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칸 영화제 상영 직후 고레에다 감독님 인터뷰
[브로커] 칸 영화제 상영 직후 있었던 고레에다 감독님 인터뷰가 일본 영화 평론 사이트에 정리되어 올라와서 번역해보았습니다:)
- 솔직한 오늘 상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웃어야 할 부분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제 옆자리에 앉은 송강호 씨와 손을 잡고 끝까지 상영을 즐겼기에 좋았어요.
- 관객들의 리액션이 직접적으로 전해졌나요?
꽤 웃음소리가 나서 어느 정도 현장에서 느꼈던 점이 자막으로 잘 전달되었는지는 불안했지만,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 12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어떠셨나요?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좀 길어지는 것 같아서 티에리(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슬슬 손짓했는데, 그가 위의 관객을 보라는 눈짓을 해서 위를 보고 손을 흔드는 것만 3번 정도 반복했어요...하지만 그것도 그의 연출이니까. 정말 따뜻한 악수와 미소로 가득 찬 좋은 시간이었어요.
- 상영 후 출연진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그들도 완성판을 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송강호 씨는 정말 좋은 영화가 되었다, 찍고 있을 때는 이렇게 감동적인 영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해줬어요. 편집을 열심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이지은 씨와 이주영 씨는 첫 레드카펫이라 굉장히 긴장된다고 했는데, 상영 중에 웃음소리가 나와서 안심했다고 하더군요. 상영 후에는 긴장이 풀려서 좋은 미소를 볼 수 있었어요.
- 뭔가 예상 외였던 점은 없었나요?
뭔가를 예상하고 있었던 건 아니라서 어떤 반응일까 살펴봤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았어요.
- 한국영화로 한국 캐스팅, 스태프들과 칸을 맞이했는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프랑스 영화든 한국 영화든 일본 영화든 그런 걸 의식한 건 아니어서, 제가 좋아하는 배우와 그 나라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느낌이에요.
- 한국 언론의 주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둘러보니 기자가 40여명 정도 있었는데, 여기가 어디인지 착각이 들었어요. 이번에는 이 작품 뿐 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 작품도 있어서, 기생충(2019년)때보다 배로 기자가 온 것 같아요.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로 힘이 들어가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 송강호 씨와 손을 잡은 건 상영 중이었나요?
네, 상영 중에 웃음소리가 나는 부분에서 서로 손을 찾았어요(웃음).
- 언어를 초월해 서로를 이해하셨나요?
그렇죠.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된 촬영이긴 했지만, 코로나 와중의 촬영이라 여러 가지 생각나는 것도 있네요. 배두나 씨가 이번에 오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운데, 프로듀서와 촬영 홍경표 씨도 함께 해주셔서 이 자리에서 다시 모였다는 게 오늘은 감회가 크네요.
- 상영 후에 마이크를 들고 인사하셨는데, 지금까지 그런 게 있었나요?
작년부터 시작된 것 같은데...그것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쓴 웃음). 4년 전에는 없었거든요.
끝난 다음에 감독이 얘기하는 건...티에리한테 얘기 좀 해야겠어요.
- 강동원 씨는 2년 전에 칸 영화제가 취소되어 못 온 것도 있어서 상당히 감회가 깊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느 가족](2018년)때 그가 '쓰나미LA' 프로모션으로 와서 얼굴을 내밀어줬어요. 상당히 따뜻한 사람이고 2년 전의 일도 있어서, 저 레드 카펫을 함께 걷게 되어 저 또한 감회가 깊었어요. 강동원 씨와는 상영 후 서로 마주보기만 했어요. 평소에는 그렇게 말을 잘하는 타입은 아닌데, 이후에는 말을 잘하더라고요.
- 객석의 반응에 대해 웃음과 동시에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는데 어떠셨나요? 생명이 주제인 부분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하시나요?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자리가 꽤 앞이라 반응이 잘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관객의 미동이 없어서 ‘아, 괜찮구나, 집중이 끊기지 않고 끝까지 도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문화가 다른 곳에서도 본인의 기법이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송강호 씨를 보고 있으면 그 연기는 만국 공통으로 여러 가지가 전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상급 배우들이 모여 주셔서 저도 굉장히 드문 경험이었는데, 그것이 작품에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 정상급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현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이끌어내셨나요?
일본에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각본을 읽으면서 다 같이 위화감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내고, 역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편지로 전달해 질문을 받고, 촬영이 시작되더라도 그 캐치볼을 계속해 나가는 작업이 이루어져서 좋았어요. 각본도 후반 1/3은 완성본 없이 찍었는데 그것이 한국에서는 이례적이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형태로 했고, 촬영 도중에 다시 쓴 각본을 배우들에게도 읽어주었는데 그때마다 송강호 씨는 소감을 말해주었어요. 그런 것들을 반복해 끝까지 갔기에 잘 해냈다고 생각해요.
- 본편 전에 칸과 인연이 있는 감독들의 이름이 나오는 영상에서 박수가 터졌는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제 뒤가 펠리니였기 때문에 그게 제일 좀...티에리한테 얘기 좀 해야겠어요.
- 코로나 와중의 첫 칸인데, 영화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셨나요?
굉장히 정치적인 상황이 돌아가는 속에서 개최되어 영화제로서도 시련이라고 생각하지만, 칸은 역시 작년에도 홍콩 상황에 대해 일찌감치 작품을 상영하는 선택을 했고, 이번에도 그러한 태도를 표명했으며, 레드카펫이라는 것이 화려한 영화인들이 조명 받는 곳뿐만 아니라, 저항하는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에게 이 장소를 개방해 쓸 수 있도록 영화제를 열어가는 태도에 대해 정말 존경하고 있어요. 영화제란 이런 곳이구나 라는 것을 4년 만에 와서 다시금 인식했죠.
- 최근에 일본에서 왜 영화를 찍지 않는지, 그건 일본 배우보다 한국 배우가 더 좋은 배우라서가 아닌지...
이번 캐스팅이 훌륭하지만, 일본 배우도 결코 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일본의 톱 배우 분들, 예를 들어 야쿠쇼 코지 씨나 안도 사쿠라 씨 등은 함께 해서 배울 것이 굉장히 많아요. 일본에서의 기획도 하고 있고요. 해외에서 찍은 것을 어떻게 일본 영화에 피드백하여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그대로 하면 좋을지 가지고 가고 싶어요.
- 한국은 배역이 상하위 모두 수준이 높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기 훈련을 쌓고 있으니까요. 그 소양이 있다는 건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프랑스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저처럼 배우가 아닌 사람을 캐스팅하거나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를 찍는 것도 흥미롭고..물론 어려움도 있지만, 그 흥미로 영화를 만들다 보면 반드시 훈련을 쌓았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일본은 배우뿐 만이 아니라, 저를 포함해서 감독들도 훈련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외 감독들은 제대로 기술을 배워 감독이 되고 있어요. 저 자신을 포함해 대화를 취하는 말이든 기술이든 익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레드카펫 선글라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오기 전날에 샀어요.
- 모레가 시상식인데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수상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 안하고 왔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그렇게 술렁임 없이 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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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서비스 좋더라고요
성향이시겠지만. 에둘러 잘 말씀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