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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아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golgo golgo
10448 12 11

콜라이더의 칼럼을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원문은 아래예요.

https://collider.com/zone-of-interest-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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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요약

  •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순수함은 선과 악이라는 인간 본성의 극단을 드러내며 성찰을 촉구한다.
  •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아이들을 통해 잔혹함에 직면한 인류의 잠재적인 미래를 보여주며,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낸다.
  • 어린 소녀와 클라우스와 같은 캐릭터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용기와 악을 외면하는 것 사이의 선택을 강조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가장 충격적인 재조명 중 하나일 것이다. 행복한 회스 가족이 그림 같은 일상을 보내는 동안 스크린 밖에서 벌어지는 만행의 잊기 힘든 소리는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한편으로 영화의 주역은 크리스티안 프리델이 연기한 루돌프 회스와 잔드라 휠러가 맡은 헤트비히지만,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아이들이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과거가 아닌 현재에 관한 영화라고 말했다. 이름 없는 폴란드 소녀부터 회스의 큰 아들 클라우스(요한 카르트하우스), 막내 한스(루이스 노아 비테)까지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등장하는 모든 아이들은 인간 본성을 반영한다. 선과 악, 그리고 눈앞의 악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모습. 글레이저는 이 아이들을 통해 인류의 잠재적인 미래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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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선과 악은 인간성을 반영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몇 장면에서 우리는 이름 모를 어린 소녀가 한밤중에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을 위해 음식을 묻어두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이 으스스한 장면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낮고 불길하게 울리는 음악으로 강조된다. 글레이저의 이러한 연출은 이 어린 소녀가 처한 위험과 선한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용기를 부각시킨다.


이 소녀 캐릭터는 글레이저가 아카데미상을 받을 때 헌정한 알렉산드라 비스트론-콜로지에치크(Aleksandra Bystron-Kolodziejczyk)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알렉산드라는 영화 속 소녀와 같은 행동을 했던 어린 레지스탕스 투사였으며, 글레이저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그녀가 “선의를 위한 힘”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그녀가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녀가 하는 일이 선하다는 것만 알 뿐이다. 수용소에 아는 사람이 갇혀 있는지, 혹은 더 큰 저항 세력의 일원인지도 묻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이다. 이 이름 없는 소녀는 헤트비히와 루돌프 같은 어른들이 홀로코스트에 대해 취하는 평범한 태도(참고: 악의 평범성)와 극명하게 대비되는데, 소녀가 남겨두는 과일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것이지만, 헤트비히의 정원에서 나오는 과일은 회스 가족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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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의 입에서 뽑은 치아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동생을 괴롭히는 (장남) 클라우스 회스도 등장한다. 관객이 보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매료된 소년의 모습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수감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실제로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장면 중 하나라는 사실이, 이 소년이 하는 일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루돌프 회스가 자신이 저지르는 범죄로부터 가족을 분리하기 위해 쌓은 벽이 은유적으로 무너지고 있지만, 클라우스는 겁내지 않는다.


어린 폴란드 소녀의 경우처럼 역시나 관객들은 클라우스가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클라우스가 아버지처럼 나치 사상에 물들어 있다고 추측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루돌프는 세상의 잔혹한 측면을 아이들에게는 감추고 있다. 그리고 클라우스가 어떻게 그 이빨을 갖게 됐는지도 관객들은 알지 못한다.


이처럼 설명되지 않는 동기와 배경 스토리에서, 관객은 글레이저의 논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의 행동은 그들의 태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본성과 현재 처한 환경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이 두 아이들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있는 선과 악을 대변한다. 사과를 수감자들에게 몰래 전달하는 이타적 행위에서부터 타인의 치아를 살펴보는 것까지, 글레이저는 이러한 행동을 통해 인간성의 양 극단을 제시하면서, 우리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 궁금하게 여기도록 만든다.

 

zoneofinterest07.jpg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자기 성찰에 대한 미묘한 환기다.


영화에서 고작 여섯 살인 한스(회스의 차남)는 창밖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는다. 죄수들이 사과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것으로 드러나는데, 이건 어쩌면 선행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일 수도 있다. 루돌프 회스가 아무렇지 않게 수감자를 익사시키라고 명령하자, 한스는 창밖 광경에서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는 그러지 마.”라고 속삭인다. 이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충격적인 순간이다. 그저 한스가 수감자들에게 복종하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가 클라우스나 루돌프와 같은 본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스가 다시는 창밖을 봐선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여기서 조나단 글레이저는 인간 본성의 가장 일반적인 측면을 제시한다. 용감해지거나 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악행이 벌어지는 것을 외면하는 것 말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글레이저가 인류의 잠재적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캐릭터가 말 그대로 인류의 미래인 어린이라는 점이다. 글레이저는 창밖의 공포를 보고 싶지 않은 막내 아들의 모습을 통해 그러한 약점이 이해할 만한 행동이라고 제시한다. 글레이저는 관객에게 더 나아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어린 소년은 자라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장남 클라우스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르기 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름 없는 폴란드 소녀 역시 나중에 잘못된 길을 갈 수도 있을까? 루돌프 회스도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의 엄청난 무게를 느끼며 구역질을 한다. 어쩌면 회스도 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자신의 방식을 지나치게 고수하던 사람은, 자신의 본성에 욕지기를 느끼지 않더라도 변화에 고통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루돌프는 구역질을 한 뒤에도 계속 악행을 저지른다. 그는 이미 늦었고, 그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 하지만 내일의 아이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캐릭터들이 가장 흥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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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이저는 관객들에게 사람은 변할 수 있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본성의 어떤 측면을 선택할지는 관객 각자의 능력에 달렸으며, 그 선택은 한 번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관객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글레이저의 의도를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인류의 미래를 짊어진 캐릭터들, 즉 어린이들에게 가장 주목해야 한다.
 

golgo golgo
90 Lv. 4124895/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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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go 작성자
Trequartista
보고 나서 계속 여운이 남는 영화네요.
16:18
24.06.10.
profile image 2등
모든 부분들이 완벽한 영화인것 같습니다
다시 봐야겠네요
16:49
24.06.10.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Sonatine
글이 참고가 됐으면 좋겠네요
16:50
24.06.10.
profile image
이런 글을 보니 느꼈던 것들이 다시 취합되고 정리가 돼서 좋네요.
17:09
24.06.10.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사보타주
저도 글 옮기면서 좋은 내용이다 싶었는데 공감해주셔서 보람이 생깁니다.^^
17:10
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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