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2 무비>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 인터뷰
<은하철도의 밤> <터치> 등, 근래 심정적인 영화를 특기로 한 스기이 씨는 감독으로서 어떻게 격투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영화화에 도전한 것일까?
- 춘리를 중심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연출을 묻고 싶습니다만
스기이 <스파2>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들 때는 우선 굵은 줄기의 컨셉을 프로듀서와 제가 잡고, 그림콘티와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그러나 그게 결정판은 아닙니다. 영화라는 것은, 만들면서 점점 관여한 스태프나 제작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것이고, 그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은하철도의 밤>이나 <터치>를 만들 때부터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만, 30세를 넘은 즈음까지는 그림콘티가 있으면, 그 안에 연출가의 전체 이미지가 들어가 있으니 나머지는 현장에서 그림콘티대로 재현할 수 있는지가 승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물론 퍼펙트하게 할 수 없는 겁니다. 모두 많은 많은 사람들이 만드는 거니까요.
그랬던 것이 어떤 기회로부터, 작업 중에 변화해 가는 것도 나쁜 건 아니구나 하는 사고방식으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시나리오도 그림 콘티도 임시적인 것. 그것을 만들면서 관여하는 사람에 따라 점점 이미지가 바뀌어가도 좋습니다. 그렇게 바뀌면서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세운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부과하게 있는 듯한 게 있어서요. 그걸 최근 몇 년 동안 하고 있는데, 그러는 쪽이 영화가 살아있다고 할까, 열기를 가지죠.
예를 들어 춘리의 이야기입니다만, 프로듀서의 머릿속에는 게임 캐릭터로서의 강한 춘리라는 이미지는 물론 억누르더라도, 영화의 발로그 씬 등에서 춘리가 어느 정도 발로그에 의해 위험하게 된다는 '변화'가 있습니다.
- 농락당한다고 할까요.
스기이 그렇죠. 처음에는 일종의 강간 장면 같은 수준으로 당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물게, 무투감독이라는 직책을 토우카이린 군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춘리는 무투가이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평범한 여자아이가 습격당하는 듯한 습격당하는 방법은 영 이상하다는 얘기가 돼서요. 그는 춘리가 압도적으로 발로그에게 계속 당한다는 이미지가 아무리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거기서 강한 춘리라는 이미지가 나왔고, 그건 저도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춘리는 방금 샤워를 했으니, 핸디캡은 있어요. 무투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거기서는 무투가로서의 의지로도, 기술로도 '강함'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발로그를 해치우네요. 결국, 거기서는 춘리는 단순히 무투가로서 강하다는 것 이상의, 강한 여자의 이미지를 가진 장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것은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프로듀서의 생각, 거기서부터 토우카이린 군이 무투감독으로 분발했다는 것. 그리고 저에게 연출가로서 이렇게 지시하고 싶다, 이런 영화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감독으로서 이미지가 있습니다. 결국 그 춘리의 씬만 다루어도 최종적인 장면으로서는 3명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일은 실사 같은 곳에서는 굉장히 자주 있죠.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좋으니까 이쪽으로 하자든가. 애니메이션에서는 그걸 하기 어려운데, 저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런 관련된 인간에 따라 플랜이 팽창하거나 변경되거나 하는 식으로 하면 완성된 장면에는 각자의 생각이 거기 통하는 거니까, 그것에 어떤 종류의 매력을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 <은하철도의 밤> 즈음부터 계속 실감하고 있습니다. 감독을 한 본인이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번 작품의 특색은 영화가 열을 가지고 있다는 것. 영화감독은 그걸 원해서 영화를 만듭니다.
매우 완성되어 있고, 잘만들어지긴 했지만 열이 없는 작품보다는 조금 여기저기 파탄이 있어도 열이 있는 편이, 영화로 사람을 감동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마 게임 팬들이나 <스파2> 팬들이 본다면, 그 열 부분이라는 게 굉장히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얼마나 게임에 충실한지 그런 게 아니라 말이죠.
스기이 제가 영화 작업에 들어갈 때 2, 3명의 게이머라 불리는 사람들과 이야기해 봐도, 각자가 자신의 <스파2>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이게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춘리라고 하는 것은...'라든가. '왜 더블이야? 본래, 한 사람 한 사람이 싸운다는 것이 <스파2>의 정신인데 2명이 더블파동권으로 베가를 쓰러뜨린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도 물론 있었습니다. 한편, 프로듀서의 머릿속에서는 영화로서의 클라이맥스를 파동권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있었습니다.
파동권이라는 것이 류와 켄이 익히고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면, 제 안에서 베가라는 것은 게임의 세계를 떠나 상당히 이미지를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녀석을 쓰러뜨리는 도구로, 파동권을 류와 켄 둘이서 한다. 그 더블파동권이라는 걸 클라이맥스로 만들려고 생각했어요. 이건 영화적인 발상입니다. 그건 게임과는 다르지만, 매우 좋지 않을까요? 영화의 클라이맥스로서 더블파동권이라는 것도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베가라는 것은 실제로는 쓰러뜨릴 수 없는 상대입니다. 류와 켄 2명이 해도.
