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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pcress File (1965) 스파이영화의 걸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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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영화들 중 제임스 본드영화와 반대편에 있는 영화다. 수퍼히어로 스파이가 나오는 영화와는 정반대편에 있는, 

현실적인 스파이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처럼 냉혹하고 현실적인 영화의 끝판왕까지는 아니다. 냉혹한 스파이세계에 질려서 자살해 버리고 마는 꿈도 희망도 없는 그런 영화까지는 아니다. 

 

관객들이 쾌적하게 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냉혹 잔인 현실적이다. 

 

냉전시대, 해리 파머라는 영국스파이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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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해리 파머가 저렇게 차가운 표정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한가?

자기와 옆에서 이야기하던 사람을 5분 뒤에 쏘아죽여버려야 할 지도 모른다.

자기와 친하게 이야기하던 사람이 5분 뒤에 날 쏘아죽일 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 잘못이 없어도, 영국첩보부에서 미끼로 쓰려고 날 죽일 지도 모른다.

상관도 부하도 동료도 믿을 수 없다.

길을 나가도, 길을 지나가던 행인A가 날 쏘아죽일 지 모른다.

이런 순간 순간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런 표정을 가지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런 표정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서로 연애도 저러고 한다. 

 

이것이 이 영화의 톤을 결정한다.

매우 차갑다. 건조하다.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그런데, 머리에 총을 맞고 처참하게 사람이 죽어나가도, 영화의 톤은 "그래서, 이게 뭐 어떻단 말이냐?"하는 톤이다. 

 

영화 마지막에서 해리 파머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난다.

알고 보니, 영국 정보부에서 해리 파머를 미끼로 이용해서 내부스파이를 색출하려는 것이었다.

해리 파머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말이다.  

해리 파머는 국장에게 소리친다. "당신이 날 미끼로 사용하는 바람에, 살해당하거나 미쳐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자, 국장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차갑게 대답한다. "그러라고 봉급 받는 것 아닌가?"

명대사다. 그리고, 국장은 "빨리 다음일 해"하는 식으로 나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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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입크리스화일은 이런 차갑고 건조한 톤으로 매력을 주는 영화다.

보다가 보면, 굉장한 매력이 있는 영화 속 세계다. 

 

해리 파머는 이런 스파이세계에서 특이한 존재다.

독일에 주둔하면서 밀수를 하다가 붙잡혀서 군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사면 조건으로 스파이가 된 사람이다. 

당시 신세대다. 보수적인 영국스파이계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통한다.

상관에게 비꼬듯 대답하고 농담 걸고 빈정거린다. 미식가라서, 받는 봉급은 비싼 식재료를 사는데 써 버린다.

심지어는 귀족인 상관이 "너는 비싸고 좋은 것만 먹냐?"라고 할 정도다.

여자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향락적인 삶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순간 순간 차가운 스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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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해리 파머를 소환한 그의 상관 로스는, 달비라는 사람이 팀장으로 있는 팀에 그를 파견한다.

그의 팀에서는 영국정부 소속 과학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 십여명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신이 퇴화해 버렸다. 이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영화는 엄청난 총격전이나 액션씬같은 것이 없다. 실제 스파이들이 무슨 제임스 본드처럼 

날아다니고 자동차 추격씬을 하고 미녀들을 갈아치우며 만나는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그들은 살벌한 세계에서 목숨 걸고 일을 수행하는 직장인들이다. 이 영화에서 해리 파머가 하는 일도 딱 이거다.

 

실제 해리 파머는 영창에 간 영국군이지, 신출괴몰하는 스파이도 아니고 격투가도 아니다.

대활약을 벌이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 그는 잔머리 잘 굴리는 직장인이다.

틈만 나면 직장일을 농땡이치려는 것도, 직장보다 퇴근 후가 좋은 것도 다 일반인과 똑같다.

직장상사와 밀땅을 하고 봉급을 높이려고 딜하는 것도 다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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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파머는 그 거물급 범죄자를 추격하다가 작은 종이쪽지를 발견한다. "입크리스 (Ipcress)"라고 적혀 있다. 

이것이 무얼까? 아주 중요한 실마리일 것 같은데 말이다. 해리 파머가 입크리스의 의미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하자.

그는 위험에 빠진다.

 

아주 차갑고 날이 서 있고 시니컬한 영화다. 하지만 동시에 아주 유머러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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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마이클 케인은 대체 불가능한 명연을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들 중 하나다. 다른 배우들이 했다면,

해리 파머는 매우 차가운 사람이 되더나 따스한 사람이 되거나 했을 것 같다. 닿으면 베일 듯 예리하고 차갑지만,

동시에 쾌락주의자인데다가 시니컬한 사람이다. 

 

** 해리 파머의 상징이 된 대사가 있다.

차갑고 건조한 표정으로 "그거 위험한 임무처럼 들리는군요. 봉급을 올려주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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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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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가끔 이런 영화가 보고 싶어요. 꽤 유명한 스파이 장르 고전으로 알고 있어요.
18:48
17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golgo
아주 걸작입니다. 마이클 케인의 연기가 대단합니다.
19:01
17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Sonatine
젊었을 적 마이클 케인은 정말 무시무시한 배우였죠. 손 닿으면 베일 듯한 그런 배역이 특기였습니다.
22:20
14시간 전
3등

Harry Palmer로 여러 편의 영화를 찍으신 거 같더군요

TV에서도 Harry Palmer로 나오는 영화 하는 것을 한번 본 적 있습니다

 

그런데, Michael Caine 옹의 젊은 시절 영화들이 국내에서 많이 개봉 했는지 모르겠네요

국내에서 인지도는 60 70년대 당시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60 70 년대에는, 대게의 경우, 헐리우드 미국 현지에서 개봉하면 2 ~ 5년 후에 국내 개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죠

19:52
16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totalrecall

해리 파머로 3편 찍었습니다. 베를린의 장례식 그리고 빌리언 달러 브레인. 입크리스화일 이렇게 세개죠. 입크리스화일이 걸작이지만, 나머지도 해리 파머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 수작은 됩니다.

 

마이클 케인이 60~70년대 국내에서 어떤 위상이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현실적인 스파이영화의 최고봉을 보시려면,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추천드립니다. 너무 냉혹해서 내상이 생길 정도입니다. 

22:16
14시간 전
profile image
마이클 케인의 젊은 시절 작품은 거의 못 봤는데 기회되면 보고 싶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00:11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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