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Plan 9 from Outer Space (1957) 유쾌한 SF 망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36373 5 8

flat,750x,075,f-pad,750x1000,f8f8f8.u1.jpg

images (1).jpg

images (3).jpg

images (4).jpg

images.jpg

MV5BMTg1MDM5OTU0Nl5BMl5BanBnXkFtZTcwMjk5NzEzMQ@@._V1_.jpg

Plan9_CI.jpg

 

에드 우드가 가장 영화를 못만드는 감독이라는 말은 과장이다.

그는 "사소한 것은 신경 꺼"하는 철학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가 굉장히 감동적으로 포착하는 장면들도 있다. 

벨라 루고시가 생애 마지막으로 찍은 장면 - 자신의 초라한 집에서 나와 

집 앞의 꽃을 꺾어 보더니 쓸쓸히 화면 바깥으로 나가 버리는 장면 - 

이것은 굉장히 애처롭고 감성적으로 찍혀 있다. 

벨라 루고시의 마지막 장면이라는 사정을 모르고 보아도 

가슴 뭉클한 명장면임을 알 수 있다.

왜 에드 우드가 이 장면을 이 영화에 넣고 싶어했는지 이해가 간다.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영화를 못 만든다고? 당치 않은 말이다.  

 

그리고, 뱀피라나 토르 존슨이 나타나는 장면도 아주 기괴하고 으스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손을 허공에 들고 나타났다가 그냥 사라지는 것뿐인데도 그로테스크한 공포가 느껴진다. 

사실 이런 명장면 없이 그냥 못만든 영화라면,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될 리 없다.

 

images (2).jpg

250px-PlanNine_08.jpg

apieasdke_06651.jpg

apihyrimy_60382.jpg

 

이것이 다라는 것이 문제다. 

벨라 루고시는 두 장면 찍었다. 무덤 앞에 와서 망토를 한번 휙 휘두르고 그냥 사라지는 10초 정도 장면.

집 앞에서 꽃을 꺾고 화면 바깥으로 걸어나가는 장면 한 10초 정도.

이것을 반복해서 튼다. 그래서, 주연이 벨라 루고시다. 

뱀피라도 촬영현장에 와서 한 3분 정도 찍고 가 버렸을 것이다.

손을 앞으로 들고 한껏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걸어나오는 장면. 밤에 찍은 장면이다. 

그런데, 이것을 반복해서 튼다. 그래서, 그녀도 주연이다. 

화면이 이것밖에 없어서 낮에도 이 화면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한낮인 장면인데도, 그녀가 나오면 밤이 된다. 그녀가 사라지면, 다시 낮이 된다. 

벨라 루고시가 두 장면 찍고 죽어서, 치과의사가 대신 벨라 루고시 역을 한다. 얼굴을 가리느라고 

망토로 얼굴을 덮고 나온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하얬다가 검었다가 수시로 바뀐다. 

maxresdefault.jpg

apihyrimy_60382.jpg

 

이 시체들이 무슨 엄청난 공포스런 사건을 저지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냥 걸어다니기만 한다. 그럼 사람들은 그냥 도망간다. 그러고 나서, 시체들은 하는 일 없이 사라진다. 

몇초씩 걸어나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시체들이 등장하는 장면의 전부다. 

image005.jpg

이것이 비행기의 조종석이다. 저기 나무토막들이 조종간이란다! 그런데, 잘 보면, 벽에 그림자로 

천장에 달린 마이크 그림자가 보인다.

비행접시를 매단 줄이 보여도 대범하게 신경쓰지 않는다. 

 

flat,750x,075,f-pad,750x1000,f8f8f8.jpg

image005.jpg

images (1).jpg

경찰차가 오는 장면도 대충 찍은 것을 반복해서 튼다. 길가에 카메라 세워놓고, 이 장소를. 

이 자동차 한번 지나가는 것 찍고, 저 자동차 가는 것 한번 또 찍고, 그것을 반복해서 튼다. 카메라 움직이기도 귀찮다.

그래서, 자동차가 똑같은 장소를 뱅뱅 도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Plan91.jpg

plan-9-from-outer-space-hardcover-by-katharine-coldiron-(4)-5626-p.jpg

sddefault.jpg

배우들은 아마츄어들이다. 다들 열심히 한다. 연기는 못하지만, 당연한 것 아닌가?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한다. 그들은 "우리는 너희보다 엄청나게 앞서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만도 너희들은 수세기를 써야 한다"하고 허풍을 떤다.

그런데, 그들이 정작 하는 일은, 비행접시를 어느 시골 작은 공동묘지에 보내서

시체 세 구를 되살려내서 작은 마을을 공포에 빠뜨리는 (?) 일이다. 

그것도 시체를 이용해서 뭘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체 세 두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공포에 빠지는 것이다. 

이 엄청난 문명의 외계인들은. 경찰이 든 권총 두 자루에도 제압당한다. 

