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y business (1984) 고교생 탐 크루즈. 포주가 되다. 스포일러 있음.
상류층들이 모여사는 마을에서 평범한 고3소년 탐 크루즈.
그는 부모님이 여행을 떠난 대저택을 혼자 지킨다. 며칠 동안이다.
호르몬이 끓어오르는 소년 탐 크루즈는 자나 깨나 눈앞에서 여자의 벗은 몸이 어른어른거린다.
자, 저택은 비어있고, 부모님은 며칠 동안 안 계시고, 밤은 길다.
탐 크루즈는 신문에서 콜걸의 전화번호를 뒤진다. 점잖고 피해 안 끼치게 생긴 여자를 찾는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신문 콜컬 광고란에 있나?) 하룻밤 콜걸과 섹스를 한 다음, 돈 주어서 다음날 아침 내보내고, 학교에 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가 산전수전 다 겪은 콜걸 라나를 불러들이자, 사건은 그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점점 더 폭주하기 시작한다.
영화가 아주 웃기고 재미있다. 아주 스피디하게 폭주한다. 심하게 말하자, 등장인물들은 제대로 앉아서
한숨 돌릴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냥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다. 탐 크루즈의 아버지는 프린스톤대학교 출신이다.
탐 크루즈는 성적이 평범 그 자체이지만, 아버지가 연락해서 프린스톤대학교에서 면접을 보러 집으로 찾아온다.
나중에 탐 크루즈는 프린스톤대학교에 입학을 허용받지만, 그 이유가 프린스톤대학교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하는
애매한 이유였다. 미국 상류층들의 신분유지를 위해 교육제도가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탐 크루즈의 클래스메이트들은,
나는 하버드 너는 어느 대학...... 이렇게 간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을 하겠다 하는 생각이 없다. 이러이러해서
졸업하면 이만큼을 받는다 같은 말만 한다. 탐 크루즈는 "일단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런것은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냐?"하고 묻지만, 클래스메이트들은 그 말에 그냥 웃는다. "돈이 제일이야" 그들에 따르면, 탐 크루즈가 제일이다.
포주노릇을 애서 하룻밤에 8000달러를 벌었으니까.
이 영화는 그냥 웃기기만 한 코메디가 아니라, 상류층과 교육제도에 대한 생생한 일침이 있다. 하지만, 신랄하게 상류층을 비난하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청춘코믹드라마다.
라나는 탐 크루즈와 하룻밤을 보낸 다음, 탐 크루즈에게 돈을 달라고 한다. 탐 크루즈는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밖으로 뛰어 나간다. 라나는 그동안 탐 크루즈 아버지의 포르쉐를 갖고 사라진다.
탐 크루즈는 포르쉐가 사라진 것을 보고 펄쩍 뛴다. 자기가 콜걸을 부른 것을 아버지가 알면 안된다.
그는 라나를 찾아 도시의 밤거리를 헤멘다.
영화의 구조가 폭주 -> 더 큰 폭주 -> 더 더 큰 폭주......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이 스피디한 전개가 무너지거나, 지지부진해지거나 혹은 딴 데로 새지 않고 끝까지 잘 유지된다.
수작 이상이다. 탐 크루즈의 고3학생 연기는 아주 훌륭하다. 거의 원맨쇼다.
라나는 탐 크루즈에게 포르셰를 돌려준다. 하지만 실수로 (?) 그 차를 호수에다가 빠뜨려 버린다.
탐 크루즈는 이제 차를 되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포르쉐를 수리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벌어야 한다.
부모가 돌아오시기 전에 말이다. 이제 고3학생인 그가 무얼 할 수가 있나?
라나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탐 크루즈의 집에다가 매춘하우스를 차려서, 라나의 친구들을 불러다가
매춘을 한다는 아이디어다. 탐 크루즈는 말하자면, 포주가 되는 것이다. 탐 크루즈는 거부하다가 거부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몰려서 제안을 수락한다. 그 상류층 동네에 사는 고등학생들은
은행에 달려가 자기 신탁에 있는 채권을 팔아다가 탐 크루즈의 집으로 달려온다.
창녀: "자, 여기 house 에 가는 돈 5달러야."
탐 크루즈: "house라고? 잠깐, 난 house 가 아냐."
창녀: 탐 크루즈의 손애 5달러를 턱 놓고 나가 버린다.
창녀: 여기가 아주 블루오션이야. 애들이 깨끗하고 돈 많고 젠틀하고 이상한 거 안 시키고.
탐 크루즈: 잠깐. 내 집에서 그런 거 안 돼. 모두들 플리즈 나가 줘.
이런 식이다. 탐 크루즈는 자기가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고등학생이다.
사건이 커지고 더 커진다. 탐 크루즈가 사건을 나름대로 해결하려고 하면, 사건은 더 커진다.
탐 크루즈의 순진하고 미성숙한 캐릭터 연기가 아주 설득력 있고 코믹하다. 자기는 아주 똑똑하고 냉철하다고
생각하는데, 관객들이 보기에는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른다. 자기 눈앞에서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허둥대는 것이 무지 웃긴다.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라나가, 처음부터 매춘하우스를
탐 크루즈의 집에 만들려고 생각하고, 탐 크루즈를 자기 손안에 넣고 조종하는 것이 무지 웃긴다.
탐 크루즈는 자기가 똑똑하게 생각해서 위기상황에 그때그때 임기응변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라나가 계획하는 그대로다.
며칠만에 탐 크루즈는 여심을 잘 아는 포주로 재탄생한다. 탐 크루즈를 만나러 집으로 찾아온 프린스톤대학교 관계자는, 그의 집에서 벌어진 매춘파티에 감격(?)해서, 탐 크루즈를 프린스톤대학교에 입학시킨다. 그는 자기가 하룻밤만에 8000달러를 버는 enterpriser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돈이 다가 아니라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던 탐 크루즈는,
(세상을 깨우친 성장인지 아니면 타락인지 몰라도) 쉽게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깨우친 뺀질이가 된다.
"Future entreprise 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내 프로젝트였잖아? 이게 future entreprise 이지 뭐야? 하룻밤에 8000달러를 버는 entreprise지."
이것은 코메디라도 블랙코메디다. 아주 재미있다. 그리고 아주 잘 만들었다.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에서 리매스터링을 하여 나와있다.
정말 앳되네요ㅎㅎㅎ