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2. 영화관에 가서 볼 만한 거대 SF 서사(노스포일러)
듄: 파트2를 봤습니다. 용아맥에서 보지는 못하고 대신 왕아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 라는 생각입니다. 아이맥스로 보건, 돌비로 듣건, 혹은 일반관에서 보더라도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듄: 파트 2는 1보다 훨씬 스피디하게 전개합니다. 켜켜이 쌓는 전개 방식을 선택했던 1편에 비해 2편은 점프합니다. 스파이스가 가득한 모래사막을 뛰고, 바위산을 무중력장치로 뛰어넘는 느낌입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장대한 서사시인 소설을 압축하고 축약하여 스크린으로 선보입니다. 원작에 비해 많은 것들을 시간적으로 압축한 감독 덕분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훨씬 스피디한 전개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영화가 주는 영상미와 음악입니다. 장대한 배경과 영상미, 의상과 미술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 주며 소름돋을 것 같은 음악과 음향은 귀를 때립니다. 화면과 음향을 듣고 있으면 영화가 아니라 무슨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감탄할 정도로 정교하고 촘촘한 세계관과 문화에 대한 표현도 아주 멋졌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한번도 접할 수 없었던 프레멘들의 생활양식이나 풍습들을 전혀 이질적이거나 유치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하고, 대비되는 하코넨과 황제의 묘사 역시 수준급이었습니다. SF영화나 판타지 영화를 볼 때 잘 짜여진 설정을 접하게 되는 것도 아주 큰 즐거움인데 이번 듄: 파트2 역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전개를 빠르게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그리고 마치 러닝타임을 위해 잘라낸 것 같은 매끄럽지 못한 전개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니면 조금 불친절한 부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좀 해 줬으면 좋았을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두 장면은 조금 오글거렸습니다. 난데없이 디즈니 + 사기꾼들이나 사이비 종교지도자 수법이 나와서 좀 그랬습니다. 다른 부분들이 너무 괜찮아서 상대적으로 더 티가 나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밖에 공들여 만들어 놓은 악역들이 너무 휘리릭 소비되는 부분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폴이 퀴사츠 해더락이 되는 전반부에 너무 공을 들여서인지 후반부는 너무 훅훅 넘어간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꽤나 잘 만든 명작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위에 제가 언급한 불만들도 대부분 지엽적이거나 사소한 부분일 뿐이고 '이런 것들이 개선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 차원이지 영화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주 볼 만한 - 영화 티켓값이 전혀 아쉽지 않은 -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뿌듯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이쪽에 조예가 없거나 이런 스타일의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취미가 없는 분들이 본다면 되게 재미없는 영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개인의 호불호 문제이니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하여간 빨리 3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보니까 빨라야 2028년이라던데 그때까지 언제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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