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이야기] 스타워즈의 미래는 어디에 달려있는가
요즘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를 보고 있자면, 새로운 심정입니다. 저 역시 20대 중반으로서 스타워즈를 꽤나 늦게 접하기 시작한 사람이고, 아직 [배드 배치]나 그 유명한 [클론 워즈]는 제대로 보지 못한채, 영화 9편 정도를 봤다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아직까지도 뉴비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 공개된 안도르의 예고편을 보니 마음이 꽤나 뿌듯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말 제국과 공화국, 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적인 단계에서 벗어나, 그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해지고 있구나....새삼 와닿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정말 이제는 '전쟁' 속의 모든 다양한 요소에 대한 다채로운 요소들이 점점 이야기로 꺼내지고 있는 것 같구요.
요즘 이렇게....돌아보고 있자면 스타워즈의 진짜 위기는 자자 빙크스의 '프리퀄'보다도 7~9의 시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7편은 그래도 향수라는 자극이 명확이 있었죠. 다시 시동이 걸리는 밀레니엄 팔콘 만으로도, 아니 다시금 켜치는 광선검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6편 제다이의 귀환 이후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을 것 같았던 제다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전설에 가까워져 버린 그런 존재로 되고 말았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신비함과, 지난 오랜 기간의 이야기들은 엄청난 비밀을 내포하고 있을 것만 같았죠. 또한 시스와 제국을 이은 퍼스트 오더의 모습은 그저 그 옛날의 제국이 어떻게 저정도의 수준으로 부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가왔었구요. 더불어 오랜 캐스트들의 복귀는 항상 화제를 모았으며, 새로운 시리즈의 새로운 트리오 역시 그런 전설들 사이에서 그들의 역할과 개성을 뚜렷히하며 각자의 매력을 충분히 챙겼습니다.
하지만 8-9의 연속된 시퀄들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아니, 단편적으로 얘기하면 파괴적인 성향을 띄며 지난 날의 스타워즈의 요소들을 파괴해나가기 시작했죠. 익숙함의 파괴를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극단적인 파괴는 신비함을 지나 과격함, 또는 당혹스러움으로 돌아오죠. 단적인 예가....루크 스카이워커가 광선검을 벼랑 밑으로 집어 던지는 장면으로 대표된다고 할 수 있겠구요. 7편에서의 이른바 복선들은 8편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공백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 사이의 이야기들은 지난 6편과 7편의 오랜 간극을 메워주기는 커녕, 그 간극의 골을 넓혔죠. 그 와중에 새로운 캐릭터들은 너무나 소모적으로만 사용되고, 한편 사이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플롯간의 유기성, 다양성이라는 목적으로 희생되어간 플롯들은 '여태 가장 독특한 스타워즈 영화'라는 평가는 들을 지언정, '여태 제일 어이 없는 스타워즈 영화'라는 평가를 받기에 다다랐습니다. 동시에....원조 캐스트들에 대한 향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면들은 더 이상 향수가 아닌 인위적임....으로 둔갑해버렸구요.
그 와중에 희생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스타워즈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제다이'라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은 더 이상 스타워즈의 영광으로만 남을 수 없는 것이 아닌, 그저 정신 승리의 표상의 단어로 둔갑되기도 하며, 오더 '666'라는 소재만이 스타워즈의 향수를 뒤늦게 강조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정작 '제다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여주었던 '포스'라는 음과 양의 조화, 흐름, 그리고 선이 존재하기에 악이 존재하고, 악이 존재하는 그곳에 언제나 선은 존재한다는 가벼운 철학적인 근본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다이'는 슈퍼히어로가 아닌데....슈퍼히어로와 같은 연출을 유도하는 순간, 이미 9편은 수습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르고 시작했던 것이나 다름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스타워즈의 정신만큼은 남아있음을....그리고 그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가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바로 [로그 원]이죠. [로그 원]은 제다이가 나오지 않는 첫 스타워즈 영화입니다. 뭐....엔딩이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분명 제다이는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죠. 하지만 포스를 믿고 사용하는 자, 포스 보다는 나의 직관을 믿고 행동하는 자, 드로이드등 스타워즈라는 세계관에서 제다이를 주목받게 할 수 있었던 근간에 있던 자들에게 제대로 시선을 조명합니다. 정말로 이러한 은하계에서 어떤 전쟁이 어떤 연유로 벌어지고, 그 사이에서 어떤 상호 작용이 발생하는 지 제대로 조명합니다. 그리고 제다이가 아닌 정말로 두발로 뛰고, 재치와 능력만으로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나옵니다. [로그 원]이 그토록 명작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3편과 4편 사이의 서사의 간극을 완벽히 해결해주었다는 엄청난 장점을 제외하고라서도 말이죠.
