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케 다카시, 일본 호러·장르 영화의 도전과 변화에 대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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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저명 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오랜 협업자인 사카 미사코 프로듀서와 함께 대담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의 신작 <블루 파이트 -청춘들의 브레이크 다운-> 상영과 함께 일본 및 세계 영화계에서의 그의 영향력, 그리고 장르 영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폭력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다" - <오디션>과 <이치 더 킬러>의 탄생
미이케는 1999년작 <오디션>에 대해 “지금 다시 봐도 굉장히 폭력적인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폭력적인 영화를 만들려던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배우들의 감정 해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폭력성이 드러났다”며 “배우들이 그런 감정을 더 표현하고 싶다면, 나는 그들을 지원해주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와 함께한 <이치 더 킬러>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영화 개봉 당시 극장에서는 관객들에게 구토 봉투를 제공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아사노 타다노부는 FX·Hulu 드라마 <쇼군>으로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미이케는 “아사노는 이미 할리우드에서 활동했지만, 언제나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역할을 선택해왔다”며 “일반적인 배우들이 기피할 만한 역할도 도전해왔고, 그는 일본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배우”라고 평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덕분"
미이케는 액션 사무라이 영화 <13인의 자객>, 뮤지컬 <카타쿠리가의 행복>, 아동 영화 <요괴대전쟁> 등 수많은 장르를 오가며 활동해 왔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장르적 다양성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장르의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통해 탄생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개성이 내 안에 스며들고, 그렇게 해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게 된다"
그는 또한 감독으로서 촬영장에 서면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기보다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이 온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이를 ‘자신을 잊는다’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몰입하다 보면 작품들 사이에 공통적인 감정이 흐르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영화 산업과 여성 영화인의 변화
프로듀서 사카 미사코는 일본 영화 산업이 전통적으로 특정 장르와 타겟층을 명확히 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녀는 "관객을 하나의 단일 집단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며, 영화 제작 과정에서 관객의 취향을 너무 의식하는 것은 오히려 창작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 영화계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전보다 여성 제작자와 영화 관계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촬영 장비의 보급 덕분에 촬영 현장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많아졌으며, TV 방송국과 영화사에서도 여성 프로듀서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은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완전히 바뀌려면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할리우드에 대한 반발에서 탄생한 '아시아 호러 붐'"
미이케는 자신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나카타 히데오 <링>, 시미즈 다카시 <주온> 등과 함께 ‘아시아 호러 붐‘을 이끌었다는 평가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공포 영화가 인기를 끌었지만, 사실 모두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공포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그는 이어 “할리우드가 <스타워즈>로 우주 전쟁을 그리고 있을 때, 일본 감독들은 다다미와 손톱을 뜯어내며 공포를 표현했다”며, “예산은 적었지만 일본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사카 프로듀서는 일본 공포 영화의 특징에 대해 “과거 일본에서는 유령이 공포의 주된 대상이었지만, 당시에는 ‘여성의 원한’이 공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블루 파이트 -청춘들의 브레이크 다운->, 일본 청춘을 향한 메시지"
미이케의 신작 <블루 파이트 -청춘들의 브레이크 다운->은 소년원 출신 두 소년이 격투 대회에 참가하는 이야기로, 1월 말 일본에서 개봉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현재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은 사회나 부모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남 탓하지 말고, 네가 노력해서 링 위로 올라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장르를 넘어서는 미이케 다카시의 도전"
미이케 다카시는 공포, 액션,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감독으로서 독창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의 영화들은 단순한 장르적 실험을 넘어, 배우들과의 협업,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일본 영화 산업의 변화까지 반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새로운 영화 제작의 기회와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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