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 짧은 리뷰(스포 O)_ 사랑이야기?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언제나처럼 또 늦게 개봉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청설>을 보았는데요.
전 은근히 괜찮게 봤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미(보다는 톤),
그리고 수어 연출이 계속 제 맘을 몽글몽글하게 한 것 같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이 영화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먼저 보시면, 개연성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시다보면 의아한 신들, 빈약한 서사가 많이 보이긴 합니다. 갑자기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결말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데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저는 이런 로맨스 영화에서 굳이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가 의도한, 혹은 개인이 영화를 보며 만들어놓은 감정선만 잘 따라갈 수 있다면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그렇다면 이 영화가 감정선을 잘 느끼게 하는가, 혹은 따라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엔 살짝 애매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이 영화는 청춘, 사랑, 혹은 희생하는 사랑에 대해 깊게 다루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용준이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라는 불안 요소는
더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그 기능적인 대사와 로맨스 완성의 도구로만 쓰이는 것 같습니다.
작중 여름이가 가을이에 대해 가지는 태도도 그렇습니다.
가을의 불만은 '여름의 과도한 책임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점이 포착되는 것이 상당히 후반부에 화재사건과 함께 등장합니다.
갑자기 가을이의 태도는 변화하고요. 둘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싸울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다 보시면 알겠지만, 여름이가 가을이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이유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모두 청각장애인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름이는 자신의 가족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한 지점이 남을 위한 '희생'으로 포장되어버렸고, 가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남에게 피해를 절대 주지 않는 삶을 선택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의 전반적인 태도가 여름이를 '농인'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여름이가 농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초반부터 알려줬다면 (물론 짐작은 살짝 됩니다)
관객들은 이런 여름이의 고뇌에 더 공감하고 이해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랑 결실의 순간에 여름이가 청각장애인이 아니었다라는 절정을 순간을 집어넣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차별들과 대립해왔던 여름이의 모습이, 용준과 쌓아올렸던 로맨스의 서사가 의아해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서사가 장애를 다루는 태도 또한 단선적이고 살짝 애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 이에 대해 말을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배우분들의 연기는 정말 잘 봤습니다.
저는 홍경 배우를 보며 이처럼 청춘을 잘 대변하는 배우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수어를 활용하여 소리를 최대한 통제하는 연출이 로맨스 감정을 돋아나게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 것 같고요
영상미도 따뜻하니 좋았습니다.
달달함을 원하시다면 한번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리뷰 쓰신거에 동의합니다
따뜻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