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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킹덤 -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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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5-01-10 150538.png.jpg

 

제일 먼저, 결론부터 던지면. 아마도 올 상반기 베스트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던져 두고. 

 

프랑스는 자국의 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우월감이 남다릅니다. 언어와 문학, 나아가 종합예술로 부르는 영화에 대한 자부심 역시 상당합니다. 때론 그들 스스로의 문화에 대해 너무 자기중심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으로 할리우드를 흉내 낸 작가나 감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만, 주변과 섞이는 법 없이 오롯이 자신들의 것을 잘 지켜갑니다. 일례로 오래 전 읽은 번역 기사이기는 합니다만, <죽은 시인의 사회>를 프랑스가 인정한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 라고 표현하기도 했거든요. 더불어 한국에서 경장편이라고 표현하는 대략 원고지 400-600매의 중편이 이들 문학의 대세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 같은 자기 파괴적인 작가에 더불어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도 떠오르네요. 영화계에서는 아무래도 뤽 베송이 대중적 인지도로는 갑이겠지만 한국에서는 컬트적인 인기를 누린 레오 까라 감독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로 들어가보면, 한국에서도 매년 프랑스 대사관이 영화제를 열 정도로 확고한 영화적 자산을 보유했습니다. 자신들만의 정체성이 확고한 영화들이지만, 주로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터라 상대적으로 영화적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다는 단점 아닌 단점은 분명합니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철학적 사유나 영화적 완성도 등 다른 면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에 대한 확고한 결과물도 수반합니다. 저 역시 대부분 감상한 장 뤽 고다르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센 강 아래>나 <프렌치 수프> 같은 매우 대중적인 영화 역시 감상했습니다. 

 

<애니멀 킹덤>은 이러한 프랑스적인 영화적 자산에 더해, 할리우드와는 다르지만 세계적인 지향점 다시 말해 보편적 공감대를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발생했는데 이는 치명적이게도 인간이 동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각 국가는 자국들만의 아이덴티티로 대응합니다. 프랑스는 어떻게든 수인 즉 짐승이 되는 인간과 보통의 인간을 격리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긴급할 경우 이들을 처리하는 군이 출동해 사살하기도 합니다. 

아버지 프랑수아와 고등학생 아들 에밀은 점점 늑대로 변해가는 (부인이자) 엄마를 격리 시설에 넘겼습니다. 격리 시설이 완성되며 이제 이들 역시 엄마의 이동에 따라 특정 도시로 옮겨가기로 합니다. 아들에게 어떻게든 가족의 소중함 특히 어머니의 추억을 공유하려는 아버지와 사춘기인 아들은 사사건건 부딪힙니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인의 가치나 철학에 대해 상당한 설전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아! 프랑스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에밀은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며 한 소녀와 알게 되지만, 그보다 더 그를 사로잡은 것은 하늘을 날려고 하는 수인 즉 새가 되어가는 인간이었습니다. 그와 친구가 된 에밀은 이제 그를 돕기로 합니다. 

 

 

이 영화는 평이한 판타지 플롯입니다. 그러하기에 결말이나 과정이 응당 예상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와 달리 미시적인 부분에서, 영화적 진행 속에서 프랑스적인 철학을 드러내고 "인종 차별"과 "보편적 인간성"과 "가족" 등을 살펴보는 것에 상당한 의미를 할애합니다. 예를 들면 옆 나라는 짐승이 되는 수인과 함께 지내는 정책을 펼치는데 프랑스는 그렇지 않은 데서 오는 가치관, 이를 넘은 국가적 신념 등을 엿들어 보는 것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프랑스는 시민혁명이 그들 국가의 기치 중 하나이고, 지금도 또 오늘도 그들의 철학에 반하는 것들에 대항하며 시위합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요. 

 

그렇게 다투고 싸우며, 가족이지만 갈등을 안은 프랑수아와 에밀은 특정하고 위기에 다다른 상황에 닥치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결말은 지금껏 영화가 진행하던 과정에 던져둔 프랑스적인 가치에 수반하며 단순한 결과가 아닌 성스러운 결과로 느껴지게끔 만듭니다. 이 결말을 위해 과정에 깔아두었던 말, 가치, 혼란 등이 하나로 귀결하며 보는 관객의 감정마저 폭발시킵니다. 

객석에서 대략 60-70 정도의 관객은 이 마지막에 숙연해지지 않았을까. 반대로 30-40 정도의 불호 관객도 예상하는 바입니다만. 

 

영화 멋졌습니다. 결론에 다다라 터뜨린 한방에 정말 폭탄에 맞은 듯 감정이 터지더군요. 

 

지나치게 찬란하고 지치도록 쓸쓸해서 눈을 뗄 수 없는 영화, 시큰하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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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프랑스 영화계의 저력을 담았네요.

13:41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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