbon 노래는 안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