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리얼 페인> 단평

빼꼼무비 빼꼼무비
2510 3 4

"세상 T인줄 알았던 제시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살포시 올려놓는 돌멩이 하나"

KakaoTalk_20250118_231220667.jpg

제시 아이젠버그 하면 보통 사회성 떨어지는 너드, 혹은 천재 느낌이 가장 친숙한 배우일 것입니다. 

그의 첫 감독작이라는걸 들었을땐 쉴새없이 몰아치는 대사와 티키타카로 보다 더 유쾌하고 가벼운 느낌을 예상했었습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더군요. 

 

극장을 나오면서 제시 아이젠버그라는 사람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이 배우와 개인적인 친분도 없고 정말 가벼운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참 따뜻하고 섬세하다는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KakaoTalk_20250118_231109866_04.jpg

즐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도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환하게 밝히는, 끔찍하지만 사랑스러운 사람.  내성적인 I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영향력이 너무 지대해 자기도 모르게 주변 환경을 뒤바꾸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영혼. 우리 사회가 보듬어주기 벅찰 정도로 너무나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그리고 그런 "벤지"들 옆에서 상처 받았을,또 치유 받았을 수많은 "데이빗"들이 있죠. 

KakaoTalk_20250118_231109866_03.jpg

발 모양이 이쁘다는 실없는 칭찬으로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들다가도, 수프 맛이 이상하지 않냐 물었더니 아니 난 맛있는데? 하며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악의는 없지만 사람 참 들었다 놨다 합니다. 벤지는 강박이 심한 데이빗에겐 이따금씩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필요한 사람이면서도 나를 정말 난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죠. 한때 꿈과 이상으로 가득했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향을 따라가던 도중 깊은 상처를 입고 길을 잃어버린 요즘 시대의 수많은 청년들을 대변하는 느낌도 듭니다.

KakaoTalk_20250118_231402154.jpg

석세션을 본사람들은 키어란 말고는 이 역할을 이렇게 잘 소화할 사람이 없다는걸 잘 알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세상 만사 내 알바 아니고, 내가 세상에 중심에 있는듯 행동하지만 묘하게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또 알고보면 굉장히 연약한 그런 복합적인 캐릭터를 이번에도 완벽히 연기합니다.

KakaoTalk_20250118_231109866_01.jpg

벤지 뿐만 아니라 데이빗도 자신만의 상처가 분명이 있을테고, 투어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사연이 다 있습니다. 각자의 슬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일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나의 뿌리, 또는 나와 정서적 교감이 있었던 민족의 참혹했던 과거와 상처를 들여다보기로 결정한, 어찌 보면 참 이타적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여정 속에서 본의 아니게 벤지라는 사람의 상처를 함께 들여다보게 되기도 하죠. 유대인의 아픔도 경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캐릭터들의 상처도 드러내고, 아주 드라마틱 하진 않지만 은은한 치유의 여정을 떠나는 모든 과정들이 참 섬세하고 절제되었다는 점에서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제시 아이젠버그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KakaoTalk_20250118_231109866_02.jpg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고, 작은 생채기든 깊고 큰 상처든 결국엔 실재하는 "리얼"한 고통이며 그 누구도 넘겨짚어서도 안되며 자칫 내 방식대로 함부로 치유하러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 그렇기에 보다 더 따뜻한 시선으로 상처 받은 이들을 보듬어주다보면 어느새 내 내면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듯 합니다. 

 

* 여행 시작과 말미에 서로 옷 색깔이 바뀐걸 보면 여행을 통해 서로 동화되었다는걸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네요 

KakaoTalk_20250118_231109866.jpg

그래서 제시 아이젠버그가 한 발짝 떨어져서 우리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건네는 위로의 돌멩이같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작은 돌이지만 그 울림은 결코 작지 않은, 동그랗고 예쁜 조약돌 하나 말이죠. 새해 첫 영화로 이만한 영화가 있을까 싶습니다. 서치라이트 픽쳐스 작품들은 A24와는 확연히 다른 뭔가 따뜻하고 편안한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디즈니가 폭스를 먹으면서 얻은 큰 수확중에 하나가 이 보물같은 스튜디오가 아닐까 싶네요. 

