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패틴슨, ‘MICKEY 17’에서 17번 죽어야 하는 미키에 대한 해석, 봉감독 인터뷰 일부 - 씨네21
로버트 패틴슨, ‘MICKEY 17’에서 17번 죽어야 하는 미키에 대한 해석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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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봉준호 감독은 미키의 눈으로 관찰되는 비인간적인 사회 풍경과 그가 불러일으키는 연민이 어디서 출발하는지 짚어보고자 했다.
“미키는 정말 불쌍하다. 그렇다면 왜 불쌍할까. 이 친구의 직업은 죽는 것이다. 늘 죽을 가능성이 높은 임무를 부여받고 딱 죽기 좋은 현장에서 계속 죽어야만 한다. <미키 17>도 이미 17번이나 죽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죽고나면 사무실에서 서류 뽑듯 그렇게 출력된다.
이 자체가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가장 극한 처지에서, 가장 극한 직업을 가진 노동자계급으로서 미키의 이야기는 계급 문제를 자연스럽게 건들 수밖에 없다. 이번 영화가 거창하게 계급간의 투쟁을 다룬다고 정치적인 깃발을 들고 있진 않지만 미키가 직면한 사회의 모습, 그 가운데 성장해나가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7번이나 죽어야 하는 미키를 두고 로버트 패틴슨은 자기만의 해석을 더했다.
“처음 극본을 읽었을 때 정말 미치도록 빨리, 쉽게 읽혔다. 미키는 정말 심플하다. 하지만 미키의 이면, 그의 생각과 결정을 돌이켜보면 정말 복잡하다. 미키는 자신감이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연민하지 않는다.
하루는 내가 키웠던 강아지를 떠올렸다. 배변을 하거나 나쁜 버릇이 있으면 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뒤로 누우면서 그렇게 귀여운 척을 한다. 그게 미키랑 너무 닮아 보였다. 어떤 잘못을 해도 벌을 내리기 어렵게 한다.
벌을 내려도 바뀌지 않고. 17번을 죽어야 비로소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깨닫는 이 남자가 이제 막 다르게 살아보려고 고민하는 지점을 잘 담아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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