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2 이별의 선물>(1986) 주요 제작진 3인 인터뷰
"다 본 후에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상이 남아서는 안 된다. 이건 제가 <터치>라는 세계를 그리는 데 있어서 스태프에게 강하게 전하고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굳이 애니메이션이 특기로 삼는 다이렉트한 표현은 피하고 인간의 연극을 보는 듯한 이미지로 그립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작품은 실사로는 절대로 그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인간이 연기하면 생생해져서 아다치 미츠루 세계의 투명감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노(能)라는 것이 왜 투명감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메이션은 가면극과 비슷합니다. 꾸며낸 것이기 때문에 그릴 수 있는 투명한 사랑, 투명한 청춘이 <터치>의 세계입니다."
시리즈의 총감독, 전작 영화의 감독, 그리고 영화 제2작에서는 총감독을 맡아 <터치>상의 통일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스기이 기사부로 씨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시리즈와 영화는 다른 작품이라 생각하고 만들고 있습니다. 시리즈에서는 드라마를 옆으로 휘젓고 다니는데 영화에서는 안쪽으로 깊숙히 건드립니다. 예를 들어 타츠야가 데드볼을 맞습니다. 거기에는 카즈야가 사고를 당했다는, 그 심경을 상징적으로 그릴 수 있습니다. 싫다는 대사를 말하게 하고, 그 말의 이면에 있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더 강하게 낼 수도 있어요. 테마는 같아도 묘사가 전혀 다르네요. 굉장히 일본적인 작법이라 생각하고, 이것이 영화의 재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파트 2에서는 카즈야가 죽은 그 해 가을부터 이듬해 여름까지의 1년간이 그려져 있습니다. 타츠야와 미나미 두 사람에 더해 닛타를 클로즈업한 것이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미나미와 타츠야는 둘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자신들의 위치를 정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또 닛타도 카즈야라는 라이벌을 잃은 것으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 3명의 청춘상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3명이 부딪히는 것에 의해 각각의 삶의 방식이 보입니다. 여기가 드라마예요."
이 드라마를 영화로 만들어 낸 것이 하시모토 나오토 감독. 스기이 씨는 '그의 특기는 세부 묘사의 능숙함에 있다'고 한다. 사이토 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는 타츠야와 미나미의 드라마인 동시에, 타츠야와 닛타의 우정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타츠야는 지구 대회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자신이 아닌, 카즈야가 되어 갑니다. 야구도 다이나믹한 것에서 카즈야의 스타일인 세련된 폼으로 바뀌어 갑니다. 닛타는 숙명의 라이벌인 카즈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공을 칠 자신은 있습니다. 그러나 카즈야를 등지고 있는 타츠야가 아니라, 타츠야 자신과 대결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나미도 완전히 같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눈을 떠 탓짱" 결승전에서 타츠야와 싸우는 닛타는, 타츠야에게 이렇게 말을 걸듯이 타석에 서도 치려고 하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에, 타츠야가 카즈야에게 고별한다고 할까 넘는다고 할까, 그런 큰 사건이 생기네요. 이건 타츠야가 자신을 찾기 위한 닛타의 선물이고, 타츠야에게는 카즈야에의 작별인사이기도 합니다. 죽은 카즈야가 타츠야에게 보내는 작별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이 파트 2의 주인공은 타츠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작화감독인 에구치 마리스케 씨는 타츠야를 어떻게 스크린에 그릴까.
"처음에는 타츠야답게 늠름한 면을 강조하지만,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타츠야도 카즈야도 아닌, 마치 인형이 던지고 있는 듯한 무개성적인 표정으로 변해갑니다. 몸은 연습에 집중한 성과로서 어깨 폭을 조금 넓고 단단하게, 어른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가을부터 여름이라는 사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다양한 코스튬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돌에 충실한 리듬체조 장면의 미나미, 쇼가쓰의 나들이옷 차림의 미나미 같은 것도 영화만의 볼거리가 아닐까요."
제1작에서는 참신한 해석 아래 태어난 타츠야의 등판이라는 충격적인 라스트 장면이 화제가 되었지만, 이 제2탄에서도 시리즈와는 다른 오리지널 전개의 결말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부제목이기도 한 '이별의 선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 인터뷰에서 좀 재미있게 생각한 건 스기이 기사부로 총감독이 노를 언급한 부분입니다. 이유는 다르긴 했어도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예전에 터치 얘기를 할 때 노에 비유했던 게 생각나네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58816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