빼꼼무비 빼꼼무비
8 Lv. 6399/7290P

영화에 과몰입 잘하는 유학생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갓두조
    갓두조
  • Robo_cop
    Robo_cop
  • kmovielove
    kmovielove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전 너무 뻔했고 또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영화 내내 받았었네요 ㅠㅠ
23:30
25.01.18.
헷01
저도요
제가 유태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나치 학살 피해자였지만 중동에서 하는 나치와 다를바 없는 것을 알아서인지 공감이 안되더군요
10:12
25.01.1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한스 짐머, MCU와 <스타워즈> 참여 제안 거절 2 카란 카란 1시간 전16:16 513
HOT 박은빈 엘르 화보 비하인드 / '하이퍼나이프' 언... 1 NeoSun NeoSun 1시간 전16:14 321
HOT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 간단 후기 4 소설가 소설가 1시간 전16:05 402
HOT 알렉스 가랜드 '28년후' 는 '라스트 오브 어... 2 NeoSun NeoSun 1시간 전15:56 396
HOT [불금호러 No.73] 60년대 독립 호러의 걸작 - 영혼의 카니발 3 다크맨 다크맨 8시간 전09:43 489
HOT 조셉 코진스키 'F1' 첫 트레일러 기사 1 NeoSun NeoSun 3시간 전14:19 543
HOT 넷플릭스 미니 시리즈 '소년의 시간' 로튼 리뷰 극찬 3 golgo golgo 2시간 전15:18 861
HOT 귀멸의 칼날 화이트 데이 버전 포스터 6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4:17 666
HOT 다 알려진 봉준호 차기작 정보 2 왕정문 왕정문 3시간 전13:54 2298
HOT AI로 만든 오드리 햅번 생애 4 카란 카란 4시간 전13:09 1035
HOT SF 호러 '애쉬' 로튼 신선도 100% 리뷰 3 golgo golgo 7시간 전10:28 1566
HOT <듄 2> 오스틴 버틀러, 자택 강도 피해..총기와 현금 ... 4 카란 카란 5시간 전12:20 1284
HOT [파묘] 화림 & 봉길 피규어 JND스튜디오 8 시작 시작 5시간 전12:42 1498
HOT 김수현 측 "故 김새론 미성년 시절 교제 NO "성인... 13 시작 시작 5시간 전12:37 3206
HOT 마이클 패스벤더, 007 오디션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추천 3 카란 카란 5시간 전12:10 960
HOT 블랙미러 시즌 7 새 스틸샷 8 호러블맨 호러블맨 6시간 전11:08 788
HOT 봉준호 감독 "내 편집 버전이 더 점수 높았음" (... 9 왕정문 왕정문 8시간 전08:50 3889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6개 주말 잘 보내셔요~!! 5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9시간 전08:27 1081
HOT '에밀리아 페레즈' IMDb 트리비아(왜 멕시코인들... 12 golgo golgo 18시간 전23:40 1911
HOT 로버트 패틴슨, 워너 브라더스의 Altered States 리메이크 ... 4 NeoSun NeoSun 7시간 전10:22 833
1169753
image
카스미팬S 3분 전17:40 21
1169752
image
NeoSun NeoSun 12분 전17:31 89
1169751
image
NeoSun NeoSun 36분 전17:07 253
1169750
image
NeoSun NeoSun 58분 전16:45 402
116974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41 228
1169748
normal
카란 카란 1시간 전16:16 513
116974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14 321
116974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08 274
1169745
image
소설가 소설가 1시간 전16:05 402
116974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5:56 396
1169743
normal
처니리 처니리 1시간 전15:44 257
1169742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5:18 861
1169741
normal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11 334
1169740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4:39 494
1169739
normal
golgo golgo 3시간 전14:29 592
116973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19 543
116973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4:17 666
1169736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3:59 282
1169735
normal
왕정문 왕정문 3시간 전13:54 2298
1169734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3:21 353
1169733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3:14 423
1169732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3:09 1035
1169731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3:07 437
1169730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2:55 364
1169729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2:44 787
1169728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2:42 1498
1169727
normal
시작 시작 5시간 전12:37 3206
1169726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2:33 421
1169725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2:20 1284
1169724
image
소보로단팥빵 5시간 전12:12 638
1169723
normal
카란 카란 5시간 전12:10 960
1169722
normal
NeoSun NeoSun 5시간 전11:51 241
116972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1:47 856
116972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1:43 363
1169719
image
내일슈퍼 6시간 전11:23 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