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크리드의 실종 (The Disappearance of Alice Creed)
앨리스 크리드의 실종(The Disappearance of Alice Creed/2009년/영국/각본,감독: J 블레이크슨)
감옥에서 알게 된 두 남자(빅터 와 대니)가 출감 후 부잣집 딸을 납치하여 몸값을 받아내는 범죄를 실행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 구조에, 부패한 경찰, 정치적 현실, 스펙타클한 액션과 같은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것도 아닌데다가,
등장인물도 단 3명, 납치된 여자를 가둔 작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주 배경으로 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몰입시키는
힘이 제법 만만치가 않다.
그 힘은 아마도, 불필요한 설명을 줄인 정제된 대사와 깔끔한 디테일이 가미된 인물들 행위를 표현하는 사실주의적 방식이 보여주는 신선함과 개연성, 이야기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심리적인 갈등과 평범하지만 풋풋하게 보이는 반전,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을 조화 속에 섬세하게 연출한 감독의 역량이라는 생각이다.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듯 무표정의 납치범들이 범죄에 필요한 물건들을 마트에서 쇼핑, 피해자를 가둘 집의 방에 여러 개의 자물쇠를 설치, 피해자를 수송할 차량내부를 세팅, 수갑이나 총, 장갑 따위의 각종 도구며 의상 등을 갖추는 일련의 준비행위, 여자를 차에 싣고,
방에 준비된 침대에 눕혀 여자의 옷을 하나씩, 그래서 발가벗긴 상태에서 사지를 침대에 결박시키고, 얼굴을 사진 찍고,
얼굴에 두건을 씌우고, 범인들이 옷을 갈아입고, 여자를 풀어 다시 옷을 입히고, 다시 결박시키고, 문을 잠그고,
컴퓨터에 사진을 올리고 등등의 행위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속도로 대사 없이 진행되는 도입부부터 영화에 대한 의외의 몰입이 시작된다. 특별한 충격도 없이 미묘한 느낌으로 영화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흥미를 유도하려는 의도의 극적인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적 묘사 전략이 실제 벌어지는
납치극에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내지는 바로 앞에서 구경하고 있는 묘한 느낌의 몰입감을 자아내는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묶인 여자의 하의를 반쯤 내리고 소변기를 갖다 대어 소변을 받아 내거나, 여자가 똥이 마렵다하여 발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고 한 손의 수갑도 풀어주고 양동이를 주어 쭈그려 앉게 하거나 하는 인물들의 이런 사실주의적인 묘사는 그러한 것을 생략하거나 왜곡하며
독특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해왔던 영화들의 추세들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가기에 충분한 것 같다.
사실, 양동이에 쭈그려 앉아 그렇게 지켜보면 신경 쓰여 똥이 안 나온다며 납치범에게 뒤돌아서도록 한 다음에 슬쩍 눈치를 보다 양동이로 범인의 뒤통수를 갈기는 그런 장면은 보통의 센스를 가진 관객이라면 바로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이지만, 그런 대목에서도 재미를 느끼는 것 또한 그러한 사실주의에 대한 신선함이 그 예측가능함의 식상함을 제압하고 있는 지점이 아닐까한다.
이 외에도 영화에서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 반전으로 약간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에드워드 노튼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주인공 남자(대니)의 감정연기와 납치된 피해자 앨리스 크리드 역의 젬마 아터튼(2013년 영화, 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 에서 그레텔 역을 맡았던) 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2014년 가을에 네덜란드 영화로 리메이크해서 개봉된다고 하니 어떨지 궁금해진다.
댓글 5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다시 본문삽입으로 사진을 첨부해 수정했는데,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사진 잘 나옵니다.^^
그리고 사진 파일명은 가급적 영어나 숫자로 해주시는게 더 좋아요.
한글 파일명은 나중에 링크 깨질 우려가 많습니다.T_T
마지막 사진은 독특하네요..
근데 나머지 사진들이 전부 깨져보입니다.
네이버 링크 사진은 본인 외에
다른 사람들 PC에선 안 보이니 주의하세요.
(첨부파일로 올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