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7인 - Battle Beyond the Stars (1980)
B급 영화 황제 로저 코먼의 영화 철학은 적은 제작비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단지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그런 철학이 아니라, 그 스스로 엄청난 다작을 쏟아내면서 몸소 증명을 했다. 그런 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우주의 7인>은 도무지 1980년도 영화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특수효과들로 무장을 했지만, 이야기 구성과 개성적인 캐릭터들은 역시 로저 코먼이 참여한 영화다운 모습이다. 늘 그래왔듯 그의 추종자들은 돈을 뿌리며 환호를 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혀를 찰 수밖에 없다.
간단한 스토리 요약을 하자면, 평화롭게 살고 있는 혹성 아끼아의 주민들은 무력으로 자신들을 지배하려는 우주의 무법자로부터 노예가 되든지, 전멸을 당할지 양자택일의 협박을 받는다. 이에 주민들은 혹성의 대표를 선발해 자신들을 도와줄 전사를 찾아 떠나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모인 우주 최고의 전사. 그리고 그들이 모는 7척의 우주선은 종횡무진 활약을 하며 승리를 하고 혹성 아끼아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 이야기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대표작 <7인의 사무라이>를 그대로 우주로 옮겨온 것이다. 따라서 <우주의 7인>은 싸구려 B급 영화 팬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7인의 사무라이> <황야의 7인>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이들도 관심을 가져볼만한 영화다. 배경을 우주로 옮겨온 덕분에, 사무라이들의 박진감 넘치는 검술 대결은 우주 공간을 수놓는 레이저 쇼가 대신하고, 전사들 또한 우주 시대에 걸맞은 특이한 종족이 팀을 이룬다. 이들 캐릭터들은 꽤 재미있다.
그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황야의 7인>에서 리 역을 맡은 로버트 본이다. 그는 우주 최고의 살인청부업자로 냉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최후도 굉장히 멋있다. 여기에 먹고 보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공유하는 5명의 외계인 쌍둥이 전사는 그저 삶이 지루해 미치겠다는 이유로 전투에 나서며, 살아있는 생명체를 먹어 치우는 도마뱀같이 생긴 우주인은 개인적 복수를 위해, 터질 듯한 왕가슴을 앞세우며 우주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을 조정하는 섹시 전사는 단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제멋대로 끼었고, 시대를 역행하며 카우보이 복장을 한 지구 출신의 전사는 빚 갚는 심정으로 전투에 동참한다.
뒤죽박죽 제멋대로의 팀이지만, 장엄한 최후에서는 하나 같이 가슴 찡한 감동을 주고 떠난다. 그리고 당연히 죽어야할 운명이었다는 식의 아끼아 혹성 젊은이의 혼잣말은 <7인의 사무라이>처럼 냉혹하기 그지없다. 더불어 무법자의 두목 역으로 존 색슨이 열연(?)을 펼치며, 명성을 떨치기 전의 제임스 호너가 참여해 영화보다 월등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우주의 7인>은 분명 싸구려 SF 영화이지만,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서 즐길 요소가 많은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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