이런 지점에서....오히려 디즈니 플러스라는 플랫폼의 효과를 정말 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찌보면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가 싶네요. 현재의 [스타워즈]가 보여준 새로운 열풍은 결국, 다양한 캐릭터, 동시대 사건에 대한 더욱 깊은 조명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만달로리안]의 성공이 캐릭터에 달려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물론 캐릭터의 특징과 매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적절히 들어오는 향수와 관련한 부분이 성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궁극적인 최상위의 만족감은 결국 "저 영화의 서사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의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 가...??" 에 대한 다양한 조명에 성공하고 있는 것, 이것이 현재 마블과 달리 스타워즈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보이고 있는 성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디즈니는 그럼에도 [스타워즈]의 컨트롤러를 다시금 제다이에게 돌려주려고 할 것입니다. 현재 만달로리안의 딘 자린의 영향력,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도 전성기를 맞게된 보바 펫, 그리고 로그원의 이야기를 해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 카시안 안도르까지....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스타워즈라는 이야기의 다채로움을 넓혀주는 요소에 불과하다...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정말로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스타워즈는 제다이 보다는 우리가 공감을 불어넣고, 좀더 현실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다음의 캐릭터들에게 스타워즈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것을요. 마블의 시리즈는 동시간대의 서사를 풍요롭게 하기보다는 후속편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것을 시리즈들의 기조로 잡은 듯 합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후속편을 도모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지금까지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그에 감명깊게 본 사건에 대한 다채로운 조명이 가능해지도록 존 파브르가 방향을 잡아주었습니다. 이 시작의 차이를 부디 후속편이라는 욕심, 제다이에게 다시금 컨트롤러를 쥐어주려는 시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타워즈의 미래는 제다이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갔던 변두리의 캐릭터들에게, 다시말해 광선검이 아닌 블래스터에 달려있음을.....부디 지금처럼 쭉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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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고 싶다는데에 매우 동의 합니다ㅎㅎ 다만, 저는 라이트한 스타워즈팬으로서 , 그래도,, 그래도 역시, 스타워즈에서는 제다이가 시리즈의 균형을 다시 잡아주는 모습을 보고싶네요 ㅎ.ㅎ 너무 매력있는 집단이었는데 시퀄에서 워낙 망가져버려서ㅜ 그래서 안도르보다 오비완을 더 기대하고 있기도 하구요. 어쩌면 저는 스타워즈보다는 제다이의, 광선검의 팬일지도 모르겠네요. 저같은 사람도 굉장히 많을거같네요ㅎ 어찌되었건 시리즈의 발전을 위해 제다이의 핵심가치인 조화와 균형을 ,앞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도 챙겨갔으면 합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아무래도 지금 이야기는 올드 시리즈를
조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묵직하게 파고드는
타입이라.....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보면서 죽도밥도 아닌 시퀄 3부작은 이게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처음부터 그냥 막나갔으면 이건 이런 시리즈였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관성이라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중간이 너무 급커브였어요. 아예 세편을 다
쌍제이에게 맞기는 게 맞는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스타워즈 사가의 이야기를 오로지 다크사이드와 스카이워커에 집중한 점이 시퀄의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시퀄은 아예 존재하지 말았어야하는 스토리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작품성의 문제가 아니라 스카이워커를 포스를 안정시킬 선택받은 존재로 설정해놓고 그렇게 악의 무리를 진압한지 겨우 수년이 지났을 뿐인데 다크사이드가 부활한다는건 스타워즈 사가의 핵심인 포스에 대한 예언 자체를 무시한다는거죠.. 차라리 만달로리안이나 보바펫처럼 스카이워커와 별개의 이야기, 제다이를 다루더라도 포스의 위기와는 다른 이야기를 담아냈어야했다고 봅니다
그에만 집중한게 너무 패착이었던 것 같아요.
상세한 답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7편 깨어난 포스는 4편 새로운 희망을 통째로 오마주했긴했지만 그럼에도 쥬라기 월드 1편처럼 나름대로 전작들에 대한 존중과 새로운 방향성을 잘 보여줬고 로그원에서 뽕이 제대로 찼었는데...8편 라스트 제다이에서 급발진, 기존 시리즈의 설정들과 전편의 떡밥 등을 다 엎어버렸죠.결국 9편 라이즈오브스카이워커에서는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결국...제게 디즈니 스타워즈는 로그원+만달로리안 뿐입니다ㅜㅜ ㅋㅋㅋ
이제 충분히 조명한 듯 합니다....
지금처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이제 더
구경하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