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 나는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를 보고 나서 (스포 O) - 사토 유이치 감독 작품
경력 없고 학벌도 좋지 않고 사회성도 떨어진 남자가 한 회사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그 회사는 일명 '블랙회사'였고, 일 안 하고 놀면서 사원들 갈구는 팀장과 그 옆에서 분위기 맞쳐 주는 상사가 떡하니 있으면서 주인공을 괴롭힌다.
작은 IT 기업이고, 영화 도중에 IT 기업의 생태계를 조금이나마 보여 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집중도가 높아졌고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보다 확 들었다. IT 기업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피라미드 구조가 어느정도 이해가 됐고, 무조건 위에서 떨어진 프로젝트나 기한 같은 걸 다 맞쳐야 하는 것이 현실과 같았다. 이에 주인공 역시 가뜩이나 주위 동료 때문에 힘든데 이런 일처리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중졸인 걸 속이고 들어왔다는 설정이 있었다. 주인공 역시 와세다 대학을 나온 걸로 주위 동료들을 속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미 동료들은 주인공이 중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걸 알았을 때 주인공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안 간다.
그래도 주인공은 계속 버텼다. 벼랑 끝에 몰린 것처럼 힘들었지만 계속 버텼고, 끝내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줄곧 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현실감이 조금씩 떨어졌다. 영화에선 신입이 프로젝트 팀장까지 맡는 설정도 그렇고, 주인공을 위해서 끊임없이 조언해주고 힘이 되어준 상사 한 명이 있는 것도, 일을 안 하던 몇몇 동료들이 다시 의기투합해서 기한까지 일을 마치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 좀 판타지스러웠다.
'한계에 도달했어도 버티면 된다'라는 것이 항상 맞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쩔 땐 과감히 발을 뺄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돈을 더 요구하든지, 뭔가의 보상을 요구를 해야 속해 있는 회사에 자신의 입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거나 조금은 과한 연출은 있지만 충분히 볼 만했고, 특히 회사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