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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9 from Outer Space (1957) 유쾌한 SF 망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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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우드가 가장 영화를 못만드는 감독이라는 말은 과장이다.

그는 "사소한 것은 신경 꺼"하는 철학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가 굉장히 감동적으로 포착하는 장면들도 있다. 

벨라 루고시가 생애 마지막으로 찍은 장면 - 자신의 초라한 집에서 나와 

집 앞의 꽃을 꺾어 보더니 쓸쓸히 화면 바깥으로 나가 버리는 장면 - 

이것은 굉장히 애처롭고 감성적으로 찍혀 있다. 

벨라 루고시의 마지막 장면이라는 사정을 모르고 보아도 

가슴 뭉클한 명장면임을 알 수 있다.

왜 에드 우드가 이 장면을 이 영화에 넣고 싶어했는지 이해가 간다.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영화를 못 만든다고? 당치 않은 말이다.  

 

그리고, 뱀피라나 토르 존슨이 나타나는 장면도 아주 기괴하고 으스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손을 허공에 들고 나타났다가 그냥 사라지는 것뿐인데도 그로테스크한 공포가 느껴진다. 

사실 이런 명장면 없이 그냥 못만든 영화라면,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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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다라는 것이 문제다. 

벨라 루고시는 두 장면 찍었다. 무덤 앞에 와서 망토를 한번 휙 휘두르고 그냥 사라지는 10초 정도 장면.

집 앞에서 꽃을 꺾고 화면 바깥으로 걸어나가는 장면 한 10초 정도.

이것을 반복해서 튼다. 그래서, 주연이 벨라 루고시다. 

뱀피라도 촬영현장에 와서 한 3분 정도 찍고 가 버렸을 것이다.

손을 앞으로 들고 한껏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걸어나오는 장면. 밤에 찍은 장면이다. 

그런데, 이것을 반복해서 튼다. 그래서, 그녀도 주연이다. 

화면이 이것밖에 없어서 낮에도 이 화면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한낮인 장면인데도, 그녀가 나오면 밤이 된다. 그녀가 사라지면, 다시 낮이 된다. 

벨라 루고시가 두 장면 찍고 죽어서, 치과의사가 대신 벨라 루고시 역을 한다. 얼굴을 가리느라고 

망토로 얼굴을 덮고 나온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하얬다가 검었다가 수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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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체들이 무슨 엄청난 공포스런 사건을 저지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냥 걸어다니기만 한다. 그럼 사람들은 그냥 도망간다. 그러고 나서, 시체들은 하는 일 없이 사라진다. 

몇초씩 걸어나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시체들이 등장하는 장면의 전부다. 

image005.jpg

이것이 비행기의 조종석이다. 저기 나무토막들이 조종간이란다! 그런데, 잘 보면, 벽에 그림자로 

천장에 달린 마이크 그림자가 보인다.

비행접시를 매단 줄이 보여도 대범하게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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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가 오는 장면도 대충 찍은 것을 반복해서 튼다. 길가에 카메라 세워놓고, 이 장소를. 

이 자동차 한번 지나가는 것 찍고, 저 자동차 가는 것 한번 또 찍고, 그것을 반복해서 튼다. 카메라 움직이기도 귀찮다.

그래서, 자동차가 똑같은 장소를 뱅뱅 도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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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아마츄어들이다. 다들 열심히 한다. 연기는 못하지만, 당연한 것 아닌가?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한다. 그들은 "우리는 너희보다 엄청나게 앞서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만도 너희들은 수세기를 써야 한다"하고 허풍을 떤다.

그런데, 그들이 정작 하는 일은, 비행접시를 어느 시골 작은 공동묘지에 보내서

시체 세 구를 되살려내서 작은 마을을 공포에 빠뜨리는 (?) 일이다. 

그것도 시체를 이용해서 뭘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체 세 두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공포에 빠지는 것이다. 

이 엄청난 문명의 외계인들은. 경찰이 든 권총 두 자루에도 제압당한다. 

 

아무튼 감독의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유쾌하다.

 

대사도 웃기다.

경찰이 "클레이반장님이 살해당했습니다. 누가 한 짓일까요?"

형사가 대답하기를, "나도 자네만큼 알고 싶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클레이반장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야."

일부러 웃기려고 쓴 대사가 아니라, 잘 쓰려고 이렇게 쓴 것이다. 배우들이 아주 진지하게 이런 대사를 하는 것이 더 웃기다. 

 

영화가 시작하면, 사회자가 나와서 영화 소개를 하는데, 무척 웃긴다. (본인은 진지하다.)

 

"미래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곳이죠. 

역사상 최초로,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엄청난 비밀을 공개합니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허풍이다. 영화 내용은 이것과 아무 상관 없다.

 

감독의 뜨거운 열정은 생생히 느껴진다. 얼렁뚱땅 대충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독은 자기가 집중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나머지 99%는? 자, 사소한 것은 신경끄자.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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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에드우드랑 같이 보면 딱이겠어요.^^

13:44
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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