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고니 위버, "리플리의 '평범함'이 마음에 들어" - "액션 영화가 아닌 생존 영화“

SF 호러 영화의 금자탑인 <에이리언> 시리즈가 올해로 45주년을 맞이했다. <에이리언>(1979)부터 <에이리언 4>(1997)까지 총 4편의 영화에서 시리즈의 상징적인 주인공 엘렌 리플리를 연기한 시고니 위버는, <에이리언>으로 본격적인 영화 데뷔를 이루었고, 이 작품을 통해 헐리우드 스타덤에 단숨에 올랐다.

당시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무대에 서고 있던 위버는 <에이리언>을 오프 브로드웨이 작품처럼 생각했다고 한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대성공의 기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영화가 끝나면 곧바로 무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에이리언>은 위버에게도 매우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그녀는 "리플리라는 캐릭터가 너무나도 평범하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원래 각본에서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도록, 남성이나 여성 모두 연기할 수 있게 쓰였다고 한다.

"덕분에 리플리 역할에서는 여성스럽게 행동하거나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각본가들이 정말 예리하게 접근했죠. 어느 시점에서는 그녀가 여성이라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였습니다. 관객들은 그녀를 '리플리'로 인식하고, 그녀가 살아남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에이리언>을 액션 영화가 아니라 항상 생존 영화로 생각했어요."

시고니 위버는 자신의 경력에서 "훌륭한 스토리를 찾고 그 일부가 되는 것이 나의 지침이었다"며, 출연 작품을 장르로 구분하기보다는 항상 연기할 캐릭터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위버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4편에 대해 "리플리가 계속 살아남아 기쁘다. 다양한 감독들과 스토리, 그리고 리플리의 모든 변화는 매우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리들리 스콧,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장 피에르 주네, 이 네 명의 감독은 모두 이 소재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최신작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시리즈의 향후 전개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버가 리플리 역을 다시 맡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아직 신작을 보지 않았다. 언젠가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운을 빌 뿐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