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 시사)영스엑-영등포 ScreenX관 체험기

우리나라에 굉장히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스크린 두 개를 꼽으라면 월드타워 슈퍼플렉스G와 스타리움 관을 꼽겠습니다. 두 관을 간단히 소개해 보면 먼저 월드타워 슈퍼플렉스G는 큽니다. 네, 큽니다. 그래서 큽니다. 네, 끝. 그리고 스타리움관은 곡면으로 되어 상당한 몰입감을 줄 것 같은데 여러 모로 애매합니다. 아이맥스라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커서 몰입도가 좋으냐 하면. 음 여튼 크고 구부러졌습니다. 

사실 이 두 관이 성공적이었다면 아마도 많은 영화 매니아들을 끌어모았을 겁니다. 분명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했으며, 구가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보자면 크고 애매한 실패 쪽이 아닐까. 

결국 먼저 칼을 빼든 건 영등포 스타리움관이었네요. 리뉴얼을 거쳐 옆에 돌기처럼 돋아나 있던 인테리어를 걷어내고 스크린X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짜잔!

정면

좌측

우측

스타리움관에 자주 가셨던 분들은 리뉴얼이 느껴지시나요?

좌석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또 기억을 더듬어도 그대로인 듯합니다. 

자신감이었을까요? "올데이 영스엑"이라는 타이틀로 <탑건: 매버릭>이 상영되었습니다. 일단 <탑건: 매버릭>은 제가 앞서도 간단 후기 등으로 썼지만 아마도 영화사에 기록될 만한 액션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전투기 액션 장면은 그 어떤 영화도 흉내 내기 힘들 정도의 몰입과 체험을 자랑합니다. 2D영화를 보는데 3D 같고, 분명 배우의 얼굴을 보고 있을 뿐인데 제가 고통이 느껴질 정도의 4DX 체험마저 느껴집니다. 이런 걸 상투적으로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요.

극강의 몰입도!

이 극강의 몰입도를 새로이 리뉴얼된 영스엑에 대입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영화는 일단, 영스엑 체험기에서는 후순위이니 곧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스크린X관을 제가 지칭해서 이야기할 때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다." 또는 "새가 날개를 펴 날아간다." 같은 표현을 자주 썼습니다. 이건 이대로 묘사였던 게 스크린X가 좌우 화면에 투사되는 게 그만큼 갈수록 얇아져 날개처럼 보이는 탓이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스크린X관의 상영비 탓으로 인해 좌우 투사 화면이 그만큼 얇아지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호기롭게 영스엑이라고 마케팅한 리뉴얼된 스타리움관은 어땠느냐!

제가 상상했던, 또는 경험했던 바에 따라 미루어 짐작한 스크린X 모습을 대략적으로 그려본 겁니다.

결과는!

저랬습니다.

스타리움 관 자체가 화면이 굉장히 큽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아이맥스 같은데 아이맥스는 아닌... 그러나 분명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그 관 좌우 전체가 스크린X로 투사되더군요. 관이 크기에 좌우 스크린X도 크고 두텁습니다. 빈틈없는 스크린X를 영등포 스크린X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감상하는 중간중간, 영스엑을 위해 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었기에, 메인 스크린보다는 좌우 투사되는 스크린X를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 

개발 중인 전투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 좌측 스크린X 앞 부분에서 시작해 중앙의 메인 스크린으로 옮겨갔다 우측 스크린X 상단으로 끝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마치 해리 포터의 주문이 전투기로 바뀌어 스크린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는 듯했다고 하면 묘사가 될까요?

거기에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항공모함 장면이나, 어김없이 스크린X로 꾸며졌던 전투기 장면들은 주옥같았습니다. 활강하고 비행하고 착륙하는 즉 좌에서 우, 또는 우에서 좌로 가로지르는 피사체를 표현하기에 스크린X만 한 영화적 표현법은 현재는 없을지도 모른다, 라는 명제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더욱 유심히 보던 그 스크린X장면 하나하나는, 버릴 것 없는 영롱한 장면이 한 눈에 담기지 않아 아쉬울 정도였다고 할까요. 

단순히 스크린X만 보자면!!!

영스엑은 스크린X 끝판왕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탑건: 매버릭>처럼 오히려 좌우로 늘였을 때 훨씬 효과적인 장면이 구현되는 영화를 만난다면! 이 관이 주는 특별한 체험은 이루 말할 수 없늘 정도의 영화적 전율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런 이렇게 길게 썼지만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크고 거대한 스크린X와 기존 스타리움 관이 만나 버린 탓에 앞 좌석, 특히 G열 이전까지의 좌석은 관람하기 극악의 환경을 제공하지 않을까!

이걸 뒤집으면 F열 이후에서 J까지, 스크린X 투사가 끝나는 지점에서 영등포 스크린X관은, 매우 특별한 체험을 제공해 줄 것이다, 라는!  

특히 스크린X 투사가 J열이 있는 벽 끝까지 와버리는 탓에 감상할 수 있는 체험은 자리마다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걸 익무 용어로 써보면, "명당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최고의 명당자리는 어디였느냐. 바로 스카이박스석이었습니다. 결론하면 I열, J열, 그리고 스카이박스 석 만큼은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진기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는 거죠. 반면 이러한 명당자리가 아닐 때에는! 개인의 감상에 맡겨야겠죠. 아마도 스크린X를 처음 접하신 분이 영스엑 명당자리에서 보신다면, 다른 스크린X관은 시시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정도, 그러나 다른 자리 특히 앞좌석 사이드라면 최악의 상영관 중 하나로 변하지 않을까. 분명 우리 눈은 투사되는 영상 모두를 보고 학습하려 할 것이므로. 

그러나 이를 하나 보완하는 설명을 추가할 수밖에 없는 게, 익무인들이시라면 스크린X관 갈 때 어디 예매하세요? 주로 3분의 2 지점에서 뒷열 중앙을 예매하시지 않나요? 이유는 간단하잖아요. 스크린X 포맷이 가진 구조적 한계이자, 반대로 최고의 관람 환경을 찾기 위함이잖아요. 저처럼 스크린X를 즐기는 분이시라면, 다들 알고 계실 부분입니다. 이를 영스엑에 대입해 영등포 스크린X관을 낮잡아 보는 것은 잘못된 표현일 듯합니다. 

스카이박스 석이 얼마나 관람하기 좋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아마도 영스엑에서 영화를 관람하시는 분이라면!!! 여기가 최고 명당일 듯!!!!!!

마무리하자면.

스크린X만 놓고 볼 때는, 영스엑은 분명 끝판왕급이었습니다. 다만 스타리움 관이 가진 경사도와 곡면으로 된 자리 배치 등이 반드시 좋은 관람 환경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유효 적절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명당 자리가 필수 조건이며 그 명당 자리에서 관람하는 스크린X는 가히 최고일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탑건: 매버릭>의 스크린X는 옳습니다. 무조건 옳습니다. 특히 아이맥스로 본 <탑건: 매버릭>이 높고 커서 감동 역시 아이맥스가 만들어준 높고 큰 감동이었다면 <탑건: 매버릭> 스크린X로 표현되는 길고 아름다운 전투 씬과 지상의 모습은, 정말 길고 아름다운 감동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이병헌 배우님 목소리를 빌어 단언컨대, 하고 싶은)아이맥스 보시고 스크린X로 <탑건: 매버릭>을 감상하신다면, 분명 다르지만 출중하고 극한에 다다른 영화적 감동을 느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