토우카이린 군의 경우 '콘티를 작성하는 동안에 (2명이서 싸우는)류와 켄이 겁쟁이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베가는 16명의 캐릭터 중에서도 두드러진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결국 베가는 죽지 않았지만요. 저로서는 베가가 가진 사이코 파워가, 세상에 악이 퍼지면 퍼질수록 강해진다는 성격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격투가 중 한 사람이 아니라, 말하자면 악의 상징 같은 형태로, 상징적인 캐릭터로서 베가를 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사이코 파워란 무엇인가. 베가에게는 베가의 주장이 있는데, 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파워라는 것은 사악한 정신에 의해 만들어지고, 세상에 사악이라는 것을 가지고 인간이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그 사악한 파워의 집대성이라는 일종의 신앙적인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얻은 파워가 사이코 파워. 그것은 류, 켄이 단순히 기술의 연장선으로 쓰러뜨리려 해도 무리인 겁니다. 영화 내에서도, 우연히 류와 켄의 호흡이 맞은 순간에 더블파동권이 나왔지만, 거기서 베가가 죽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마지막에는 트럭을 탄 채 나오고 있고요(웃음). 그건 사이코 파워를 쓸 틈이 없었다는 컷으로 됐어요. 사이코 파워를 쓰려고 하다가 날라가 버립니다. 그래서 허망하게 당했다고 할까, 타이밍 때문에 날라간 겁니다. 일단 그걸 영화의 낙제점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베가의 마지막이라는 건 매우 옥신각신했습니다. 이 정도면 베가가 당하지는 않는 게 아닐까 하고. 다만, 그러면 영화의 결정판으로서 베가가 쓰러지지 않으면 영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기세로 넘어가자는 점이 있었습니다.
- 제 기억으로는 가면라이더가 2명의 라이더로 싸운다는 게 있어요. 그래서 그게 팬들에게는 매우 인기가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클라이맥스의 왕도여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기이 <스파2>라는 게임에는 캡콤 개발실의 사람들이 만든, 게임의 베이스가 되는 캐릭터나 세계관 설정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국적이고, 각국 대표 격투가가 제트기 앞에 서있는 게임 홍보용 포스터가 있는데, 그걸 보고 이건 꽤 재미있는 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진정한 의미의 인터내셔널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일본영화나 미국영화 같은 걸 넘어, 여러 나라의 캐릭터들이 복장도 뭐든지 제각각이며 공통점이라고 할 건 격투가뿐이라는 점으로 나란히 자아내고 있는 아트 디렉션의 세계. 이건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 향기를 영화로 낼 수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끈질기게 의상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바뀌는 건 켄 정도죠. 이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프로듀서와 옥신각신하고 여러 스태프와도 맞붙었는데, '왜 류는 옷을 안 갈아입는 거야'라든가. 하지만 저로서는 도복을 입고 있는 류로 통과하고 싶었습니다. 이치를 넘어서 도복을 입고 맨발로 있는 류가 류라는 캐릭터로, 격투를 끝냈으니 청바지로 갈아입는다고 하면 거기서 류가 아니게 됩니다. 각각 등장하는 캐릭터가 심볼릭하면 됩니다. 춘리는 춘리. 작전회의의 경우든 뭐든, 그 중국옷 차림. 유일하게 샤워장면에서만 알몸이 되었지만, 그 외에는 춘리라는 의상을 벗지 않습니다.
그게 사실 저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 정해진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아무데나 서 있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그런 점이 신경쓰이지 않도록 만들려고 제 나름대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니까 저건 리얼한 세계가 아닙니다, 당연하지만요. 리얼한 세계가 아닌데도 어떤 종류의 격투의 정서라는 것은 리얼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그런 장치를 걸어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을 때는 그게 존재감을 갖고, 게임의 영화화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본 후에, 게임을 끝낸 듯한 상쾌함을 원했습니다. 그러니까 엔딩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는 게임에 지쳐서 잠깐 쉬던 것과 같은 느낌. 나오면 영화 같은 건 잊어줘도 됩니다. 그 대신, 보는 동안에는 열심히 보는 영화. 다 본 다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도 되니까 얼른 영화관을 나가라는, 일종의 상쾌함이 나오면 됩니다. 딱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하고 나갈 때와 같은 기분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그게 가능하다면, 이것도 게임의 영화라고...
영화라는 것은 영화를 다 본 후에, 뒤에 남기는 영화와 남기지 않는 영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싸우든 뭐하든 게임이야라는 메시지를, 저는 이 영화에서 보내고 있을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죽이지도 않았고, 열심히 싸우고는 있지만 이건 게임이라고.
- 듣고 있으면 옛날 닛카쓰의 무국적 액션 영화 같은.
스기이 그렇네요. 뒷맛이 깔끔하고,물론 반대되는 것은 <은하철도의 밤> 등으로, 본 후 언제까지나 저게 뭐였을까 하고 남는 것도 있습니다. 오락영화이긴 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스파2>라면 그게 아니고 매우 깔끔한 오락. 일본영화는, 이런 건 서툴잖아요.
- 마치, 미국영화 같은 느낌이네요.
스기이 그런 영화의 좋은 점은 최근에는 전부 미국영화가 갖고 있는데, 화가 나잖아요. 뭐랄까, 실베스터 스탤론이나 <다이 하드> 같은 거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면 일본영화도 그걸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느 쪽인가 하면 심정파라고 할까, 별로 이런 액션물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한편으로 이런 영화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컴퓨터 그래픽
이 영화에서는 마에다 츠네오 씨 등에 의한 CG 처리가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 위의 두 장의 사진은 그 중 하나. 춘리를 사이보그가 포착한 장면. 스기이 씨는 "하나의 캐릭터로서 CG가 참가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거 말한다.
시노하라 료코가 부른 주제가가 초대박 나서 화제였던 작품으로 기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