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 2] 리뷰 (강스포)
공개 당일이었던 어제 오후 5시부터 7회차를 모두 관람했습니다.
초반 빌드업도 지루한 감이 별로 없었고, 3화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니 배고픈 것도 잊더군요.
이번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시즌 1이 서사보다는 게임 내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초점을 두었다면,
시즌 2에서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만들며 생존을 꾀합니다.
시즌 1에 비해 시즌 2에는 얼굴을 익히 아는 배우 (강하늘, 임시완, 양동근, ...)들이 등장해 더욱 반가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만족스러웠고, 스토리도 조금은 엉성했지만 그럼에도 긴장감 넘쳤습니다.
시즌 1의 가장 큰 주제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었다면,
시즌 2는 '확률'이 가장 큰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에서는 제 개인적인 해석을 넣어보았습니다.
1화의 제목이자, '양복남'이 새롭게 제시하는 게임 '빵과 복권'은 일종의 사회실험과 같습니다.
폭염 속 공원에서 노숙하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양복남'은 빵 또는 복권을 고르라고 합니다.
빵은 보장되어있고,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가치를 뜻하며, 육체적인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죠.
반면에 복권은 약간의 리스크가 있는 도전이지만, 더 큰 가치와 정신적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숙자들은 모두 복권은 선택했습니다.
모든 노숙자들을 만난 후 '양복남'은 공원 한 가운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빵은 제가 아닌 여러분이 버린 것입니다.'
그러고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 빵을 무참히 짓밟아버립니다.
마치 그들이 누릴 수 있었던 확실한 행복과 희망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과 같죠.
김대표와 최이사, 그리고 양복남과 성기훈이 하는 러시안 룰렛 게임도 같은 맥락이죠. 리볼버 안에 들어있는 총알이 누구에게 향할지, 그리고 가위바위보 하나빼기에서 비기거나 이기고, 질 확률. 억울할 때도 많지만 가장 공평한 게임 가위바위보의 파생 게임 하나빼기는 확률을 자신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위에 더욱 큰 힘이 작용합니다. 설령 내가 이기거나 져도 장전된 리볼버에 총알이 없다면? 그건 "운"이죠.
'빵과 복권' 게임은 시즌 2의 본 게임 안에서도 존재합니다. 투표가 바로 그 게임입니다.
게임 재개 의견을 밝히는 투표 시간에 X를 누른 사람들은 이미 적립된 '보장되어 있는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O를 누른 사람들은 확률이 100퍼센트가 아님에도 더 큰 행복을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기훈'은 100퍼센트의 확률로 살 수 있다는 확률이 낮은 확률을 뚫고 죽을 위기를 넘겨 돈을 더 버는 것보다 갚지냐고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이처럼 과연 더 큰 행복을 누리는 길은 더 큰 돈을 버는 것인지, 아니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행복과 확률이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가장 큰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2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는 저격수들이 직접 탈락자를 총으로 죽입니다.
시즌 1에서의 기계적인 연출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무감정하게 죽이는 장면은 확률론 속에서 더 큰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그들이 삶을 더 처절하게 만듭니다.
그 중 11번은 확인사살까지 하며 그들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죠. 마치 빵을 밟던 '양복남'처럼요.
결국 확인사살로 죽은 사람들은 장기가 모두 썩어서 쓸만하지 못하므로 11번은 확인사살 행위를 중단하라고 합니다.
이는 일종의 희망고문이 아닐까요?
'비록 너가 총에 맞았지만, 넌 그래도 쓸모가 있을 수 있어 = 장기매매를 할 거다'
즉, 오징어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탈락자들이 확실한 행복을 누릴 기회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분명히 투표에서 X를 누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게임 속에서 승리의 기쁨은 참가자에게 잊을 수 없는 도파민을 줍니다.
두번째 게임에서 참가자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기훈'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모두 환호합니다.
확실한 행복을 추구했던 '기훈'이 확률을 뚫고 얻는 더 큰 행복에 공감해준 것입니다.
결국 '기훈' 또한 확률을 이겨내 얻는 짜릿함을 누리고 싶었던 겁니다.
마치 시즌 1에서 경마 경주 내기를 했던 것처럼 말이죠.
어쩌면 확률은 모두에게 주어지고,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어떻게 보면 사람에 따라서 너무나 다르게 적용되는 불공평한 개념입니다.
시즌 2는 이러한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요?
내가 아무리 능력이 있고, 아무리 잘난 사람이더라도 운이 안 좋으면 장땡이다.
이명기가 코인이 잘 되었다면 오징어 게임에 참가했을까?
강대호가 PTSD를 이겨내고 탄창을 가져왔다면?
짝짓기 게임에서 짝을 잘 찾았다면?
단체전에서 내가 팀을 잘 짰다면?
시즌 2 내에서도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었던 방향은 충분히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확률, 운이 있었습니다.
겸손하기도 하고, 미련해 보이기도 하는 한 마디
'운이지, 뭐.'
이 한 마디는 목숨이 걸린 생존 게임에선 다소 예민하지만 승부욕을 자극시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확률, 운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몰입감있게 그려냅니다.
이로 인해 성공 가능성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운의 개념을 꼬집습니다.
시즌 1 공개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회에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는 진지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3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네요.
+ '오영일'은 작중에서 이병헌을 연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기 천재네요.
'기훈'과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 가끔은 광기 어린 모습, 결국엔 나중에 프론트맨의 역할을 참가로서 수행하는 모습까지...
오영일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부터 전율이었네요.
저는 5점 만점에 4점 주겠습니다.
+ 전재준, 탑 배역 모두 맘에 들었습니다.
마약 중독자로 나오는 탑도 지난 자신의 일을 반성하는 것 같아 만족했습니다.
이제 황동혁 감독님의 선택이 이해가네요.
전재준의 배역도 꽤나 비중있고, 나중엔 군인으로서의 존재감과 분량도 챙겨서 좋았습니다.
강하늘이 개그 발암캐로 소비된 건 조금 아쉽습니다.
kathryn.hailee
추천인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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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제까지 4화 보고
오늘 마저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