 

아무튼 감독의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유쾌하다.

 

대사도 웃기다.

경찰이 "클레이반장님이 살해당했습니다. 누가 한 짓일까요?"

형사가 대답하기를, "나도 자네만큼 알고 싶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클레이반장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야."

일부러 웃기려고 쓴 대사가 아니라, 잘 쓰려고 이렇게 쓴 것이다. 배우들이 아주 진지하게 이런 대사를 하는 것이 더 웃기다. 

 

영화가 시작하면, 사회자가 나와서 영화 소개를 하는데, 무척 웃긴다. (본인은 진지하다.)

 

"미래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곳이죠. 

역사상 최초로,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엄청난 비밀을 공개합니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허풍이다. 영화 내용은 이것과 아무 상관 없다.

 

감독의 뜨거운 열정은 생생히 느껴진다. 얼렁뚱땅 대충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독은 자기가 집중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나머지 99%는? 자, 사소한 것은 신경끄자.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가 아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이상건
  • Sonatine
    Sonatine
  • 카란
    카란
  • 해리엔젤
    해리엔젤
  • golgo
    golg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팀 버튼의 에드우드랑 같이 보면 딱이겠어요.^^

13:44
24.10.1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2025년 3월 17일 국내 박스오피스 golgo golgo 26분 전00:01 219
HOT 폴 러드 <어벤져스: 둠스데이> 출연 가능성 언급…“루... 카란 카란 1시간 전23:20 364
HOT 셀린 송 ‘머티리얼리스트‘ 뉴 포스터 1 NeoSun NeoSun 2시간 전22:26 549
HOT <노스페라투>(2025)를 보고 나서 (스포 X,추천) - 로... 6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22:22 373
HOT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포스터와 스틸 3 시작 시작 2시간 전22:06 804
HOT 내년 오스카상 사회도 코난 오브라이언이 맡는다 2 시작 시작 2시간 전22:00 516
HOT '미키 17'에 영향을 준 지브리 애니메이션들 1 golgo golgo 2시간 전21:52 878
HOT <더 폴: 디렉터스 컷> 18만 관객 돌파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21:23 425
HOT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 20만 관...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9:21 616
HOT <콘클라베> 15만 관객 돌파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38 803
HOT 루소 형제 '일렉트릭 스테이트' 해외 단평 - 넷플... 7 NeoSun NeoSun 6시간 전18:02 1893
HOT 버라이어티 칸 프리미어 예측 : 짐 자무쉬 '파더 마더 ... 2 NeoSun NeoSun 7시간 전17:18 712
HOT 일본영화 킹덤4 대장군의 귀환 블루레이 개봉기 2 카스미팬S 7시간 전17:08 365
HOT [오리지널 티켓] No.135 플로우 1 무비티켓 7시간 전17:04 677
HOT 14년작) 위플래쉬 코돌비에서 보고 온 후기입니다. 10 갓두조 갓두조 8시간 전16:22 861
HOT 나타지마동요해 깨어난 포스 제치고 역대 영화 흥행 5위 5 밀크초코 밀크초코 9시간 전15:14 835
HOT 17세에 칸 품었던 에밀리 드켄, 43세 나이로 사망 4 시작 시작 9시간 전14:44 3198
HOT 일본 공포 영화 [사유리] 4월 16일 개봉 2 시작 시작 9시간 전14:38 969
HOT 폭싹 속았수다 8화까지 단평 4 왕정문 왕정문 10시간 전14:04 2325
HOT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마츠시게 유타카 내한 ... 3 golgo golgo 10시간 전13:51 1155
1170033
image
NeoSun NeoSun 12분 전00:15 74
1170032
image
golgo golgo 26분 전00:01 219
1170031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23:20 364
117003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57 286
117002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28 381
117002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2:26 549
1170027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22:22 373
1170026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22:06 804
1170025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22:00 516
1170024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21:52 878
117002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21:23 425
1170022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0:58 679
1170021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0:54 412
1170020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0:43 393
117001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9:40 636
1170018
normal
동네청년 동네청년 5시간 전19:26 531
117001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9:21 616
117001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38 803
1170015
normal
영화를읽다 영화를읽다 5시간 전18:29 616
1170014
normal
영화를읽다 영화를읽다 6시간 전18:16 650
1170013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시간 전18:07 403
1170012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시간 전18:04 394
117001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8:02 573
117001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8:02 1893
1170009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8:01 460
1170008
image
Balancist Balancist 6시간 전17:34 731
1170007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7:18 712
1170006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7시간 전17:17 415
1170005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7:13 419
1170004
image
카스미팬S 7시간 전17:08 365
1170003
image
무비티켓 7시간 전17:04 677
1170002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53 246
1170001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41 629
1170000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41 689
1169999
normal
KimHakim 7시간 전16:37 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