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을 보고 (스포O)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요즘, 직관적으로 그 의미가 와닿지 않는 제목으로 금주 개봉한 신작 영화 <야당>을 보고 왔습니다. 시사회 이후로 높은 오락성으로 호평을 받은지라 급하게 보고 왔네요.

프롤로그에서 호쾌하게 '마약 범죄자와 국가 수사기관을 오가며 조력자 역할을 하는' 야당의 개념과 주인공 '이강수'를 소개합니다. 타이틀이 뜨고서부터는 과거시점으로 돌아가 강하늘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 '이강수'가 어떻게 야당이 되었는지 설명하고, 유해진 배우가 연기한 '구관희'라는 인물과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면서 '구관희'라는 인물이 행동하는 동기를 설명하기도 하고요. 시시각각 이야기의 판도를 바꾸는 영화의 스타일에 맞게 이야기의 발판을 빠르게 깔고, 시간이나 사건의 전환도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 영화의 톤앤매너에서 강하늘 배우는 인공적이긴 하지만 호쾌한 연기를 펼치고, 유해진 배우는 인간적인 빌런 연기를 하며, 박해준 배우는 우직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러닝타임의 20분만에 이야기의 배경이나 주인공의 과거를 정리하고 3년 후로 건너뛰어서 다시 프롤로그의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이강수-구관희' 인물의 관계를 유사 형제로 그리면서도 느와르 영화 속 언젠간 둘 중 하나 배신할 것 같은 예측을 심어줍니다. 바로 올 초 개봉한 <보고타>가 시계로 그러했듯이 <야당>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하는 오브제로 '라이터'를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후반부 중요한 키로 작용하기도 하죠.  아니다 다를까 '구관희'의 권력욕, 계급상승에 대한 욕구가 배신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져 유사 형제 관계를 망치게 되죠.

러닝타임의 45분이 되는  지점에서는 3개월이 흘러 배신 당해 마약 중독자가 된 '이강수'가 중독자를 벗어나는 시퀀스를 다루고 바로 7개월 뒤로 또 건너뛰어서 박해수 배우가 연기하는 '오상재'라는 인물의 현재까지 그립니다. 여기에 대선 등 정치판까지 극에 끌어들이고요.  이제 러닝타임의 절반 되는 지점에서 관계도를 뒤집어 '구관희'나 류경수 배우가 연기하는 '조훈'에 반하는 '이강수', '오상재'의 팀이 형성됩니다. 두 인물은 각자 서로의 복수 대상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공통분모를 공유해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후반 30분은 채원빈 배우가 연기한 엄수진 역의 복수가 두 인물의 공통적 동기가 되어주기도 하고요. 
 

마약이라는 소재부터 그렇지만 잦지는 않아도 노출이나 잔인 등 수위도 있고 자극적인 시퀀스가 연속됩니다. 배신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클리셰의 집합이라 특정 인물의 죽음이나 결말까지 훤히 예측됩니다. 녹음, 몰카, 트릭 등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까지도요. 속도전으로 이야기를 쳐내지만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기시감이 들어 피로감이 드는 건 사실인데, 청불등급의 범죄물로써 기본적인 오락성을 관객에게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