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은빛 살구 - 간단 후기

소설가 소설가
584 2 2

화면 캡처 2025-01-08 134403.png.jpg

 

KAFA 졸업작품이었나 봅니다. 과거에 비하자면 정말 졸업 작품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조명, 미술, 제반 작업, 씬의 구성이나 활용 등에서 일반적인 상업 영화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영화였어요. 물론 이 영화에 대한 주목도나 상업성, 영화적 성취도나 예술적인 부분 등에 대한 결론에 다다르면 분명 관객에게서는 다른 답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좋게 표현해서 '일반적인 드라마트루기를 따르지 않은 측면이 강하고, 뒤집어 말하면 감독이 하고자 하는 바를 영화에서 뚝심 있게 해냈다.'라고 평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영화는 아파트를 매개 변수로 두고, 여기에 대입한 인물들 즉 가족이었거나 가족이거나 가족이 되려는 사람들의 분화를 담았습니다. 즉 현실 세태에 대한 직관과 이를 장만민 감독 식으로 풀어낸 부조리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인공 정서는 비정규직입니다. 낮에는 디자이너로 상업적인 포스터나 팸플릿 등을 만들지만, 언제나 웹툰 작가를 꿈꾸며 뱀파이어 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는 경현이라는 애인이 있습니다. 사내 정규직으로 서로 연애 사실을 비밀로 하고 삽니다. 이 둘에게, 덜컥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 닥칩니다. 바로 서울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 당첨이 그것입니다. 계약금만 1억4천만 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생애 최초 공급으로 당첨된 아파트도 놓치고 싶지 않을 뿐더러 아파트가 없으면 날아갈 것 같은 사랑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정서는 어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이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버지의 트럼펫을 건네며 거기에 적힌 차용증으로 돈을 받아내 쓰라고 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심화합니다. 

 

아파트!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일까요? 매개 변수를 조금 넓혀 집이라는 상징은 한국인에게 어떻게 행동을 분화하게 만들까요?

 

이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의 핵심이자 주제이고 소재입니다. 정서는 아버지 영주와 가짜 동생이라고 부르는 정해, 그리고 아줌마라고 부르는 아버지의 새 아내가 있는 묵호로 내려갑니다. 아파트라는 매개 변수가 만든 분화한 그래프를 인생의 지표라고 한다면, 정서의 상황은 이 아파트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하고 맙니다. 

 

돈 앞에서 매정하게도 변하고, 아버지의 정을 느끼는 동시에 부조화 역시 알고 맙니다. 더욱이 진심으로 동생을 대하던 상황에서 아주 쉽게 자신을 배신하던 동생의 모습에서 가족과 해체라는 격리 역시 마주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장만민 감독은 가급적 깊이 있게 들어가기보다 해학적으로 연출하려 듭니다. 이게 다가올 때도 있고 관객과 괴리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정서는, 아파트의 노예가 될까요? 아니라면!

 

 

영화를 본 관객 상당수는 아마 당황하거나, 공감하거나,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는 감정적인 동요를 느끼리라 봅니다. 이는 호불호와 달리 너무나 한국인에게 밀접한 정서를 들이민 주제이자 소재 때문입니다. 다만 주인공 정서의 모습을 100퍼센트 공감하거나 동조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도 생길 겁니다. 

 

우리는 인간이잖아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주인공 정서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보거나 느꼈다면 그것으로 이 영화는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객석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영화적 만듦새 또한 추레하지 않아서 그것 그대로 만족하고 나온 영화였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카란
    카란
  • golgo
    golgo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대다수 서민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네요.
14:26
1일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문워크]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익무노예 익무노예 2시간 전13:42 221
HOT <델리카트슨 사람들> 일본에서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 1 카란 카란 13분 전15:58 65
HOT 개봉 확정 '9월 5일' 로튼 리뷰 번역 golgo golgo 6분 전16:05 74
HOT <9월 5일: 위험한 특종> 메인 포스터 공개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4:18 381
HOT 31회 전미 배우조합상(SAG Awards) 후보자들 2 시작 시작 1시간 전14:14 508
HOT LA 대형 산불로 중단된 헐리우드 행사들, 뉴욕타임즈 실린 현황 1 NeoSun NeoSun 3시간 전13:08 709
HOT '인 더 로스트 랜드' 첫 트레일러 - 밀라 요보비... 5 NeoSun NeoSun 3시간 전12:44 501
HOT <브루탈리스트>, 미국에서 젊은 층에 폭발적 인기 4 카란 카란 3시간 전12:41 1458
HOT 휴 잭맨, 서튼 포스터와 손잡고 데이트…교제 인정 2 카란 카란 3시간 전12:30 1575
HOT 제니퍼 허드슨쇼 출연한 이정재, 환영받는 모습 - 사진추가 3 NeoSun NeoSun 4시간 전11:50 1583
HOT 왓챠피디아 유저 선정 2024년 최고의 영화 24편 3 도삐 도삐 4시간 전11:32 708
HOT 태론 에거튼 '캐리 온' 넷플릭스 역대 최다시청 5... 2 NeoSun NeoSun 5시간 전10:32 891
HOT 송중기 [보고타] 5년만 개봉인데…2위→5위 날개 없는 추락 4 시작 시작 5시간 전10:22 1345
HOT 오늘의 쿠폰소식입니다^-^ 4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6시간 전09:44 917
HOT 'Paddington in Peru'에 대한 단상 5 네버랜드 네버랜드 6시간 전09:38 503
HOT '검은 수녀들' 뉴 캐릭터 포스터들, 캐릭터 관계... 1 NeoSun NeoSun 6시간 전09:33 898
HOT LA 화재로 오스카상 후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미작가... 2 NeoSun NeoSun 7시간 전08:40 691
HOT 박지현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게릴라 무대인사 2 e260 e260 8시간 전07:22 971
HOT 톰 홀랜드, 존 그리샴 소설 ‘더 파트너’ 주연과 제작 맡아 1 NeoSun NeoSun 9시간 전07:11 597
HOT 파문 시사티켓인증+ 후기 2 stanly stanly 9시간 전07:03 270
HOT 어제 영화 몰아봤는데 다 나름 좋았습니다..(러브레터,시빌... 4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10시간 전05:20 627
1163135
image
golgo golgo 6분 전16:05 74
1163134
image
카란 카란 13분 전15:58 65
1163133
image
NeoSun NeoSun 23분 전15:48 169
1163132
image
NeoSun NeoSun 38분 전15:33 305
1163131
image
NeoSun NeoSun 56분 전15:15 221
1163130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4:56 214
1163129
normal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1시간 전14:51 207
1163128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4:26 887
116312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4:18 381
1163126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4:14 508
1163125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2시간 전13:42 221
116312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20 789
116312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08 709
1163122
image
취업멘토 3시간 전13:03 250
116312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2:44 501
1163120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2:41 1458
1163119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2:30 1575
116311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2:29 388
1163117
image
판자 3시간 전12:25 186
116311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2:20 541
1163115
image
zdmoon 3시간 전12:18 1106
1163114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50 314
116311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50 1583
1163112
image
zdmoon 4시간 전11:36 1993
1163111
image
도삐 도삐 4시간 전11:32 708
1163110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52 362
1163109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49 490
116310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32 891
116310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0:27 461
1163106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0:22 1345
1163105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0:15 625
116310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14 587
1163103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13 407
116310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0:11 576
116310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0:08 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