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 페레즈' 사태 정리한 일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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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주재 일본인 영화 기자 사루와타리 유키의 칼럼을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원문은 아래예요.
https://toyokeizai.net/articles/-/857154
성소수자가 흑인 차별을 하다니.... 할리우드 대혼란
오스카상 후보 트랜스젠더 여배우 ‘퇴출’ 조치
사루와타리 유키: LA 주재 영화 기자.
뮤지컬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 출연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트랜스젠더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무슬림과 흑인에 대한 차별적 글이 남긴 탓에 사실상 아카데미상에서 ‘퇴출’당했다.
문제의 트윗이 불거지자 <에밀리아 페레즈>를 북미와 영국에 배급하고 시상식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앞으로 가스콘이 시상식 관련 행사에 참석할 때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를 일절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즉, 더 이상 그녀가 수상하도록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스페인에 사는 그녀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려면 LA로 날아가 호텔에 묵고 스타일리스트, 미용사, 운전기사 등을 고용해야 하는데, 넷플릭스가 이를 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시상식에도 오지 말라”는 뜻이다.
아카데미 측에서는 그녀의 후보 지명을 취소하지 않았고, 그녀의 참석 여부에 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뻘쭘해지지 않도록 하는 배려는 일찌감치 하고 있다.
시상식의 형식도 바꾸기로
작년에는 과거의 연기상 부문 수상자 5명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서, 올해의 후보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올해도)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가스콘을 칭찬해야만 한다.
이는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였고, 아카데미 측은 올해는 그러한 형식의 발표를 연기상 부문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지금 그녀를 칭찬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나 사면초가가 되는 상황은 흔치 않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그런 글을 남긴 것은 물론, 주목받는 존재가 된 후에도 삭제하지 않았던 그녀의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동시에 할리우드의 자업자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10년 가까이 다양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성과를 보여 온 할리우드는, 이번에 트랜스젠더 여배우가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을 화려하게 축복했다. 그 당사자 역시 할리우드와 같은 리버럴이면서 다양성을 지지하는 사람일 거라고 전적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생각은 어설펐다. 킴 카다시안의 아버지이면서 트랜스젠더인 케이틀린 제너(과거 이름은 브루스 제너)가 트럼프 지지자라는 건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가스콘도 그럴 거라는) 가능성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차마 읽기 힘든 차별적 코멘트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사라 하기라는 프리랜서 기자가 X(구 트위터)에서 몇 가지를 모아 올리면서 불거진 가스콘의 차별적 코멘트는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썼던 것들이다.
모두 스페인어로 작성됐지만 번역하면 이렇다.
“스페인은 얼마나 더 무슬림들을 강제 송환해야 하나. 이것이 문명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이슬람 문제다.”
“스페인에 무슬림이 많아졌다고 생각하는 건 내 기분 탓인가? 딸을 학교에 데리러 갈 때마다 머리카락을 가리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은 여자들이 보이는데, 내년부터는 영어가 아니라 아랍어를 가르쳐야만 하는 건가?”
“이슬람은 인류 전염병의 온상이 되고 있다.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이슬람은 세계적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DDHH(스페인의 인권에 관한 법률)에 맞지 않는 한 그 종교는 금지되어야 한다.”
등 무슬림에 관한 것들이다.
또 흑인에 관해서도 글을 남겼다.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지 플로이드 따위에 관심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마약 중독자 사기꾼이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검은 원숭이들에겐 아직 인권이 없다, 경찰은 살인자다, 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그들은 틀렸는데도.”
...라고 했던 것도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2020년 경찰에 의해 살해된 흑인 남자다. 이 사건은 '#BlackLivesMatter' 운동이 벌어진 원인이 됐다. 플로이드가 마약 중독자, 사기꾼이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또한 가스콘은 코로나 사태 동안 중국 차별 게시물도 올렸다.
다양성을 수용하려는 아카데미의 노력도 경멸
이 모든 건 인종, 종교, 문화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축복하고자 하는 아카데미와 할리우드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스콘은 아카데미의 그러한 노력도 모욕했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후 그녀는 이런 글을 남겼다.
“오스카가 점점 더 독립 영화, 혹은 저항하는 영화를 위한 시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흑인과 한국인의 잔치인가? '#BlackLivesMatter'의 항의 시위인가? 8M(여성의 날 시위)인가? 분명한 건 굉장히 추악한 행사였던 것이다.”
작년에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에밀리아 페레즈>는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스토리, 독창성 넘치는 뮤지컬은 물론 다양한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여성 출연진도 그 점을 강조하며 여성들로 가득한 현장이 얼마나 멋진지, 서로에게서 얼마나 많은 격려를 받았는지를 인터뷰에서도 적극적으로 언급했다.
'소수자', '여성'은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그 상징이기도 했던 게 트랜스젠더인 가스콘이었다.
하지만 실제 본인은 다른 소수자도, 권리를 얻기 위해 나서는 여성도 싫어했다. 할리우드와 아카데미는 그것도 모른 채 그녀를 응원해 왔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완벽한 고립무원
반대로 할리우드를 싫어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훌륭한 웃음거리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가스콘 편에 서지는 않는다. 가스콘이 쓴 글 내용 자체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공감할 내용들로 가득하다. 만약 가스콘이 성전환을 하지 않은 스페인 남자였다면 어쩌면 (트럼프 지지자들의) 영웅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도 트럼프는 “성별은 남자와 여자, 두 가지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얼마 전만 해도 시상식 시즌을 함께 해왔던 <에밀리아 페레즈>의 감독과 동료 배우들도 이제는 가스콘과 거리를 두고 있다. 아무리 가스콘이 “지금의 나는 예전과 달라졌다.”라고 주장해도, 과거의 글들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그녀를 감싸게 되면 자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
특히 조연인 조이 살다나는 오랜 경력 중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서 수상을 앞두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가스콘은 이제 고립무원 신세가 되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 시상식에 가고 싶겠지만, 갈 수 없는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상식 날 어디서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 예상대로 살다나가 수상한다면 축하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 그에 대한 답장은 받을 수 있을까?
올해에도 화려한 아카데미 시상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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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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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
큰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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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에서 소송해야 하는거 아닌지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