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선댄스 영화제 후기
선댄스 영화제에 한번쯤 늘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우연치 않게 이번에 다녀오게 되어 간단한 소회와 함께 다음번에 혹시나 가실 분들을 위해 팁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선댄스가 열리는 곳은 미국 유타주로 중서부에 위치해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영화제를 통해서 처음 다녀왔는데 주변이 다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도시였습니다. 유타주의 주도인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가면 파크 시티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선댄스 영화제가 열리는 곳입니다. 물론 솔트레이크 시티에서도 2개 영화관 정도가 참여해서 왔다갔다 하며 봐야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파크 시티에 있는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파크시티는 스키장이 많은 작은 도시로 우리 나라로 치면 용평? 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물론 스키장의 크기 자체는 용평보다 큰 것 같습니다. 영화제만 가보기 그래서 스키장도 다녀왔는데 코스를 다 타려면 일주일은 걸릴 정도로 스케일이 달랐습니다. 여러 리조트 중에서 가장 큰 리조트인 파크 시티 리조트는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도 열리기도 할 정도로 미국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파크시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키나 보드를 타러 오는 관광객이 많았고 저처럼 영화제만을 위해서 온 사람은 많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영화제에 오는 사람들은 솔트레이크 시티나 유타 또는 근처 주에서 살고 있고 놀러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키를 타면서 남는 시간에 영화를 보는 사람도 꽤 있었구요 그외 대부분은 로컬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영화제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제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꽤나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또 지역 축제를 즐기로 온다 라는 느낌으로 사람들이 모여든것 같았습니다.
영화관은 7-8개 정도가 있었고 앞서 말한대로 2개는 도심인 솔트레이크 시티에, 나머지 대부분은 차로 30분정도 걸리는 파크 시티에서 열렸습니다. 아무래도 파크시티가 좀 더 축제 분위기가 나기도 하고 영화 상여도 더 많이 해서 그런지 이벤트 등도 이곳에서 많이 열렸습니다. 주최사에서 하는 이벤트부터 스폰서가 하는 이벤트 등이 열렸었고 원하면 참여도 가능했습니다. 다만 저는 영화제 후반부에 갔는데 이 때는 대부분이 닫아서 참여는 못했습니다.
영화제 예매는 여러 가지 패스, 단일 티켓 등 사는 방법이 다양했는데 저는 비교적 저렴한 영화제 후반부 동안 10개를 볼 수 있는 패스를 샀습니다. 영화 한장당 값은 $35로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ㅠㅠ 한화로는 영화 한 편당 5만원정도 될것 같네요. $350을 일시불로 내고 10장의 티켓을 가져갈 수 있었는데 미리 원하는 영화는 예매를 해야하기도 하고 인기 있는 영화는 더 비싼 패스를 산 사람들 (무제한 패스 등은 약 $1900 우리돈으로 270만원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유타에 사는 사람들이나 학생 등에게는 할인이 주어지지만 그래봤자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가격은 약 $30 내외였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꽤나 비싼편인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뉴욕도 영화 티켓이 약 $20-$25로 3만원 내외라고 보는데 이보다 더 비쌌네요.
영화는 장편중에서도 미국 영화, 그외 영화, 다큐 등으로 나뉘었고 단편은 7-8개 정도를 묶어서 상영을 했습니다. 저는 단편은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 등 4개 정도 패스를 통해 사서 30개 정도 볼 수 있었고 장편은 6개 정도를 관람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상업성이 짙은 영화보다는 실험적이거나 스토리가 신선한 영화들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단편이 좀더 저는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장편 영화보다도 더 실험적이면서도 오히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재밌는 얘기를 풀어냈던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2개 정도 영화를 봐야 하는데 사실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단시간에 이렇게 많은 영화를 봤던 적은 처음이었던것 같습니다. 가실 분들은 충분히 잠을 자고 영화제에 가셔야 할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졸린 영어로만 하고 한글 자막은 없는 바람에 좀 더 졸릴 수가 있습니다. 영화만 보기는 좀 아쉽기도 해서 근처 드라이브도 다녀왔는데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시간만 좀 더 많다면 다른 주나 큰 내셔널 파크도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거리가 멀고 차가 꼭 필수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분들은 가기 힘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또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영화제 후반부쯤부터는 시상을 하면서 각각 수상한 작품 들에 대한 추가 상영이 있습니다. 이때는 좀 더 인기 있었던 작품이 추가로 열리기 때문에 영화제 내에 보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었던 작품을 보는 데에 좋은 기회가 될것 같네요. 그리고 영화에 대해 미리 좀 공부를 해갈걸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막상 내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거든요. 또 지정 좌석제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 시작전 20-30분 정도 미리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안그러면 맨 앞에서 볼수도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정말 친절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러 나오신 어르신들부터 가게의 점원까지 모두 자상함이 느껴졌었네요.
말로만 듣던 선댄스 영화제...
티켓값이 비싸네요.
마지막 사진은 정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가슴 뻥뚤리는 풍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